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 제대로 했나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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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 제대로 했나 돌아봐야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7.04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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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군의회 2년 점검
▲ 5대 군의회 8명의 군의원들이다. 생산적인 의회 운영을 하겠다고 의욕적으로 출발했으나 2년이 지난 지금 군민들의 평가는 상반되고 있다.

지난 2006년 7월1일부터 시작된 제5대 보은군의회의 전반기 일정을 마쳤다. 지난 2년 동안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 감독하는 지방의회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면서 집행부에 대한 지적과 적발보다는 바람직한 정책대안을 했는가 되돌아 볼 때 과연 군민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까 궁금하다. 군민들은 군의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대단히 높다. 일부에서는 군의회의 존립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평가가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일까. 그것은 제도적인 모순도 있겠지만 군의원들이 자초한 것이 크다. 중선거구제 도입으로 인해 종전 11명에서 지역구 7명에 여성 몫의 비례대표 1명까지 8명을 선출하고 의욕적으로 출발한 5대 의회 2년을 점검한다.
- 편집자 주 -

◆2년의 활동

보은군의회가 밝힌 5대의회 전반기 2년의 결산 자료다.

2년 간 보은군의회는 정례회 4회에 70일, 임시회 24회에 117일 등 총 28회 187일의 회기를 거쳤다.

이 기간동안 보은군 기업인 예우 및 기업활동 촉진에 관한 조례안, 보은군 지역 자율방재단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 보은군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지원 조례안 등 총 78건의 조례안과 예산·결산안, 결의문, 승인안, 동의안 등 모두 157건이 안건을 처리했다.

또 현지확인과 주민의 여론 수렴 등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근거로 집행부를 대상으로 한 군정질문과 74건의 행정사무감사 질문 등을 벌였다.

2007년 환경 특별위원회 활동으로 생활 쓰레기 배출, 수거, 처리, 관리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파악해 집행부에 대책을 강구토록 하고 올해는 농림특별위원회 활동으로 농림사업 중 총 83개소에 대해 집중 점검하고 이중 22건에 대한 문제점을 확인, 대책마련을 촉구, 보조사업 본래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정보 검색대회, 관내 초중등학교를 대상으로 기초의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모의 지방의회, 기관단체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지방자치에 대한 인식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2년간 활동실적을 모아놓으니 방대하다.

◆의원 발의 입법활동 전무

그러나 군의회의 역할 중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의원 입법활동은 전무하다. 전반기 2년 동안 보은군의회가 처리했다는 78건의 조례 중에 군의원들이 공부해서 입법 발의한 내용은 하나도 없다.

상위법 개정으로 인해 조례 개정이 필요함에 따라 집행부가 의결을 요구해 개정한 내용들이다. 집행부에서도 조례안을 일부 제정한 것도 있지만 제정한 조례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다.

집행부도 연구를 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인데 의원 입법 발의 내용 한 건 없다는 것은 의원들도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의원들의 실력이 있나, 없나를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조례재개정일 것이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조례 중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주거나 필요이상으로 규제하는 조례가 있다면 바꿀 수도 있고 보호를 받아야 하는 내용이거나 꼭 추진해야 하는 사업인데도 근거가 없어 하지 못하는 경우 조례를 만들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군의원의 실력이고 능력이다.

그러나 집행부 담당과장 및 실무 공무원들에게 큰소리를 치고 또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군정질문이나 행정사무감사에만 목숨을 거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들어 군의회는 9월과 12월 일정기간 운영하는 군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때 문제를 지적해도 이미 시행이 된 뒤이기 때문에 제대로 시정되지 않고 군정의 낭비적 요소를 바로잡지 못한다며 시기에 국한하지 않고 임시회 때 질문할 것이 있으면 그 때 그 때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까지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군의회 스스로 신뢰 얻어야

군의회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군의회는 해외 연수를 하면서 신뢰를 상실했다. 의원들이 자부담까지 하면서 연수를 실시했지만 의원들이 자부담을 한 성의는 군민들에게 마음을 사지 못했다.

여유부릴 시간도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새로운 것도 많이 보고 느꼈다고 하는 것이 군의회에서 밝힌 연수 결과이지만 군민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연수가 아닌 관광성 외유라는 지적이 높게 일었다.

법적으로 매년 해외연수를 할 수 있고 또 이번에는 자부담까지 했는데도 해외연수를 이같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생략됐기 때문이다.

