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만들기, 성공전략 ① 주민주도의 마을 원형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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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만들기, 성공전략 ① 주민주도의 마을 원형 살려야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8.08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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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따라하는 판박이 사업 대부분

 

글싣는 순서

 1. 마을만들기, 주민 주도형이어야 성공

 2. 동네가 숨을 쉬고 있다-전북 진안군

 3. 마을 개발 주민이 주도-경기도 양평 신론리

 4. 마을 개발 주민이 주도-제주도 저지마을

 5. 마을 개발 주민이 주도-제주 예래마을

 6. 지역인재가 마을 개발 주도-경북 군위 한밤마을

 7. 마을 만들기 유래지 일본에서 배운다-일본 유후인

 8. 살고싶은 마을만들기 위한 토론회

 정부가 농촌 재생을 위해 각종 농촌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어떤 사업이겠구나 하는 것을 알 정도로 용어들도 익숙해졌는데 산촌마을 만들기, 녹색농촌 테마공원 조성 사업,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농촌 종합개발사업, 농촌테마공원조성 사업 등이 그것이다. 사업내용 및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 부처만 다를 뿐 사업 내용은 거기에서 거기다. 이렇게 이름만 다른 체험, 관광마을 조성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마을만 해도 전국적으로 650개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지역 만해도 이름만 다른 체험, 관광마을 조성 사업대상 마을이 7군데이다. 이중 1개의 권역으로 묶은 장안 서원권역을 개별마을로 풀어보면 전체 12개 마을이나 된다. 그렇다면 이들 마을의 특성은 무엇이고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번 호부터 우리지역의 마을만들기 실제와 함께 내 지역을 내가 가꾼다며 주민 주도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선진 마을을 탐방해 우리지역의 마을만들기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정자도 생기고 연과 수련을 식재한 연못도 생기고 외지인들이 묵을 수 있는 수박시설도 갖춘 산외면 대원리다. 그러나 마을만들기는 이같이 외형만 갖췄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을을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우리지역도 12개 마을
정부가 죽어가는 농촌을 살리기 위해 도입한 각종 체험마을, 관광마을 조성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저러한 사업에 선정된 마을만 해도 전국적으로 650개에 달한다고 한다.

행안부, 농축수산식품부, 산림청 등 정부 부처만 다를 뿐 사업은 대동소이하다. 차별화 되지 않은 고만고만한 마을은 손님을 끌어들이려고 경쟁을 한다.

그래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을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많은 마을 만들기 사업 대상지 및 기존 마을의 방문을 받는다.

이들 마을이 타 지역에 소문이 날 정도로 성공한 것을 어떻게 해서 가능했을까.

여기에는 사업비가 대거 투입됐기 때문보다는 그 사업의 성공을 위해, 희생 모함을 무릅쓰고 전면에 나서 추진한 미친(?) 지역의 인재가 있거나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동참으로 가능했다는 점이다.

일례로 전국적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면 떠올리는 전라북도 진안군은 아예 군청에 실무 부서를 두고 추진할 정도다. 박사학위 소지자인 전문가를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해 군 전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경북 군위 한밤 마을도 마을을 살리기 위해 미쳐있는 교수에 의해 마을 이름이 전국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지역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로 이들의 자발적 행동에 의해 마을 주민들도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지역의 마을만들기 사업의 실제는 어떤가.

현재 마을만들기 사업이 완료됐거나 추진되고 있는 마을은 총 12개 마을이나 된다. 산대1·2리를 대상으로 한 농촌테마공원 조성 사업, 회남 분저와 회북 쌍암·고석리가 대상지인 녹색농촌 체험마을 조성 사업, 산외 대원 산촌 생태마을 조성 사업, 회북 건천 산촌 생태마을 조성 사업, 속리 구병 아름마을 조성 사업, 장안 서원권역 5개마을을 대상으로 한 농촌마을종합개발 사업 등이 그것이다.

이외에 보은군이 신활력 사업비를 이용해 유기농 공동체로도 유명한 마로 한중 백록동을 유기농 공동체 마을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녹색농촌 체험마을 조성 사업 초기에 대상지로 선정된 회북 쌍암·고석 마을은 아예 사업이 방치된 상태다.

