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폐교되는 법주분교 마지막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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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폐교되는 법주분교 마지막 운동회
  • 보은신문
  • 승인 2006.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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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4일 내속리면 상판리 수정초등학교(교장 조철호) 법주분교에서 운동회가 열렸다.

내년 3월1일자로 폐교되기 때문에 이번 운동회가 마지막이라는 플래카드가 쓸쓸해 보였던 파란 하늘엔 운동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만국기가 펄럭거렸다.

재학생이 겨우 10명. 분교생 만으로는 운동회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아 본교생들이 이날 모두 법주분교로 이동해 함께 운동회를 즐겼다.

한낮은 26, 7도를 오를 정도로 더운 날씨였지만 모처럼 공부에서 해방된 탓인지 청·백팀 아이들은 뙤약볕 속에서도 각종 경기를 벌이며 재미있어 했다.

아이들이 운동경기를 즐기는 동안 어머니들은 부침, 떡, 과일, 올갱이 국밥을 준비하고 아버지들은 돼지고기 구워 마지막 운동회를 구경하기 위해 학교를 찾은 손님들에게 맛난 음식을 대접했다.

그 속에는 법주분교를 법주국민학교 시절 때 졸업한 머리 허연 동문들도 한쪽에 자리를 차지해 손자뻘 밖에 되지 않는 까마득한 후배들의 재롱잔치를 눈여겨보았다.

2인삼각 달리기, 공굴리기, 100미터 달리기, 물풍선 던지기 등 세대차이 나는 경기를 펼칠 때마다 박수를 치며 국민학교 시절 운동회 때로 돌아가 함께 기분을 냈다.

또한 학부모 학생대항 경기를 펼치고 동네 어르신, 동문들도 경기에 참여해 운동회가 학생들만의 행사가 아닌 지역 전체가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동문들은 대한민국에 법에 나와있는 것처럼 추석 다음날이면 운동회를 했다는 것이며 기마전, 곤봉놀이, 마을 대항 계주 등 운동회 때의 모습을 추억하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펼쳐놓았다.

그러면서 매년 졸업할 때마다 사진을 찍었던 칠송정 소나무도 그대로 있고 오랜 역사를 간직한 학교인데 폐교가 된다니까 너무 서운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뙤약볕이 고개를 숙일 즈음 운동회를 모두 마친 학생들 얼굴에는 건강한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내년이면 역사 속에 기억될 법주분교의 가을 운동회는 학생과 학부모, 폐교를 아쉬워하는 동문, 동네 어르신들이 자리를 같이해 작지만 인정이 넘친 잔치로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수정초등학교가 본교인 법주분교는 상판리, 중판리, 갈목리를 학구로 하고 있으며 1학년과 5학년은 학생이 없고 2학년 4명, 3학년 1명, 4학년 3명, 6학년 2명이다.

1937년 6월25일 개교해 본교로 유지돼 49회까지 186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나 재학생수 감소로 1990년 수정초등학교 법주분교로 격하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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