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비싸 고추 건조도 못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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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비싸 고추 건조도 못할 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7.18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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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철 앞둔 농가 '면세유량도 줄고 가격도 오르고…' 울상

기름 값 고공행진으로 본격적인 고추 수확을 앞두고 있는 농민들이 고추 건조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농가에 배당된 면세유 마저 지난해에 비해 급감, 수확한 고추를 화력 건조기로 말려야하는 농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속리산 청정고추 작목회 정충기(산외 길탕) 회장은 면세유 값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올라 화력으로 건조하는 농민들의 부담이 이만 저만 큰 게 아니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정 회장은 “건조기에서 한 번 건조할 수 있는 수량인 고추 200근(12㎏)을 수확하고 건조하는데 농약 값을 빼도 42, 3만원이 들어가는데 아직 햇 건고추가 출하되지 않아 시세가 형성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근당 4천원을 받아야 하고 시세가 안 좋아 3천원 하면 수확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며 한탄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보은농협 조합원들이 보은농협과 600g당 3천원씩에 계약을 했기 때문에 농협에서 이 가격을 고수할 경우 피해가 크다.

이에대해 보은농협 관계자는 “계약금액은 그렇게 했더라도 매입할 때는 시세를 적용해 조금이라도 인상된 가격에 매입한다”고 말했다.

◆건고추 근당 4천원은 받아야

정회장이 분석한 생산비를 보면 고추 200근을 건조시킬 경우 기름이 6말(120ℓ)에서 7말(140ℓ) 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면세유값만 18만원에서 19만원이 들어가고 전기요금까지 포함하면 22만원에서 23만원이 소요된다는 것. 조만간 전기요금이 또 인상될 것으로 예상돼 비용은 더 추가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고추 수확에 사람 5명을 얻을 경우 1인당 4만원씩 품값만 20만원이 들어가 고추 200근을 수확해 건조하는 데만 42, 3만원이 소요되는데 여기에는 자기 인건비는 아예 포함하지 않고 농약값을 빼도 이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200근을 말려 선별하면 150근 정도 나오는데 근당 4천원을 하면 60만원을 받지만 3천원 하면 45만원밖에 안나와 실제로는 고추 200근을 따도 적자다”라고 말했다.

속리산면 북암리 김태진(60)씨는 6천600여㎡(2천평)에서 고추를 재배해 180㎏(3천근)을 생산하지만 거의 전량 화력으로 건조하기 때문에 걱정은 더욱 크다.

김태진씨는 “홍고추 시세가 나쁘면 전량을 건조해야 하는데 3000근을 말리려면 기름이 7, 8드럼이 들어가는데 올해는 면세유 배정 량도 감소한데다 기름값도 비싸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농사 지어놓은 것 안 할 수도 없고 정부는 사 먹으면 된다고 하는데 농민이 어디서 돈이 나와 사서먹느냐, 기자가 지원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 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면세유 공급량 준 것도 문제

농민들은 보유한 기계는 물론 경작 규모 등까지 세밀하게 확인해서 면세유를 배정해야 하는데 기계만 적용하고 경작 규모 등은 적용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드럼을 배정 받았다가 올해 5드럼으로 감소한 농가는 고추를 심은 면적 등을 살펴서 면세유를 조정해야 하는데 기계를 보유한 것만 갖고 일률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기름이 모자라는 농가도 나올 것이라는 것.

이렇게 화력 건조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한 가운데 기름을 대신할 건조기 지원이 절실하다.

정충기 회장은 현재 5천950㎡(1천800평)에서 고추를 재배해 120㎏(2천근)을 수확하는데 자력으로 90평 정도의 하우스 건조기를 설치해 기름값을 1/6로 절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2천근을 화력으로 건조할 경우 기름 6드럼에서 7드럼이 필요한데 하우스에서 거의 말려 마지막 완전 건조할 때만 화력건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1드럼 정도만 갖고도 2천근을 다 말릴 수가 있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화근 건조를 하면 수지가 안 맞기 때문에 태양으로 건조할 수 있는 하우스 건조시설 지원으로 생산비를 줄여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평 기준으로 60%를 보조해주고 40%를 자담했던 비닐하우스 공급 사업도 내년에는 지원이 없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기름값 고공행진에 농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군은 지난해 602㏊에서 고추를 재배해 총 1천728톤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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