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부서 공무원들의 애환
상태바
산림부서 공무원들의 애환
  • 송진선
  • 승인 2006.03.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휴일 없어 사생활 포기 결원으로 업무 원활 안돼
산불이 나면 가장 애를 태우는 사람들은 그 동네에 사는 주민도 아니고 바로 공무원들이다.  그 중 산림부서 공무원들은 혀가 바짝바짝 탄다.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데도 산불이 난 현장 깊숙히 들어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의 고충과 사명감을 피상적이지만 적어본다.

산불예방에 사활을 거는 기간인 봄철 2월1일부터 5월15일까지 석 달 이상, 겨울철에는 11월1일부터 12월15일까지 두 달 이상 1년 12달 중 5개월 이상이다.
이 기간에 산림부서 공무원들은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집에서 쉬거나 여가활동을 하는 날에도 매일 밤 12시까지 근무해야 한다.

피곤해도 참아야 하고 집에서 큰일이 있어도 자리를 비우지 못한다. 주5일 근무제에 따라 토요일과 일요일 가족과 함께 봄꽃 관광을 가거나 등산을 가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매년마다 되풀이되는 이같은 산불 방지 업무로 임업직 공무원들은 5개월간 사생활 없는 긴장감이 도는 초죽음의 시간을 보낸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짝수 연도이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특히 산불 발생 빈도가 잦은 징크스가 있어 올해 짝수 해인데다 선거가 있는 해여서 군 문화산림과 임업 부서 직원들은 초긴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벌써 산불이 5건 이상 발생했고 3월 20일부터 24일 사이에 방화추정 산불까지 발생해 매일 밤 12시까지 사무실 대기 및 야간 순찰을 도는 등 업무가 쌓이고 있다.

주간에는 각 지역을 순회하며 산불예방 활동을 벌이고 저녁 무렵에는 들어와 밀린 업무를 처리하는데 3월말 방화로 인한 야간 순찰업무까지 더해져 밤 12시 녹초가 돼 퇴근하면 잠도 깊이 들지 않고 선잠 자기 일쑤이다.

그래도 이들은 군민들이 고충을 알든 말든 고위층이 알아주거나 말거나 그저 묵묵히 임업직을 선택한 것을 업보로 알고 지낸다.

보은군 산림면적 3만9374ha에 산지기로 활동하는 산림부서 공무원은 현재 2개 부서 7명밖에 되지 않는다. 1인당 5624ha를 관리하는 셈이다.

더구나 3명이 결원인데다 그 마저도 7명 중 4명이 3년 이하의 짧은 경력자들이어서 업무량이 과중하고 많은 연구 및 기술적 검토 등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조직 개편으로 과거 1개 과에서 추진하던 각종업무가 2담당 7명이 담당하고 상이한 직렬을 묶어 1개 과를 구성해 서로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산림부서 공무원들은 “과의 부활은 어렵더라도 결원이 보충되길 바란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묵묵히 내조하며 이해해주는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50년대의 황폐해진 우리의 국토를 우리의 선배 산지기들이 푸르게 만들어 놓았고 우리는 이 숲을 지켜 지금보다 더 좋은 숲을 만들어 우리의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이 산지기들의 소망”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