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좀 앞서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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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좀 앞서가 보자
  • 송진선
  • 승인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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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 현장에서
그동안 농림부 주최로 매년 농축산물 브랜드 대전을 개최하고 있지만 보은군의 수상실적은 전무하다. 올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보은대추를 비롯해 사과, 배 등이 낮과 밤의 온도차이가 커서 무엇이든지 품질이 우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논리라면 소비자와 유통업자들은 품질이 최고인 보은농산물을 단연 으뜸으로 꼽아야 하는데 교과서에도 나왔던 보은대추조차 우수 브랜드로 꼽지 않았다. 농축산물 브랜드 파워를 보면 보은농산물 수준이 얼마나 한심한가를 새삼 인지하게 된다.

올해 개최된 전국의 각종 한우 경진대회를 휩쓴 ‘횡성한우’를 보면서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남들이 모두 앞차를 타고 재미를 보고 난 후 뒤차 그것도 어느 땐 막차를 타고 가는데 이젠 좀 앞서가 보자고 독려하고 싶다.

최근 부산APEC에 참석한 아·태 지역 21개국 정상들의 식탁에 횡성축협이 엄선한 횡성 한우 안심 360㎏이 올랐다고 한다. 최고급으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횡성한우가 올 한해 거둔 실적을 보면 최고임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수상 실적인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 대상을 비롯해 올해 1월 소비자 시민모임이 우수 축산물 인증 품으로 선정했고 농협중앙회가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한우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6월 농협중앙회 주관의 축산물 명품 인증 1호를 수상했다.

왜 횡성한우의 자랑을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는가 하면 한우가 보은이 선택한 신활력 사업이기 때문에 횡성한우를 벤치마킹하자는 것과 횡성군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효과를 들기 위해서이다.

보은 한우도 각종 품평회나 축산물 등급 판정소에서 최고등급을 받는 등 품질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볼 때 횡성군처럼 앞차를 탔더라면 지금 그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횡성은 우시장이 전국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있는 등 이미 횡성 한우는 그 명성이 있기도 했지만 95년 민선 1기 한우 명품화사업을 공약사업으로 내세우면서 송아지를 외지인들에게는 절대 팔지 않으며 귀에 인증표를 달아 지역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는 ‘생산 이력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2회 개최한 한우 축제만 해도 9월29일부터 10월3일까지 5일간 100만인파가 몰려들었고 한우 외에 농산물과 안흥찐빵 판매 등 100억원대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전국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일요일 하루동안 40만명이 축제의 장을 찾았다는 것이 횡성군 관계자의 얘기였다. 물론 약간의 확대가 있을 수는 있으나 많아야 3만명 남짓인 속리산과 비교해 볼 때 횡성한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총 3억원의 국비 지원으로 횡성한우 인재육성학교를 2007년까지 운영해 총 4000명을 한우축제 홍보 마케팅과 횡성한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정예인력으로 키운다고 한다.

뒤늦게 보은군도 신활력 사업으로 한우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랑우랑 황토한우라는 브랜드 명도 정했다. 보은군에서 사육되는 한우도 품질의 우수성은 이미 인정을 받고 있는 터라 분발하면 횡성한우 못지않는 속리산 조랑우랑 황토한우의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95년에 이미 선택과 집중으로 횡성한우를 출발시킨 횡성군은 엄청난 속도로 내고 있어 꽁무니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다. 평범한 스페이스 갖고는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과연 이 사업이 되나 안 되나 실험무대에 불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농업군이라고 하면서 보은군을 대표하는 전국적인 농축산물 하나 발굴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구색을 갖춰놓은 구멍가게 식이다.

많이 늦었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산업이란 의미를 되새겨 보고 우리가 으뜸이 될 수 있는 작목이 무엇인가, 꼼꼼히 따져보면서 선도하는 행정을 펴는 자치단체로 이름을 얻는 보은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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