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를 곱게 볼 수 없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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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를 곱게 볼 수 없는 까닭
  • 송진선
  • 승인 2005.1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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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열린 군민체전과 출향인사의 날 행사는 보은군민들의 축제의 장이었지만 또 하나 이런 행사를 반겼던 사람들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입후보예정자들이다.

이날 행사에는 뜻 밖에 이원종 도지사의 얼굴이 보였다. 그동안 보은군에서 개최된 각종 축제나 행사에 도지사가 참여하는 예는 거의 없었다.

봄에 개최되는 속리축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군민체전, 속리산 단풍축제 등 일개 단체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아닌 보은군이 주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군민 축제에서 이 지사의 얼굴을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연중 도지사 시·군 순회 행사 외에는 거의 도지사가 보은으로 발걸음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본다.

물론 보은군이 큰 행사를 하겠다고 초청한 날이 하필이면 보은군에서 개최하는 행사보다 더 큰 행사, 중요한 행사가 잡혀 도저히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한 보은군에서 초청할 때마다 참석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도지사가 참석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도지사가 좀 바쁘겠는가. 도지사의 참석을 바라며 초청장을 보내는 행사가 좀 많겠는가. 중앙에 오르내릴 일이 좀 많겠는가.

이런 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적어도 1년에 한번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주소를 충북도로 쓰고 있는 보은군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다.

도지사의 시군 순회야 어차피 도의 필요에 의해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예외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본다면 그동안 이원종 도지사의 보은군민들을 홀대한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 비싸게(?) 굴었던 이지사가 겨우 3만여명이 아웅다웅 살고 있는 보은군을 찾았다.

혁신도시 선정 문제로 머리도 아플테고, 쌀값과 관련한 농민단체의 움직임도 신경 쓰일테고, 도내제조 김치의 기생충알 검출 등 골치를 썩히는 문제가 산적했을 텐데 발길을 보은으로 돌린 것이다.

이유가 뭘까.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활동일까, 혁신도시를 보은군에 주지 못하니 이해해달라고 사전 방문으로 양해를 구하는 것일까. 아니면 한나라당에 입당한 박종기 군수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일까.

도지사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독주를 하고 있는 마당에 3만여명에 불과한 보은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방문은 그동안의 행보도 봤을때 결코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무 뜻없는 축하의 방문일 수 있는데 확대해석일 수 있다.

그리고 우리 군민들도 아무 뜻없는 축하 사절단으로 이해했다.  그동안 이지사가 우리 지역을 매년 방문하는 도지사 순회 방문 외에 단 한 번이라도 방문한 적이 있는가는 새까맣게 잊고 반갑다며 악수하고 눈이라도 한 번 맞추려고 했다. 지역에 온 손님이라고 환대했다.

군민 체육대회와 출향인사의 날 행사에서 국회의원보다 먼저 축사를 주문할 정도였다. 너무 착하고 순진한 우리 군민 아닌가.

10월26일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음성군 삼성면 양덕1리와 재정경제부간의 1사1촌 자매결연차 이 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농민들은 쌀 값 폭락에 대한 정부대책을 요구하며 수확한 벼를 노상에 뿌리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우는 아이 젖 한 번 더 준다는 속담처럼 우리 군민은 하지 않는다. 이 지사를 곱게 볼 수 없는 까닭을 찾아본다. 순진한 군민성에 답답하다.

<취재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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