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경제통상국장의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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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경제통상국장의 막말
  • 송진선
  • 승인 2005.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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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혁신도시 유치를 위해 전면에 나섰던 보은발전협의회원들은 혁신도시와 관련한 보은군의 소외감에 지난 28일 충북도를 방문했다.

보은군 방문단이 대면하고 싶었던 사람은 이원종 도지사였고 안되면 이재충 행정부지사나, 한범덕 정무부지사였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원종 도지사도 없었고 이재충 행정부지사도 없었고 한범덕 정무부지사도 없었다.

대신 보은군 주민 항의 방문단을 맞은 것은 도 경제통상국 직원들이었다. 방문목적을 설명하고 요구사항을 효과적으로 얻어내는데 도지사면 어떻고, 부지사면 어떻고 담당부서 직원이면 어떨까마는 솔직히 충북도의 보은군을 대하는 처신에 속이 상했다.

하지만 더욱 속이상한 것은 혁신도시 선정과 관련해 충북도청을 방문한 일행들에게 정정순 도 경제통상국장이 엄청난 막말(?)이었다.

무슨 사업비가 있었는데 사업계획을 올리라고 해도 사업계획서 하나 올리지 못한다고 했다. 보은군 공무원들의 실력이 떨어진다는 뉘앙스를 주는 말이었다. 충격적이었다. 도청 간부 공무원이 그것도 주민들에게 실력이 없다는 식의 말을 할 수 있을까.

당신들 여기 와서 이렇게 떠들 것이 아니라 보은군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공무원들을 다그치라는 식이었다. 결국 주민들은 그 엄청난 발언에 내 집안 하나 챙기지 못하고 도청에 와서 이렇게 때를 쓰는가 싶을 정도로 보은군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돌아와서 보은군에 확인해보니 예산에 맞는 사업계획서를 올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충북도에서도 보은군의 낙후수준을 아는데 그렇게 머리가 좋다고 하는 충북도 공무원들이 고심해서 내놓은 작품이 과학영농특화지구 사업이 고작이다.

농업에 손을 놓아서는 안되지만 관광군인 보은군을 농업 특화지역으로 만들어 버린 것도 충북도이다.

청주-청원-증평은 공항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 국제 관문 기능 수행하는 국제 교류 확산 벨트, 청주-충주-제천은 첨단지식산업 벨트로 묶었지만 보은-옥천-영동은 자신들의 입맛대로 과학영농특화벨트로 묶었다. 그렇다고 중부권, 북부권의 농업에 예산 지원이 없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지역특화사업이라고 해서 지원하고 있다.

결국은 보은군은 이름만 과학영농 특화지구일 뿐 특별한 것이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그렇게 머리 좋은 충북도 공무원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또 하나 그동안 보은군에서 충북도청으로 전출간 공무원수가 최근 3년간 사무관 이상 4명을 포함해 35명에 달한다.

사무관 이상을 제외하면 31명이 8, 9급이다. 보은군으로 봐서는 상당한 수이다. 보은군은 일 좀 할만한 8급 고참, 7급을 충북도로 보내고 대신 9급 신출내기 공무원을 뽑아 결원을 보충한다.

기능직을 제외하면 6급이 151명, 7급 133명, 8급 49명, 9급 144명으로 9급이 기형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8급 고참과 7급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업무능력을 보일 수 있는 이들을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업무능력을 발휘할 정도인 7급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 보은군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 눈치도 생기고 상급자가 얘기만 하면 무슨 얘기인가 이해하고 사업계획서를 만들어낼 정도가 된다. 이렇게 일 좀 할만한 인재를 충북도가 빼간 공무원 수가 보은군에서만 최근 3년간 30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도내에서 타 시·군에 뒤지고 있는데 일할만한 공무원들이 충북도청 행을 하니 보은군으로서는 엄청난 손실이다.

그 손실을 고스란히 떠 안으면서 보은군은 오로지 충북도청을 위해 희생을 해온 것이다.
보은군의 사정이 이렇다. 그런데도 보은군 공무원들의 업무능력을 탓하는 발언을 한다는 것은 상급 기관의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 할말은 아닌 것 같다.

더욱이 다른 사람도 아닌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너희 지역 군청의 공무원들 일 똑바로 하라는 식의 발언은 절대로 해서는 안될 것 같다.

제 식구를 감싸라는 것이 아니다.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따끔하게 질책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보은군은 도내에서도 다른 어느 지역보다 낙후됐으니 힘이 있는 충북도가 보은군을 소외시키지 말고 좀더 배려해달라고 간 사람들이다.

도지사도, 행정·정부 부지사도 모두 자리를 피해(?) 홀대를 당한 것 같은 보은군 주민들에게 할 소리는 절대로 아니지 싶다.

<취재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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