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길 청소 정원수 정리 등 환경정비에 땀 쏟아
보은읍 산성2리 잣미라고 불리는 마을이 있다. 그곳에 최학봉(65)씨가 거주하고 있다.최학봉씨를 서두에 거론하는 것은 그의 마을 사랑이 주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어떻게 했길래 감동까지 줄까. 지난 11일 오후 3시경 마을 주민이 본사에 제보를 해왔다.
지금 잣미 마을에 가면 조경수를 자르고 있는 사람이 있을텐데 사진도 찍고 기사 좀 쓰라고.
최학봉씨가 그동안 마을 안길 청소며 안길 주변 풀도 뽑아 마을을 깨끗하게 정리해 주민들은 물론 처음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
그런데 여기에 더해 가을이라지만 한낮에는 27, 8도로 올라 그늘을 찾는데 그 퇴약볕에 안길 변에 심은 조경수를 보기좋게 다듬고 있다는 것이다.
제보를 받고 산성2리를 찾아 역시 조경수의 튀어나온 가지들을 향해 가위질을 하고 있는 최학봉씨를 만날 수 있었다.
신문에 날일이 절대 아니라며 극구 사양한 최학봉씨는 산성2리 출신으로 올해 7월 청주에서 살다 고향으로 돌아왔다.
목수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 힘든 일을 하지 못한 최학봉씨는 고향으로 오기 전 분평동에 있는 한 아파트 경비로 일했는데 아파트 주민들의 짐을 들어주고 아이들을 봐주는 등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그의 그런 천성을 봐온 아파트 주민들이 65세가 돼 정년 퇴임을 하는 것인데도 더 있어달라고 사정을 했을 정도. 고향으로 내려와서도 그의 천성은 그냥 있지 못하고 이같이 고향 가꾸기에 땀을 흘렸던 것이다.
잣미가 친정인 임우자(57)씨는 열심히 가위질을 해 잘려나간 나뭇가지를 처리하는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부창부수라고 했던가.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