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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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풍경
  • 보은신문
  • 승인 2007.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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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가을, 황금빛 들녘 농부·아낙네의 가슴에 기쁨 가득
저, 넓은 들녘 논밭에는 오곡잡곡들이 풍년을 가르치고 있다.

황금빛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가을 추수를 재촉하고 있다. 한참, 벼 베기에 바쁜 농가들은 가을추수에 바쁜 일손을 움직이고 있다.

골탕진 밭 골에는 잡곡들이 아낙네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삼승면 선곡, 72세의 김림순 할머니는 밭에서 깨를 베고 있다. “며칠 전에 들깨를 심은 것 같았는데 어느새 들깨를 벨 때가 되었으니 세월 참 빠르기도 하지”라며 들깨를 베고, 조랑조랑 말라있는 콩을 뽑으며 “풍년을 맞은 가을, 추수할 곡식이 많아 흐뭇하다. 그래서 대근한 줄도 모르고 일한다”며 환한 웃음을 보인다.

삼승면 선곡, 81세의 김기영 할머니도 마당에 들깨를 널며 “들깨를 심고, 들깨를 타작할 때는 대근하고 그랬는데, 들깨를 타작해서 너니 곡식들이 사랑스럽게 보이네. 얼른 짜서 서울에 있는 딸도 주고, 인천에 있는 둘째아들도 한 병 줘야지”한다.

그저, 부모는 대근한 것은 둘째이고 귀한 것만 있으면 자식을 주고 싶은 생각이 더 나는가 보다.

가을마당은 풍년 마당이다.

빨간 고추, 누런 콩, 팥과 들깨들이 멍석마다 요것조것 널어놓고, 바라만 봐도 배가 부를 정도로 흐뭇하다.

여기저기, 천지가 곡식이 바라다보이고, 들녘 논밭에는 오곡잡곡에 배가 부르고, 과수 밭에는 빨간 사과들이 온통 주렁주렁 매달려 제 몸 자랑을 하며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농부의 가슴에는 희망이 가득하고, 골탕진 밭 골의 잡곡을 걷는 아낙네 가슴에는 기쁨이 가득하다.

가을이 풍년의 계절이라면, 겨울은 행복의 계절이다.

가을추수 때 담뿍 들여놓은 곡식들을 따뜻한 방에 모여 앉아 행복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사랑하는 가족들과 따끈따끈한 군밤과 군고구마를 까먹으며 옛날 이야기하는 행복한 겨울밤이 벌써 그리워진다.

조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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