눈이 아닌, 몸으로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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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아닌, 몸으로 들어요
  • 류영우 기자
  • 승인 2008.09.19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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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들공원에서 사물놀이 배우는 시각장애인들
▲ 지난 18일 뱃들공원에서 펼쳐진 시각장애인 사물놀이 프로그램에서 9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신명나는 장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일반 경로당에서조차 우리는 어울릴 수 없어요. 노인들이 다 하는 장기나 바둑도 우리는 볼 수가 없으니 둘 수가 없죠. 이런 우리가 이렇게 사물놀이를 배우니 정말 좋아요.”

눈이 보이지 않는 9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장구채와 북채를 들고 신명나는 장단을 만들어 낸다.

곳곳에서 ‘좋다’, ‘잘한다’, ‘얼씨구’, ‘절씨구’ 등의 추임새가 터져 나왔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하나 되어 손뼉을 치면서 함께 어우러졌다.

시각장애인 쉼터가 지난 8월말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사물놀이 프로그램이 시각장애인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황호태 시각장애인협회장은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는 대부분의 회원들이 60세를 넘겨 실명이 된 분들로 한 때 모든 삶을 포기했던 사람들이다” 며 “집안에만 갇혀 있듯 살아왔던 이들이 짧은 기간이지만 사물놀이를 배우면서 새로운 삶의 희망과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다들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앞으로 우리의 힘으로 배운 가락을 보여주는 기회도 자주 가질 계획” 이라며 “흰지팡이 행사는 물론 경로당에서의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물놀이 프로그램은 이미연 강사의 지도로 뱃들공원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3시까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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