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풍길 속리산 오리 숲 최고
속리산 오리 숲은 가을을 만끽하는 산책로로는 제격이다. 요즘 속리산 단풍을 감상하기 위해 많은 등산객이 찾아 오리숲이 다소 북적거리지만 하늘을 찌를 듯이 장성한 나무들이 빚어낸 형형색색의 단풍을 감상하다 보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사람들의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오리 숲길 사이로 난 공간을 찾아 자리를 잡고 앉아 가져온 시집을 읽으면 깊어가는 가을이 어느 새 자신의 가슴에 담겨져 있을 것이다. 또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등과 같은 서정적인 노래를 불러 보거나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가을의 쓸쓸함 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질 것이다.
◆ 교사리 시외버스 하차장∼군청 진입로
보은읍 교사리 시외버스 하차장에서 군청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가을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우러진다. 갈색으로 치장한 플라타너스 잎들이 하늘을 덮은 사이사이에 다섯 손가락같은 잎들이 길 위에 뒹구는 플라타너스 잎을 밟으며 걷는 길은 고즈넉하며 정겨운 분위기가 난다.
이 코스 중의 최대 절정은 바로 군청 진입로다. 수북이 쌓인 낙엽이 잔디밭을 완전히 뒤덮어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나는 낙엽길을 걸으며 사색하기엔 더없이 좋다. 가끔 이곳을 지나가는 질주하는 차량속도 때문에 팔랑거리는 낙엽들 조차도 분위기 만점의 그림을 그려낸다.
◆ 이평소공원부터 동다리 구간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한 요즘은 이른 아침 냇가 위에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가을 분위기를 돋운다. 햇살에 밀려 물안개가 질 때쯤 냇가에 흐드러게 핀 갈대의 속삭임도 들을 만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동다리까지 제방도로를 따라 심겨진 벚나무 길도 여유있는 산책을 하기엔 그만이다. 심은지 얼마 안돼 나뭇잎이 적지만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걷다가 제방에 앉아 보청천을 보며 사색을 즐기기도 안성맞춤이다.
◆ 갈목재 주변의 산을 보라
말티고개가 아닌 외속리면 서원계곡을 따라 속리산으로 진입하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라. 산책코스는 아니지만 환상적인 단풍을 그려내고 있다. 그냥 지나가다 차를 세워놓고 쳐다만 봐라. 그리고 영감이 떠오른다면 시를 짓고 수필을 써 보고 그림 도구를 싣고 다니지 않는다면 수첩에라도 단풍 스케치를 해보자.
이 모든 분야의 문외한이라도 시인이 되고 수필가가 되고 화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제안을 한다면 가을만이라도 차에 스케치북이나 연필 등 그림 도구를 갖고 다녀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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