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나)의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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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나)의 직무유기
  • 보은신문
  • 승인 2006.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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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일 용(탄부 벽지, 사업가)
나는 통곡하고 싶다.

그런데 누굴 붙잡고 통곡하나 마땅한 대상이 없다.

다들 무기력하고 얼빠진 사람들만 같다.

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며 그 밑의 위정자들의 하는 꼴을 보면 이젠 신물이 아니라 이가 갈린다. 이 나라 국민들도 도대체 그 심중을 모르겠다. 살겠다는 것인지 이대로 죽어도 좋다는 것인지.... 그러니 어느 누굴 잡고 통곡한단 말인가. 속된 말로 미칠 노릇이다.

나는 수 차례 본지를 통해 이 나라 최고 지도자며 위정자들의 행태가 못마땅해 그들의 잘못을 지적해 왔다. 그런데 작금의 이 나라가 처한 위기 상황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급하다. 내가 통곡하고 싶은 이유는 그런 위기 때문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이 나라 최고 지도자와 위정자들의 무책임하고 소신 없는 애매모호한 행태 때문이다.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그들은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오로지 당리당략, 사리사욕에만 얽매여 진흙탕 개싸움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어찌 통곡하지 않겠는가.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만고의 진리다. 현명한 지도자라면 지금의 위기는 극복 못할 그런 불가항력적 위기는 결코 아니다. 국제 정세에 문외한인 나 같은 무지렁이에게도 해법의 실마리는 보인다. 건방지다 욕하지 마라.

나는 악질적인 동네 깡패에게서 그 해법의 원리를 깨달았다. 북한 김정일의 사상과 적화통일 야욕은 이미 반세기를 넘는 세월을 통해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바다. 여기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이 또한 만고의 진리다. 적을 잘 아는데 어찌 애매모호한 말장난으로 허송세월 하는가. 위기에 대한 대처는 빠를수록 좋다.

지난 8년여 세월동안 우리는 국민의 피와도 같은 천문학적 숫자인 5조여 원을 아낌없이 퍼주었다. 전 김대중 정권에서 국민 몰래 퍼준 돈은 제외하고서다. 정신나간 폭도에게 보약 먹여 힘까지 길러준 꼴이다. 그 폭도는 그 돈으로 온갖 흉기를 만들고 사들여 그 흉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니 배은망덕도 이런 배은망덕이 없다. 현실이 이와 같은데 바보가 아닌 이상 그 해법을 찾는 길은 간단하다. 내가 힘이 없으니, 지금까지 가까운 친구로서 힘이 되어준 힘센 친구에게 부탁하고 매달리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는 것이다.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사실을 어리석은 이 나라 지도층 사람들은 애써 외면한 채 오히려 폭도가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 과거 우리에게 힘이 되어준 힘센 친구 때문이란다. 참으로 해괴한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행여 폭도의 눈밖에 날까봐 힘센 우리의 친구를 헐뜯는 것도 불사한다.

이런 행태를 어리석다 해야할지 정신병환자라고 해야할지 헷갈린다. 폭도에겐 힘이 약이다. 거대한 힘 앞에서 폭도는 스스로 살길을 찾는다. 폭도의 영약 함은 우매한 우리의 최고 지도자보다는 몇 수위다. '死卽生(사즉생)' 그 길만이 살길이다.

사실이 이와 같거늘 이 나라 최고 지도자라는 사람은 엉뚱한 길로 역행하고 있으니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더 통탄할 일은 우리 국민들의 침묵이다. 국민이라면 마땅히 국민으로서의 권리, 의무가 있다. 나라의 위기를 보고 침묵함은 국민으로서의 중대한 직무유기다. 지도층이 무능하면 우리 국민이 나서야하는 것 아닌가. 무엇이 우리 국민을 이토록 무기력하게 하는가. 과거엔 안 그랬다. 부정부패와 싸워 나라를 구했고 군사 독재와 싸워 민주주의를 회복했고 더 멀리는 잃었던 나라도 민초들의 힘으로 되찾은 위대한 국민이 아니었던가. 한나라의 안위를 책임진 최고 지도자의 입에서 김정일의 핵을 그들의 자위수단이란 말이 나오고, 미사일을 쏘아도 그것은 우리를 겨냥한 것이 아니란다.

일찍이 어느 정신과 의사의 지적대로 그의 정신 상태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에게 이 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 손으로 이 나라를 구하고 지켜나갈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런데도 나서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내 처지가 너무 원망스럽고 밉다. 간절히 바라건대 하루속히 국민의 단합된 힘이 한데 모아져 이 국가적 위기를 잘 극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단기 4339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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