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마을 개발 주민이 주도 - 제주도 저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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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마을 개발 주민이 주도 - 제주도 저지마을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8.29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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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참여의지가 지역발전의 밑바탕 돼

 

글싣는 순서

 1. 마을만들기, 주민 주도형이어야 성공

 2. 동네가 숨을 쉬고 있다-전북 진안군

 3. 마을 개발 주민이 주도-경기도 양평 신론리

 4. 마을 개발 주민이 주도-제주도 저지마을

 5. 마을 개발 주민이 주도-제주 예래마을

 6. 지역인재가 마을 개발 주도-경북 군위 한밤마을

 7. 마을 만들기 유래지 일본에서 배운다-일본 유후인

 8. 살고싶은 마을만들기 위한 토론회

 정부가 농촌 재생을 위해 각종 농촌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어떤 사업이겠구나 하는 것을 알 정도로 용어들도 익숙해졌는데 산촌마을 만들기, 녹색농촌 테마공원 조성 사업,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농촌 종합개발사업, 농촌테마공원조성 사업 등이 그것이다. 사업내용 및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 부처만 다를 뿐 사업 내용은 거기에서 거기다. 이렇게 이름만 다른 체험, 관광마을 조성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마을만 해도 전국적으로 650개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지역 만해도 이름만 다른 체험, 관광마을 조성 사업대상 마을이 7군데이다. 이중 1개의 권역으로 묶은 장안 서원권역을 개별마을로 풀어보면 전체 12개 마을이나 된다. 그렇다면 이들 마을의 특성은 무엇이고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번 호부터 우리지역의 마을만들기 실제와 함께 내 지역을 내가 가꾼다며 주민 주도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선진 마을을 탐방해 우리지역의 마을만들기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전체 9억여원 중 4억여원을 주민과 출향인의 성금으로 모아 건립한 복지센터이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체조, 풍물 등을 배운다.

이번 호에 소개할 제주시 저지마을 또한 주민들의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한 참여의지가 대단했다.
주민들 스스로 마을을 살리기 위해 성금을 거둬 폐교 위기에 있는 학교를 살려내고 사라질지도 모르는 마을의 환경을 살리기 위해 생태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농촌이 정체의 늪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주민들의 참여의지가 떨어지고 성공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들 두 마을을 취재하면서 주민들의 참여의식 고취와 성공경험을 통한 노하우와 자신감을 갖게 해 마을 발전을 위한 추진력을 강화한다면 농촌의 미래가 그다지 암울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졌다.


▲ 저지마을이 폐교위기에서 살려낸 저청초등학교


◆폐교 위기 학교 살려낸 저지마을
저지마을은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분재예술원에다 야생화 전문 전시 시설인 방림원, 소인국 테마파크, 제주 현대 미술관 등의 시설과 함께 제주 문화예술인 마을, 열대·한대성 식물이 공존하는 곶자왈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가족 있는 마을이다.

전체 405가구 1천여명이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60%를 차지한다. 감귤과 마늘을 재배하는 복합영농에 종사하고 있으며 농업소득이 90%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농업지역이다. 지역에 풍부한 관광자원이 있고 또 많은 관광객들이 거쳐가는 지역이지만 관광 수입은 10%도 안 된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인구 100만명이 찾는 저지마을에서 속리산이라는 대형관광자원을 끼고도 관광수입이 거의 없는 우리고장 보은을 보는 듯 했다.

차이가 있다면 입으로만 주장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폐교 문제에서 확연하게 다름을 찾아낼 수 있다.

저지마을 또한 농업지역이기 때문에 이농현상으로 인해 마을 초등학교가 폐교위기에 처했었다.
지역에 저청초중학교가 있는데 1970년 12학급에서 1984년 10학급 그리고 1997년 100명 이하로 떨어지면서 교육당국이 통폐합을 추진하자 98년부터 주민들은 학교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세대당 130만원씩 모금해 3억원의 성금을 모았다. 재학생에게는 급식비를 지원하고 장학금을 지원했다.
그리고 동창회, 북제주군 등으로부터 3억2천여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동네의 낡은 집을 수리해 주거공간을 만들어 도시민 유치활동으로 결국 폐교 위기에서 학교를 건져냈다.
1년 안에 30여가구가 늘었고 학생 수는 70여명이 증가했고 최대 180여명까지 학생 수가 늘었다.
실제 정보화 시범마을인 저지마을 사무국장인 김연자(49)씨도 이때 저지마을로 들러와 지금은 저지마을 주민이 됐다.

마을 살리기에 주민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2005년 복지센터 건립에 9억7천만원 정도가 필요했지만 자치단체 보조금은 전체 예산 중 절반 정도에 불과해 건립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가 없었던 주민들은 성금 모금운동을 전개해 주민은 물론 출향인까지 170여명이 동참, 6개월만에 4억7천만원을 모아 복지센터를 건립했다.
현재 복지센터에서는 각종행사 진행은 물론 마을 애경사시 식당으로 사용하고 마을 주민을 위한 건강 체조교실, 민요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보화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뭐든지 배우자' 주민의식 고양
저지 마을은 2004년 정보화 시범마을, 2006년 녹색농촌 체험마을, 207년 농촌종합개발사업, 살기좋은 마을 등 각종 마을만들기 사업이 투입되고 있다.

