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지 말고 지역에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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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지 말고 지역에서 쓰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3.28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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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고속도로 개통 등 시장경제에 악재가 겹치고 있어 상가 주민들이 울상이다.

각종 물가 인상은 주민들의 지갑에 자물쇠를 채우고 좀처럼 열지를 않는다. 생필품이더라도 최소한의 소비로 줄였다. 당연히 상가 매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줄었다기 보다 매출이 거의 없다.

그런가 하면 고속도로 개통은 폐쇄적이었던 지역의 물꼬를 터뜨려 외지로, 외지로 나가게 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 도시지역의 할인마트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도시의 교외에 자리한 식당을 찾거나 구미에 맞는 먹거리를 찾아다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도시 외곽에 위치한 각종 의류 할인점이 요즘 지역 주민들의 쇼핑장소이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 지역에서 순환돼야할 돈이 외지로, 외지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가 돼버렸으니 미래에 대한 설계는 고사하고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고속도로 개통된 지역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고 일정기간이 지나야 원상 회복이 된다고 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날 때까지 어떻게 먹고살며 견뎌야 할지가 상인들은 걱정인 것이다.

이같은 지역경제의 악순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는 이면에 지역 주민들은 새로 난 고속도로를 이용하느라 요즘 겨를이 없다.

동네별로, 면단위 별로, 또 군단위로 주민, 노인회, 새마을지도자, 각종 농업인 단체 등 선진지 견학이란 명목으로 관광 행렬이 매일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 안가면 엄청난 손해라도보는 것처럼 나가고 있다. 동네마다 안가는 곳이 없으니 흔히 가는 곳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팀의 보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단체관광을 하면 팀당 최소한 경비가 200만원 가까이 든다고 한다. 200만원이라는 큰 돈을 하루 먹고 마시고 하는데 한 푼도 남김없이 다 쓰고 온다. 이를 우리 지역 주민들이 겨울 한 철 놀러갔다 오는데 쓰고 오는 것을 전부 합산하면 수 천만원에 달할 것이다. 엄청난 돈이다. 그런데 자기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 아니라고 아까운 줄 모른다.

그렇다면 그만큼 썼으니 그 이상 배워오는 것이 있을까. 아마도 별로 지식이 될만한 것을 배워오리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오로지 일탈을 위해 길을 나서니 특별히 그 지역에 가서 무엇을 배워야겠다 생각하고 길을 떠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또 우리가 그 지역을 찾는다고 해서 그 지역 사람들이 우리지역을 찾는 것은 아니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우리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다소 늘었고 속리산 일부 업소는 적자를 면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기는 하지만 경기 활성화와는 아주 거리가 멀다. 그만큼 외지인들이 우리지역을 찾지 않는다는 얘기다. 무역수지 적자, 여행수지 적자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아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돈이 없는 것이 무역수지 적자이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보다 외국으로 나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여행수지 적자다.

우리가 꼭 그 꼴이다. 국내여행이라 여행수지 적자라는 것을 예로 들기가 그렇지만 어쨌든 인구 3만5천명도 안 되는 우리지역 상인들은 누구를 대상으로 장사를 해야 하나.

외지 관광객이 들어와 식당을 이용하고 시장을 이용하고 슈퍼마켓을 이용하지 않는 지금은 주민들이 우리지역 업소를 이용해야 한다. 국내 여행이라도 외부로 나가는 것을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얼마든지 지역에서 친목도모, 회원간 단합을 꾀할 수가 있다. 식당을 통째로 빌려 하루의 일탈을 시도해보고 등산으로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

외지에 나가느라 드는 돈의 50%만이라도 우리지역에서 쓴다면 어떻게 될까. 엄청난 생산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음식을 먹는다 치면 주문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고 가스를 사용할 테고, 음식을 나를 종업원이 필요할 테고, 여러모로 지역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윤활제가 되는 것이다.
돈, 이제 나가서 쓰지 말고 지역에서 쓰자.

<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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