올해 옥천군은 해외연수를 실시하면서 '옥천군의회 의원 공무 국외연수 심의위원회'를 열고 7박8일의 일정으로 인도를 다녀오는 계획서를 심의·의결했다.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연수 인도를 연수 대상 국가로 결정했는데도 옥천군의회는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었다.

왜냐하면 △델리 주정부 의회, CSE IT 공대, 델리대학교 등의 기관 방문이나 바라나시 노인복지시설, 농산물 시장 시찰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이 그 취지를 정확히 알기 힘든 관광 위주로 짜여져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즉 10억명이 넘는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 인구증가 정책에 관한 해답을 찾으려고 한 것이나 관습이 전혀 다른 인도의 장례문화와 화장시설 견학, 인도생활상 알띠의식 체험, 세계문화유산 등록문화재 보전 및 관리실태, 라지푸트 왕국몰락 마을 방문, 아그라 고대 시가지 탐방, 인도 전통결혼 및 박물관 관람, 인도 최대 천문대 자이푸르 방문 등 대부분의 일정이 관광성 연수여서 군민들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외연수 심의위원회가 있는 옥천군의회도 여론의 질타를 받았는데 의원들의 국외연수를 심의할 위원회조차 없고 군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창구가 전혀 없는 보은군의회는 아무리 연수목적대로 개최지를 선정했어도 군민들이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또한 연수보고서는 연수에 동행한 의회사무과 공무원이 작성하는데 내용의 상당부분이 일정과 연수 대상지 및 대상 시설물에 대한 소개로 채워져 사실상 의원들이 연수 국가에서 무엇을 느끼고 우리지역에 어떻게 접목시키겠다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

따라서 연수를 할 경우 여행사에서 정한 상품대로 연수 대상국가부터 정할 것이 아니라 먼저 연수 목적부터 확고히 하고 목적에 부합하는 대상국가를 찾아서 연수하고 우리지역에 접목시키겠다는 것부터 확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계 각층의 군민들이 참여한 위원회를 조직해 공개한 채로 연수대상국가를 선정하는데 이들의 역할을 주문하는 것도 필요하다.

◆밥벌이 했는가 돌아봐야

군의회에 대한 또 하나의 비판적인 시각은 세부 부분이다. 유급제 도입 전에는 의정활동비 1천320만원과 월정수당 906만원을 합한 연 2천260만원을 받았다.

그러다 유급제 도입으로 현재는 연간 3천492만원을 받는데 당초 보은군의회는 의정비 심의위원회가 확정한 3천600만원을 확정 의결해, 행정자치부로부터 재정적 불이익 대상지역으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농촌지역에서 연봉 3천500만원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인데다 의정비가 국고 지원 없이 전액 군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군민들의 할말은 더욱 많아지고 군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지적이 높은 것.

의원들은 현재의 의정비가 적다고 여길 것이 분명하다. 각종 행사 참여 및 경조사에 대한 성의표시도 해야 하고 각종 지역에서의 활동 등 의정활동을 하는데 자금이 소요되는데 현재 받고 있는 의정비가 모자랄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유급제 전인 과거 명예직일 때 받은 2천260만원의 의정비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고 현재 의원들의 역할 수준으로 볼 때 현재의 의정비는 오히려 많다는 것이 군민들의 대체적인 입장이다.

군민들은 그러면서 의원들이 과연 제 밥벌이를 했나 되돌아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원들이 자체 조례안을 제정하는 등 입법활동이 전무 하는 등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활동이 거의 없다.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대변하는 결의문이나 건의문을 채택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결과적으로는 군의회가 제 밥벌이를 한다고 점수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군의회가 집행부에 대해 견제와 감시 기능을 충분히 살려야 하지만 5대 군의회 역사에도 불구하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충분히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군의회에서 주목해야 한다.

군에 대한 견제 기능은 예산 심의에서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 효과가 의심되는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군의회는 군수가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의결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비판적인 여론이 생길 수 있는 사업이라도 군의원 개개인들이 지역주민과의 인간관계를 들어 예산을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견제 기능은 행정사무감사나 특별위원회 활동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사업 목적이 불투명하거나 효과가 떨어지는 사업은 장단점, 전문가 등의 조언을 구하고 나름 공부를 하는 등 세심하게 살펴서 과감히 삭감하는 과단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견제 기능이 필요하다.

5대 군의회 전반기 2년의 점검을 하면서 하반기 2년은 보다 발전적인 의회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것이 바람으로만 끝나지 않고 박수를 칠 일이 많은 군의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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