마을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과는 달리 주민들은 각종 마을만들기 사업을 받아들이면서 사업 추진 방법도 모르고 시작했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사업에 대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마을만들기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에 대해 공부를 했다.

WTO, FTA 얘기가 나온 후 나이가 든 사람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마을발전에 대해 생각을 시작한 것이다. 주민들이 정보화 시범마을 사업 유치를 위해 컴퓨터 공부를 하는 등 준비를 철저히 했다.

마을 옆 동네에 거주하고 있는 전경 중 컴퓨터 능통자를 섭외해 3개월간 공부를 했다. 매일 들에 나가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습득 시간은 느렸지만 주민들은 열심히 공부했고 능통하지는 않지만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만질 줄 알게 됐다. 이렇게 준비를 철저히 한 마을을 제외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는 없는 것일 게다. 당연히 저지마을은 정보화 시범마을로 선정됐다.

정보와 마을 지정 이전까지만 해도 가구당 소득이 2천만원을 밑돌았으나 연평균 소득이 3천만원을 웃돌 정도로 상승했다. 감귤과 한라봉, 키위 등 농특산물을 판매해서 얻은 농업소득이 2천700만원, 관광자원을 활용한 농외소득이 300만원 정도이지만 어쨌든 정보화 시범마을 사업으로 전자상거래, 체험사업으로 까지 연계됐다.

◆개발위원회 최고의사결정기구
이같은 성공 경험을 맛본 주민들은 마을발전에 대한 열의로 이어지고 녹색농촌 체험마을, 환경부 자연생태계 우수마을, 농촌종합개발사업 및 살기좋은 마을 사업 대상마을로도 선정돼 주민들의 모임이 활성화되고 마을발전에 대한 추진력 또한 강화되고 있다.

마을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또 주민들이 마을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마을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마을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은 전체 주민의사가 농축된 것으로 모든 것을 마을의 최고 의결기구인 마을개발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총 1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는 마을의 모든 일을 결정하는데 현재 진행상황에서부터 미래까지도 논의된다.

지난해 선정된 살기좋은 마을만들기 사업 내용도 관에 의지하지 않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사업내용을 결정했다.

마을이 예쁘고 아름다워야 외지 손님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제주도의 특성을 살려 돌담을 정비하고 정자를 건립하고 마을환경을 정비하자는 의견을 수렴했다.

또한 어린 감귤나무를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식재했던 방풍림은 감귤나무가 다 컸기 때문에 제거하는 대신 돌담을 쌓아 차를 타고 마을을 지나가는 외지인들이 감귤나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민의견으로 방풍림을 제거하고 돌담을 정비 중이다.

또한 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숙소도 만들 계획이다.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사시사철 방문객들과 직거래가 가능한 유통센터도 건립할 계획이다.
특산물이 겨울에 한정돼 있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저온저장고도 건립할 계획이다.

◆연간 100만명 찾는 관광특수 찾는 것이 숙제
저지리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이 연간 100만명이 넘지만 저지리에서는 사실상 이들을 소득원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체 가구당 소득 중 농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그치고 있는 것이 잘 말해준다.
주민들에 의하면 육지는 농외소득을 올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농업소득이 대부분이고 농외소득이 없다. 그동안은 밀감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모르고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는 좋으나 경기 침체로 인해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여 걱정하고 있다.

도시민들이 경제가 어려우면 줄이는 것이 과일소비이기 때문에 과일 소비 하락으로 이어지면 소비 둔화를 보여 밀감 가격도 떨어지고 판매도 안돼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대안 산업으로 석창포 조성 사업으로 주민 소득향상을 꾀하고 있다. 분재예술원, 방림원 등 많은 관광시설이 위치해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90%가 거쳐가는 곳인 저지마을 주민들은 이들 관광객을 지역 수입원으로 끌어들여 관광수입을 올리겠다는 것도 주민들의 계획이다.

▲ 세계 최대 규모의 분재예술원이저지리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이다. 세계 각국의지도자들이 방문해 기념식수를 하는 등 예술의경지를 보여주는 분재를 보고 감탄했다고 한다.

보은군과 상황이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라는 생각이다. 속리산이라는 국립공원을 보유하고 있고 연간 60만명이 찾는 곳이지만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을 지역 소득원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속리산을 방문해 그곳의 음식점을 이용하고 기념품점에서 기념품을 구입하고 속리산의 정취를 느끼고 가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형편이다.
연간 60만명이 우리지역을 찾는다는 것은 지역발전의 큰 동인이 될 수 있다.
속리산을 찾은 60만명의 관광객이 장안면 개안리의 99칸집, 회인면 중앙리 오장환 문학관, 조용한 대청호수 산책, 삼승면 사과단지 감상, 산외면 달천에서의 다슬기와 물고기 잡기 등 우리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또 다른 관광지로 분산, 관광지임을 각인시켜야 한다.

이와함께 농공단지에서 생산하는 김치를 구입하고 고급육 사양 프로그램에 의해 사육되는 청정한우고기와 황토사과와 황토 대추, 황토 고구마를 구입하고 경기미 못지 않는 미질이면서도 저 평가되고 있는 보은쌀이나 인지도에서 떨어져 가격이 낮은 곶감을 구입하게 하는 것이다.

보은군은 앉아서 보은군을 찾은 이들 관광객을 지역의 부를 창출하는데 이용하면 된다. 해주기만 바라지말고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이들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 모색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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