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미
가을, 숲칠순 어머니 장롱에
울긋불긋 색깔 옷이 늘었다
너무 곱다 한구석 넣어두셨던
십 년 전 사드린 빨간 블라우스도
요즈음엔 즐겨 입으신다
뿌리 다른 가지들이 많았다
가지 하나를 내리면 다시 하나가 놓여지는
삶의 이력들이 지붕을 이루는 동안
봄, 여름 피고 진 꽃도 달랐다
바람불고 비온 날들의 흔적 남은 몸
이제 퇴행의 길을 걸어가는,
겨울 먼 어머니
곱게 단풍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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