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읍 장신리 최은종씨
22년째 한 해도 빠짐없이 삼산초등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고마운 손길이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그는 보은읍 장신리에 사는 최은종씨(60)로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물놀이를 하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아들이 쓰는 돈이라 생각하고 한달에 만원씩 모아 일년에 12만원을 1984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삼산초등학교 학생 두 명에게 각각 6만원씩 장학금으로 전달해온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6만원이 적은 돈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해 5년 전부터는 한 학생에게 장학금 12만원을 해마다 전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 일당 벌이도 어려울 정도로 택시 업계가 불황인 것을 보면 이것도 쉽지만은 아닌 것.
최씨는 개인택시 운전을 하며 부인인 진순녀(59)씨와 함께 적십자 활동뿐 아니라 주위의 무의탁 노인들까지 돌보고 있어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부인 진씨는 자신의 일보다 봉사활동에 더 적극적일 정도라고 하니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자식들도 부모의 뜻을 받들어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삶에 앞장서는 사람으로 훌륭하게 자라났다. 작은아들 영선(27)군은 봉사 단체에 근무하며, 막내딸 영희(21)양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다.
큰아들 영운(33)씨와 작은아들이 그동안 최씨가 해왔던 장학금 전달을 올해부터는 서로 맡아서 하겠다고 나서는 등 형제간에 우애가 깊어 최씨의 마음이 뿌듯하다고 한다.
최씨는 "한번은 장학금을 받은 아이가 자기가 줄 건 이것 밖에 없다며 검은콩 두 되를 가지고 온 적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라며 가슴 뭉클한 얘기를 전했다.
최씨는 장학금 전달은 앞으로 대를 이어 계속할 생각이라고 한다.
아들 잃은 슬픔에서 시작된 장학금 전달은 자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가보(家寶)가 되었다.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