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꽃향기 가득한 보은군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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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꽃향기 가득한 보은군을 꿈꾸며
  • 보은신문
  • 승인 2007.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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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규 인(삼년산향토사연구회장)
“나는 우리나라가 부국강병의 국가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군대는 외적의 침노를 물리치기에 족할 정도면 되고, 경제는 생활을 영위하기에 충분할 정도면 족하며, 오직 한없이 부럽고 부러운 것은 아름다운 문화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문화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위의 글은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 일지」중 문화국가에 대한 열망을 나타낸 글이다. 「백범일지」는 1947년에 첫 출판되었으니 선생께서는 이미 60년 전에 문화의 증진이 나라살림의 궁극적 목표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셨던 것이다.

새로운 희망으로 한 해를 설계하는 요즈음에 백범 선생의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보은군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본다. 전국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보은군에 변화와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모처럼의 호기를 맞아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다 근본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지역 발전에 관한 담론을 열어보자는 것이 이 글의 취지이다.

현재 보은군은 이미 유치된 바이오농산업단지와 곧 개통될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및 미원∼보은간의 4차선 도로에 힘입어 발전의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자체적으로는 명품 보은대추, 황토 사과, 일등 한우 등 우수한 지역 농축산물의 생산 기반을 확충하여 주민의 소득증대를 꾀하기 위한 사업도 활발하게 집행되고 있다. 이 모두 반갑고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이 것들은 우리 삶의 외부적 조건을 개선하는 것이고 보다 중요한 내부 역량을 심화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의 궁극적 목표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적 조건의 개발 못지않게 내적 체계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보은군의 최대 자원은 바로 보은군민이다. 보은군민의 의식을 선진화하고, 보은군민들이 차원 높은 문화활동에 참여하도록 하여 그들이 일등 문화군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소득을 증대하고 편리한 시설을 설치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보은군의 임무이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군정의 큰 흐름에서 본다면 이 소중한 임무는 소홀하게 취급되어 왔다.

보은군이 낙후를 벗어나고 진정으로 살기 좋은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군 행정에 민관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특히 문화와 역사 예술에 관한 영역에 있어서는 민(民)이 주체가 되고 관(官)이 지원하는 발상의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는 관심 있는 군민이나 단체들의 자발적 참여를 권장하고 지원하여 이들의 역량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군에서 관리하는 각종 시설물을 과감하게 민간에 위탁하는 것도 검토해볼만하다. 예를 들어 민속전시관의 운영에 지역 향토사연구회를 활용하고, 청소년문화의집 운영은 교원단체의 자문을 받도록 하고, 새로 개관한 오장환문학기념관은 문학 관련단체가 운영하도록 하는 것 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다. 문화는 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이며 동시에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문화는 참여와 소통을 통하여 그 형식과 내용이 풍부해지지 결코 일방적 행정만으로는 꽃 피울 수 없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민선 4기를 시작하는 보은군은 군민을 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 시키는 문화 행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주기를 바란다.

군민들 또한 방관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자발적인 동반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관의 지원과 민의 참여가 어우러지는 문화 행정이 펼쳐질 때 비로소 보은군은 문화의 꽃을 활짝 피우는 살맛나는 고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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