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탐방(26)-보은마라톤 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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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탐방(26)-보은마라톤 동호회
  • 송진선
  • 승인 2007.01.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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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체면걸고 자기와의 싸움에 승부 건 사람들
돈들이지 않고 건강 증진도 되고 비만도 관리되는 운동이 달리기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 열풍이 불 정도로 아침이든, 저녁이든, 거리 곳곳에서 달리기를 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같은 달리기이지만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하는 마라토너들도 많이 생겼다. 전국적으로 마라톤대회가 많이 생겨 달리기를 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마라토너로의 도전을 꿈꾸게 한다.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죽어라 고지만 향해서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우리나라 마라톤의 얼굴인 이봉주 선수가 2시간대이고 아마추어들은 3시간대를 꿈의 기록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냥 3시간 이상 5시간을 앞만 보고 달린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지루할 것이며 또 다리는 얼마나 아플 것이며 숨은 또 얼마나 차겠는가.

하루 30분 이상 걷거나 조깅을 하다가도 다리도 아프고 숨도 차서 도중에 그만두기 일쑤다.

그런 것을 보면 정말 자기와의 싸움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보은에도 42.195m의 고지를 향해 달리는 소위 달리기에 ‘중독된’ 마라토너들이 있다.

2002년 4월 12명으로 조직된 보은군 마라톤 동호회(회장 전광용)는 현재 여자 회원 4명을 포함해 32명이 활동하고 있다.

현 회원 중에는 80년생인 이준기 회원이 가장 어리고 전광용 회장이 46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이면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재해수준의 기상상황이 아닌 이상 군청 앞 4차선 도로가 개설된 곳에 집합해 훈련을 한다. 겨울철에만 10시에 집합하며 그 외의 계절에는 아침 6시면 모인다.

요즘같이 날씨가 추우면 이불 속에서 빠져나오기 싫고 일요일날 꿀맛같이 단잠을 즐기고 싶고 그동안 쌓인 피로로 몸이 천근만근이고 눈꺼풀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거워도 회원들은 보통의 특별함 가지고는 안되고 정말 특별한 경우 외에는 영락없이 훈련장소로 집합을 한다.

이들은 언제 잠자리를 뒤척였던가 싶게 가볍게 몸을 푼 다음 25㎞ 이상 30㎞를 거뜬하게 뛴다. 뛰고 나면 오히려 몸이 가볍고 생활에 활력이 생긴다. 이 좋은 것을 왜 안하느냐고 한마디씩 하는 회원들은 마라톤을 하면 건강이 크게 증진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남자의 경우 40대 이상이 되면 대장 이상증세 및 비뇨기과 분야에 병이 생길 소지가 큰데 마라톤을 하면 이같은 질병이 없어진다는 것.

또 당뇨가 관리될 뿐만 아니라 고혈압, 비만도 관리된다며 효능에 대한 설명을 주절주절 읊었다.

실제로 회원 중에는 위험수치의 당뇨증세를 갖고 있는 회원이 마라톤으로 다스려 정상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마라톤은 100m, 200m, 5㎞를 달리는 것도 아니고 최대 5시간이상을 달려야 하는 장기레이스이기 때문에 폐활량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하루 담배 2갑을 피웠을 정도로 ‘골초’였던 회원이 담배를 끊었다.

또 술을 마시면 근육이 풀리기 때문에 대회 출전 수 주 전부터 금주를 하기 때문에 건강이 증진된다는 것.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이 동호회를 조직한 후 처음으로 참가한 대회는 강원도 평창군이 한 겨울에 개최한 알몸 마라톤대회였다.

2003년 1월에 팬티만 입고 알몸으로 달리기를 한다는 것이 보통 강심장이 아닐텐데 보은 마라톤 동호회원들은 겁도 없이 단체 첫 대회 출전을 알몸으로 찬바람과 맞서는 대회를 선택한 것이다.

