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 보은에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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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보은에서 하세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7.25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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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그늘에서 오수 즐기고 물놀이하며 물고기도 낚고 …
▲ 속리산 계곡에서 속리산 숲 해설 및 법주사를 탐방하고 온 인천 가좌초등학교 학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한낮의 불볕더위가 밤이 돼도 가시지 않는 한여름이다. 장대비가 오락가락해 다소 기온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습기가 많은 후텁지근한 날씨로 인해 기온과는 관계없이 땀이 줄줄 흐른다.

최근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사무실 온도를 27도에 맞춰놓고 에어컨을 돌리고 차량 홀짝제 운행으로 자전거가 통행 수단이 된 요즘은 하루 종일 땀이 마를 날이 없을 정도다.

사무실이 제일 시원하다며 휴가 때 사람들로 북적대는 피서지 대신 사무실에서 피서를 즐기는 것이 제일이라고 했던 게 옛날 일이다. 정말 '아 옛날이여'다.

그럼 더위를 제대로 쫓을 거면 피서지를 찾아 떠나는 거다. 시원한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산그늘로 가려져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인 계곡이라면 더욱 좋다.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우리지역의 피서지를 찾아본다.

#산그늘에선 잠이 솔솔

피서하면 계곡과 바다를 연상하지만 산만한 피서지도 없다. 속리산은 숲이 좋다. 굳이 등산을 하지 않아도 숲에서 휴식을 취할 곳이 많다.

오리숲과 속리천 변 나무그늘, 야영장 숲 등은 한 낮 더위를 피해 몸을 누이는데는 제격이다. 언제 더웠느냐 싶게 땀이 식고 어느새 새근새근 잠에 취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산에서의 피서는 이열치열의 극치인 등산을 꼽을 수 있다.

한낮 등산은 더위에 지쳐 몸이 쳐질 테니 이른 아침 도시락과 물, 오이 몇 개를 챙겨 배낭을 꾸려 속리산을 오르는 거다. 아마도 2㎞도 못 가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땀이 흐를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무그늘이 이어져 얼굴이 자외선에 노출될 일은 없다는 것이다.

오리숲을 지나 세심정에서 마음을 씻고 냉천골 물로 타는 목을 축이고 정상, 문장대로 향한다. 아니면 천왕봉으로 향하는 거다. 다리는 천근만근이고 숨은 차 오르고 땀은 비 오듯 흐르고….

이를 악물고 정상으로 발을 옮긴다. 겨우 맞닿은 정상 발아래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리고 시원하게 불어대는 바람에 몸을 맡기면 어느새 한기가 느껴질 정도다.

그 맛에 한 여름에도 나무그늘을 찾지 않고 더위와 맞서 등산을 하는 것이다.

#구병산이 절경은 보기만 해도

속리산면 구병리는 보은읍내보다도, 속리산 사내리 보다도 기온이 낮다. 모기도 없다. 구병산에서 떨어지는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수박 한 통 턱 깨서 베어먹고, 놀다 지치면 바위를 요를 삼아 누우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그리고 주변에 펜션이 조성돼 있으니 묵을 수도 있다. 까만 밤하늘을 수놓은 무수한 별을 세어보고, 통기타 소리에 맞춰 노래도 불러보고….

한여름 밤의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보는 거다.

그리고 구병산도 등산하는 거다. 충북알프스의 정취를 만끽하는 맛도 그만이다.

#계곡에 담근 두발을 만지는 물결

우리지역 대표적인 계곡이라면 서원계곡과 만수계곡이다. 그러나 계곡이 국립공원 구역 안에 포함, 공원 내에서의 행위제한으로 인해 과거보다 피서객이 크게 줄어 호젓하게 피서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수량이 풍부한 서원계곡과 만수계곡은 가족단위로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만수계곡은 특히 계곡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한낮에도 햇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다.

계곡 위로 특별한 오염원이 없기 때문에 물도 깨끗해 기분 좋게 피서를 즐길 수 있다.

바람소리를 들으며 책도 읽고 삼림욕을 하는 기분으로 오수를 즐기면 몸에 찌들어 있던 피로가 씻겨나가 어느덧 개운해짐을 느끼게 된다.

더욱이 만수계곡은 계곡 수위가 낮아 물놀이 사고가 잦은 여름철 어린 아기들과 함께 안전하게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속리산에서 산외면으로 이어지는 달천

속리산 상판리에서 중판리를 거쳐 산외면 장갑, 원평, 오대, 산대, 길탕, 이식, 봉황으로 이어지는 달천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피서지 중의 하나다.

하천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말랐던 하천에는 최근 장대비로 인해 수량이 풍부해져 달천 곳곳에서 피서를 하기에 무리가 없다.

관리하는 피서지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이동식 화장실도 설치, 이용자들이 큰 불편 없이 피서를 즐길 수 있다.

보은군에서 조성해놓은 원평 휴양지에서는 관리자가 마련한 보트놀이도 할 수 있다.

또한 잘하면 피라미와 다슬기도 잡는 행운도 잡을 수 있다.

다만 농업용수를 대기 위해 설치한 보(洑)안쪽은 수위가 깊은데 피서객들은 보 안에서 물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 사고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탄부에서 마로로 이어지는 보청천

보청천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다.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 탄부 덕동 다리 말고도 기대리, 오천리, 원정리까지 곳곳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기대리 앞 냇가에서 원정리로 이어지는 하천에서는 다슬기와 동자개(일명 빠가사리), 송사리(일명 중태기) 등의 민물고기도 서식하고 있어 가족과 함께 고기를 낚아 만든 찌개 한 냄비는 저녁식사를 맛나게 하고 흡족한 술안주가 될 수도 있다.

보청천 말고도 탄부교 아래 삼가천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역시 이곳에서도 민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위에서 열거한 곳 외에도 우리지역의 피서지들이 많다.

인구 3만여명에 불과해 점차 빈 둥지로 가고 있는 주민들은 농촌의 푸근한 인심을 기대하고 있는 도시 피서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고향을 떠나 생업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출향인도 기다리고 있다.

출향인들은 영농으로 고생하는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를 도와 차 트렁크에 농산물을 가득 실어주던 고마움에 보답할 수 있다.

한 솥 푹 삶은 쫄깃쫄깃한 옥수수 맛을 느끼고 푹 쪄낸 폭신폭신 감자 맛도 보면서 고향의 정취를 느끼는 그런 피서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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