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해임 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이향래 군수 등 전국 45개 농촌 지역 단체장이 정 장관의 농업정책을 지지한다는 건의문으로 사실상 해임반대 입장을 밝혀 한우농가들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향래 군수 등 자치단체장들이 정 장관의 해임을 반대한다는 의견은 그동안 한우농가를 비롯한 국민들이 미국과의 잘못된 쇠고기 협상에 대해 정 장관에게 책임을 묻고 또 야당 국회의원 전원이 해임 안에 합의한 것과 정면 배치된 것이다.
더욱이 22일에는 전국의 농민단체들이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전국 농민대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 협상 및 쇠고기 협상을 비판하며 쇠고기 재협상 실시와 한미 FTA 국회비준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 농민들의 감정과도 크게 반한다.
집회장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농민단체 회원들은 “보은군 농민들이 정책 당사자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규탄하고 해임을 촉구하고 있는데 군수는 그런 장관을 살려달라고 건의문을 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한우농가들은 “농민군수를 자처하며 농민의 입장에서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던 군수가 한우농가가 다 죽게 생겼는데 농업의 최고 책임자인 장관 해임을 반대한다는 것은 농민들의 입장에 크게 반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이향래 군수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우농가들을 생각하면 농민출신 군수로서 같이 데모를 하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미국 쇠고기 협상에 대한 책임은 정장관보다는 그 위선, 힘있는 부서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농림부 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 장관 이 추진하는 유통회사 설립은 내가 내놓은 공약과도 맞는 것이고 농업군인 우리지역으로 봐서는 꼭 필요한 것이어서 읍면을 돌며 설명회를 개최해 1921명으로 부터 21억 출자 동의를 받았다. 농업을 위한 더 큰 그림으로 봐서 정장관이 추진하는 농업정책이 반드시 실현돼야 하기 때문에 정 장관 농정정책 지지 건의에 동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의도 집회에 참석했던 농민단체 회원들은 귀가하면서 밤 11시쯤 보은군을 항의 방문했으나 군청 대문을 경찰이 막고 이들의 입장을 저지하는데 크게 흥분하기도 했다.
결국 한우농가들의 군청 항의방문 소식을 듣고 뒤늦게 군청으로 올라온 이향래 군수로 부터 정 장관해임안 반대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그러나 한우농가들은 이번 집회 안건 중 5개 안에 정장관 해임안이 포함돼 있어 농민단체 회원들은 목소리를 높여 정장관 해임을 주장했는데 군수는 장관해임을 반대하는 등 농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