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 관기 출신 구 자 억씨
상태바
마로 관기 출신 구 자 억씨
  • 송진선
  • 승인 2007.02.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칠순의 나이에 대학 전과목 ‘A+’로 전국 화제
노인들은 기억력이 감퇴되고 응용력이 떨어진다고?

마로면 관리기 출신인 구자억씨가 이런 항간의 견해를 무색하게 만들고 오히려 총명하다고 하는 젊은 대학생들이 쥐구멍을 찾게 만들었다.

지난 10일 한성디지털대학교 졸업식에서 칠순의 나이인 구자억씨가 단수 전공도 아닌 복수전공을 하면서 전과목을 모두 ‘A+’를 받아 성적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해 전국적으로 화제가 돼 보은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하고 있다.

구자억씨는 지난 4년간 이 대학의 인터넷 강의를 통해 사회복지학과 평생교육학을 복수 전공 47과목 4.5 만점에 평점 4.5를 받았는데 역대 최고 점수의 기록이고 손자뻘의 졸업생들이 보는 앞에서 관기초등학교 동창인 박범진 총장으로부터 최우수 상장을 받는 기쁨을 맛보았다.

이같은 소식이 신문지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지인들이 축하전화를 하는 등 내일같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관기초등학교(29회), 보은중학교(3회), 보은농고를 졸업한 구자억씨는 담임교사가 서울대 농대 진학을 권유했으나 6남매의 맏이로서 가정형편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대학 진학 대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농협중앙회 공채로 들어가 처음 영동군지부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서울로 자리를 옮긴 후 얼마 안가 서울시 행정사무관을 채용한다는 소식에 공채시험에 응시, 6년간 서울시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일본을 상대로 한 무역상사를 차려 사업을 시작했는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일한 때문인지 사업은 그야말로 탄탄대로 였다.

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되면서 서울 성동구의회에 출마해 구의원으로 활동하고 자치단체장 선거에도 도전해 옥수동장을 지내고 카톨릭 신앙인으로 사목회장으로 활동하고 평통 자문위원을 지내는 등 전국 팔도에서 다 모이고 난다하는 사람들을 제쳐두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그는 보은의 명예를 드높였고 보은인이라는 자긍심까지 심어줬다.

이 같이 사업적으로 성공하고 개인적으로도 사회적 신분이 크게 업 되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유지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노인복지사업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러나 복지시설을 운영하는데는 돈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행정적으로 사회복지사라는 자격증을 요했기 때문에 그럼 한번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 보자,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 대학 졸업이 필요했던 것.

그래서 시간을 활용하기도 좋은 디지털대학에 문을 두드렸고 전국적으로 17개 디지털 대학 중 한성 디지털 대학에 등록, 4년간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다.

주경야독을 하면서 사회복지학과 평생교육학을 복수 전공한 그는 1주일에 8개 과목을 수강 총 47개 과목을 수강해 모두 141학점을 이수했다.

욕심이 대단하다. 혈기 왕성하고 제 때 대학과정을 밟는 일반 대학생들은 상상도 어려운 것 아닌가. 더욱이 성적 면에서는 요즘 대학생들이 ‘쌍권총’을 차기도 하고 B, C학점을 받기도 하는데 전과목을 ‘A+’를 받다니…

그런 그에게도 어려운 것이 있었다.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는 막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관료생활 경험이 기초가 됐는지 논리정연한 리포트를 작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회고했다.

또 젊은이들은 잠이 많은데 비해 노인이 되면 잠이 줄어들어 밤에 1, 2시간씩 더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이번에 졸업을 하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평생교육사 자격증, 아동보육사 자격증, 가정건강상담사 자격증까지 모두 4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렇게 칠순의 나이에 대학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복수전공으로 47개 과목을 이수한 것을 두고 노인계에서는 난리다.

왜냐하면 노인이 되면 기억력도 감퇴되고 응용력과 숙지력 및 감지력 등이 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기억력이 좋은 것은 무슨 특별한 비법이 있었기 대문이 아니겠느냐는 것.

그러나 그에게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평소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렇게 만학의 꿈을 이룬 그는 현재 한성대학교 경영대학원에 합격, 이제는 석사학위에 도전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박사학위까지 갖겠다는 열정을 갖고 있는 그는 봉사정신도 남다르다.

30여년 동안 200회를 넘는 헌혈을 했을 정도로 사랑을 나눠온 그는 방학 때면 손자뻘되는 동기 학생들과 봉사활동도 부지런히 다녔다.

2004년 겨울방학 때는 정신지체 아동들과 함께 한라산 등반에 참여했고 2005년 여름방학 기간에는 소록도 한센병을 앓는 환우들을 찾아가기도 했다.

“책을 보고 공부를 하는 게 내 건강의 비결”이라며 복지분야의 공부를 계속하면서 노인요양원 운영의 꿈을 이뤄 “건강한 노인으로서 불편한 노인을 돌보는 ‘노(老)-노(老) 복지’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하는 구자억씨.

현재 관기리에는 조카가 거주하고 있으며 부인 이정자(68)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두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