특히 이들 마을은 주민의 적극적인 의지에 의해 대상마을로 선정된 것이 아닌 관에 의해 대상마을로 선정돼 사업이 방치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마을이 청주가 생활권인데다 곶감으로 유명해 처음 선정될 때만 해도 보은군에서 농촌 체험 사업을 유도해 청주 지역 소비자 등 대도시 주부들이 이들 마을을 찾아 감 따기 및 곶감 깎기 체험을 하고 농산물을 구입해 가는 등 체험활동이 이뤄지고 방문객들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도시에 회인곶감이 홍보되기도 했다.

그래서 도시민들이 마을에서 휴식도 취할 수 있도록 찜질방도 만드는 등 도시민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도 했으나 농촌 체험활동이 꾸준히 이뤄지지 않고 또 이들의 방문이 수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자 주민들은 일당벌이를 나가도 도시민들을 위한 사업에 참여하지 않게 된 것이다.

2001년 산외면 신정리 또한 산촌마을로 조성돼 표고버섯 재배시설을 82평 20동에 설치하고 흑염소와 사슴 등을 100여마리 사육하도록 하여 마을 공동 소득사업으로 추진하였지만, 표고버섯 재배시설과 흑염소 사육시설을 외지인에게 임대하는 등 사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마을 자원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마을 주민들이 사업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서있지 않은 상태에서 관 주도에 의해 사업이 진행될 경우 절대적으로 주민들을 사업에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 추진이 늦더라도 지역 리더가 주민들을 이끄는 형태이던지, 주민 주도형으로 사업이 전개돼야 사업의 지속성뿐만 아니라 발전 가능성이 높다.

◆ 랜드마크가 될만한 무엇이 없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큰 틀을 행정기관에서 만들어 정부로부터 사업을 따냈다 하더라도 주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주민들도 전국에 이름난 마을을 선정해 견학하고 지역과 맞지 않는 사업은 사업변경을 추진하고 교육을 받는 등 주민들을 방관자가 아닌 능동적 참여자로 이끌어 내고 있다.

그러나 선진 마을 견학이 오히려 천편일률적인 마을을 만들기도 한다.

조경수 심고, 꽃 심고, 정자세우고,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이 묵을 집을 건축하는 등등 천편일률적인 경우가 많다.

분명히 주소는 충북 보은군이지만 전라도 어느 마을이나 경상도 어느 마을에서도 볼 수 있는 흡사한 형태의 마을처럼 건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이는 마을의 자원이 무엇이고 마을의 특성이 무엇인가를 용역사가 주도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찾아내야 승화된 그 마을만의 독특한 마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병 아름마을의 팬션, 대원 산촌 생태마을은 숙박시설, 회남 분저 숙박시설 등을 갖추고 있을 뿐 독특한 그 마을의 원형, 그 마을의 자원을 상품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떡메치기 등은 사실 도시민들에게는 더 이상 특별할 것이 없는 식상한 놀이다.

구병리 하면 떠오르고 대원리 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그 무엇을 찾아내는데 주력해야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례로 구병리는 이미 메밀꽃 마을 이미지가 박혀있기는 하지만 열 두 가지 열매와 나뭇가지로 만드는 술을 특화시키는 등 독특한 그 마을의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 대원리는 고로쇠를 특화시키는 한편 최치원과 얽힌 전설로 마을 이야기를 만드는 등 마을의 랜드마크를 만들어내야 한다.

단순하게 도시민들이 묵는 숙박시설을 건축하고 공원을 조성하는 마을 외형 가꾸기에 치중하고 농산물 판매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 요소가 필요하다

◆농촌체험 산업으로 육성 계획

보은군은 마을만들기 대상지역으로 선정된 마을을 감성체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16일 대표자회의를 가졌으며 이 달 중으로 2차 운영회의를 개최해 이 달 말 또는 9월초 협의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방향은 일단 잘 잡은 것 같다. 사실상 마을마다 기존 지역개발 사업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각종 마을만들기 사업이 결국은 농촌을 많이 찾고 농촌문화를 경험하고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구입하고 농민들의 삶을 체험함으로써 농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농촌하면 엄마 품처럼 푸근함을 느끼게 되고 누구에게나 고향 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이 모임체는 정보교류 및 사업 연계 등을 통해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과감히 벗어나 혁신적인 사고로 마을만들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서 일부 실패사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끊임없는 역량 강화를 위한 주민 참여 마을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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