강원도의 겨울은 보은의 겨울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기온도 낮고 찬바람에 살이 찢어질 듯이 아팠지만 이들은 강추위를 온몸으로 느끼며 동호회의 단합을 더욱 다지는 통과의례로 삼았다.

당시 12명이 출전했는데 동호회가 조직되기 전에 이미 각자가 전국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페이스 조절 빛 호흡조절 등 마라톤 요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체감온도가 영하 20이하의 매서운 날씨였지만 첫 단체 출전대회에서 큰 사고 없이 첫 대회를 마쳤다.

이후 1년이면 의무적으로 3, 4개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고 단체 출전 외에도 회원 각자가 각 대회에 출전해 달리기를 하는데 많이 출전하는 사람은 10회 이상 출전한다.

출전할 때는 대회에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지만 42.195m 풀코스 완주를 목표로 삼는다. 그리고 완주 경력이 쌓이면 그 다음은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꿈의 목표인 서브스리(3시간 이내 완주)를 기록하는 것이다.

서브스리 기록은 현재 회원 중에 박종구(47, 마로 기대)씨가 근접한데 풀코스 최고 기록은 3시간 2분대로 2004년 3월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일보 주최의 동아마라톤대회에서 기록됐다.

또 32명의 회원 중 42.195m를 완주한 회원은 11명이다. 김용식(55), 윤은석(54), 강병운(52), 김홍인(52), 전웅기(51), 박종구(47), 이창수(46), 엄학진(44), 윤갑진(44), 염종북(40), 안진수(36)씨이다. 그만큼 마라톤 완주는 인간승리로 표현될 만큼 어려워 마라토너들에게는 완주를 꼭 이룰 목표로 삼고 있다.

42.195㎞ 중 35㎞지점이 마라톤의 마의 벽. 여기서 완주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고비만 넘기면 몸이 안정되기 때문에 결승선까지 완주할 수 있다고 한다.

결승선은 누구나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나 밟을 수는 없다. 결승매트를 밟는 순간 마라토너들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쾌감을 갖는다.

보은 마라톤동호회원들의 표현을 빌리면 처음 달릴 때는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후회를 백번이상 하다가도 마라톤을 완주하고 피니쉬라인을 밟은 후에는 황홀감에 중독돼 다시 마라톤 완주에 나선다고 한다.

전웅기 총무는 “처음 완주했을 때 다리를 들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었고 달리면서 앞뒤로 흔들었던 팔도 너무 아파 1주일간 물리치료를 받았고 절대로 다시는 안하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완주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동호회원들은 전국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면서 가슴아파하는 것이 있다. 보은을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 그것이 너무 속상해 대회출전 때마다 보은관련 홍보 전단지를 돌리는 등 보은 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는데 동호회로서는 감당이 어렵다는 것.

그래서 1년이면 작게는 3개, 많게는 10개이상 전국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전국에 보은군을 홍보할 수 있다며 자신들이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 마라톤 동호회원들은 군청의 지원을 받아 복분자를 알리는 홍보용 어깨띠를 두르고 출전할 정도로 지역홍보에 앞장서고 홍보효과도 매우 크다며 보은군에서도 이같은 홍보방법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달리기를 하면서 전국에 보은을 홍보해서 좋고 그래서 전국에 보은의 이미지가 확산돼 더 이상 보은이 어디야 하고 묻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보은 마라톤 동호회원은 다음과 같다.

회장 전광용, 부회장 김용식·김영자, 총무 전웅기씨와 이상임, 윤외자, 양은진 여자회원이 있으며 남자 회원은 전문현, 박종구, 윤갑진, 김기석, 이준기, 이상임, 염종북, 김홍인, 박병덕, 김상연, 정남기, 윤외자, 김홍석, 이종선, 이창수, 이충현, 엄학진, 권운태, 장명호, 김영자, 강병운, 박노익, 안진수, 이성모, 임대빈, 윤인수, 김진국, 양은진, 신희영씨가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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