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월에서 태어났지만 보은중학교를 졸업한 보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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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월에서 태어났지만 보은중학교를 졸업한 보은인입니다”
  • 송진선
  • 승인 2005.10.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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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보은·상주간 고속도로 6공구 소장 현대산업개발 유수봉 기술사
고향의 의미는 무엇일까? 몸이 태어난 곳일까. 자란 곳일까. 성인이 돼서 일가를 이루면서 산 곳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고향의 의미는 태어난 곳을 의미하고 있을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흔히들 태어난 곳을 얘기하고 태어난 곳이 아닌 직장 따라 정착한 곳에서 몇 십 년을 살아도 그곳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영원히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태어난 곳보다 보은에서 거주하며 경제활동을 보은에서 하며 산 세월이 훨씬 많아도 보은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너는 영원히 보은사람이 아니다라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보은이 고향인 사람들이 청주로 나가서 보은으로 출퇴근을 하는데도 그들은 보은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보은사람이다 라고 인정한다고 한다. 현재 보은에서 살고 있는 이방인들이 토로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렇게 보은사람들이 맘대로 텃세를 부린다면 영원히 보은은 주민등록상 인구 3만8000명 실거주 인구가 3만명에 불과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못사는 지역 중의 하나에 불과할 것이다.

다른 지역은 명예군민까지 운영하고 있다.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그 지역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보은에서 태어났느냐, 아니냐에 연연해할 것이 아니라 보은과 인연이 있었던 모두를 보은사람으로 끌어안는다면, 그들에게 보은에서 있었던 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게 한다면 모든 사람들을 보은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향은 지금 이렇게 변해야 하는 것이다.

# 고향은 사는 곳이 고향
보은인들이 만들어놓은 고향의 의미로 본다면 기자가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사람은 분명히 보은인은 아니다.

청원·보은·상주간 고속도로 6공구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유수봉 소장은 옥천군 청성면 능월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수봉소장은 생활권이 삼승면 원남리이고 원남장을 이용하고 초등학교는 능월초등학교를 다녔지만 중학교는 보은중학교(22회)를 졸업한 보은인이라는 것.

고향에 와서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다며 일일이 고맙다는 사례를 열거했다. 평 소류지의 노선변경 요구와 관련된 문제 등 전임 소장 때는 안풀렸던 현안들이 다 해결됐다며 이게 모두 고향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며 고향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내가 보은중학교를 나오지 않았고 이곳이 고향이 아니면 아마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러면서 고향이 이곳이기 때문에 주민들이나 기관에서나 작은 허물은 감싸주려고 하고, 작은 실수는 이해해주려고 하니까 일을 하기도 편하다며 보은에서 일을 하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그래서 보은구간에서는 더 잘하고 주민들에게 공사로 인해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더 신경을 쓴다고 한다.

# 현장사무실 적암 위치 지역경제 도움
6공구를 설계와 시공 동시 입찰 방식인 턴키방식으로 추진한 한국도로공사가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낙찰한 것은 친환경적 설계공법에 있다고 한다.

훼손된 비탈면에 조경이 가능한 그린 월을 설치하는 공법과 야생동물 이동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생태연결 통로를 설치하는 등 환경 친화적 공법을 적용한 고속도로를 건설한 설계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친환경적인 모습은 지금도 볼 수 있는데 고속도로 성토한 사면 양쪽에서 늦은 이 가을 하늘하늘한 코스모스 꽃을 볼 수 있다.

아직 고속도로가 완공되지 않았으니까 크게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에서는 마로면 적암리 20m 높이의 황량한 토성에 직원들이 씨를 뿌려 경관을 만든 것이다. 두가 지역을 생각해서 만들어낸 아이디어인 것이다.

유소장의 지휘를 받는 사람은 현대산업개발 직원 24명과 협력업체 15개 업체를 포함, 250여명에 이른다. 장 사무실이 마로면 적암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구내식당에서 필요로 하는 쌀이며 채소 등 거의 모든 것들은 보은에서 구입한다.

유소장은 보은에 있는 아파트에서 생활한다. 대전에 살고 있는 부인과 두 딸을 보기 위해 가족들을 찾는 주말을 제외한 한 달의 대부분을 보은에서 보낸다. 그리고 직원 3명은 아예 보은으로 주민등록을 옮겼다. 자동차세도 보은에다 내고 주민세도 보은에다 낸다.

6공구 전체 11㎞ 중 보은구간 5㎞에서 필요로 하는 장비, 목수, 철근조립 인력도 보은사람들을 쓴다. 역경제에 그만큼 기여하는 것이다. 물론 기업이 지역에 기여하는 것은 유소장이 부임하기 전부터이겠지만 유소장이 부임하고부터 지역에 대한 배려를 더욱 세심하게 해 사람 쓰는 것부터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기업이 지역에 들어와 일을 하는 한 최대한 지역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의 철칙이다.  이는 고향이 보은이기 때문에 그가 그동안 보은에서 입은 은혜보다는 더 적다는 것이 그의 표현이다.

# 적암 휴게소로 회사 40억 손해
당초 상·하행선 휴게소가 모두 상주시에 위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보은군이 유치활동을 벌여 상행선 휴게소를 보은군으로 위치하도록 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이 입은 재정적 손실액이 4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유는 한국도로공사가 적암휴게소를 인정하면서 현대산업개발과는 대가없이 공사를 해주는 무대(無代)계약을 맺었는데 현대산업개발은 적암휴게소 공사로 100원 공사를 하면 현재 15원 손해를 보는 현실이다.

이는 휴게소 조성시 깎기와 성토의 비율이 맞아야 하는데 적암 휴게소 주변에서는 성토재를 만들만한 곳이 없어 100만㎥에 달하는 흙을 상주시에서 가지고 와서 성토하고 있는 실정으로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

이같이 회사에 상당한 손실을 보인 당시 현장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모두 옷을 벗었다고 한다. 전예측하지 못한 이들에게 1차적 책임이 있지만 한국도로공사나 현대산업개발 측에 휴게소만 달라고 했지 성토장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는 시공사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데 방관했던 보은군의 무책임했던 행동은 보은군 행정의 현재를 극단적으로 인식시켰다.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 들어온 회사에서 엄청난 손해를 입었으니 보은군에 대한 이미지가 좋게 형성됐을 리는 만무하다.

유소장은 어차피 회사가 입은 손해는 손해이기 때문에 공법 개선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량의 슬래브 시공을 위해 동바리와 합판 거푸집을 설치할 필요없이 공장에서 제작된 콘크리트 바닥판을 교량 거더 사이에 설치하고 철근조립 및 콘크리트를 넣는 공법을 적용해 공기단축과 함께 원가절감 효과까지 본 것은 유소장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예로 든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기자가 공법에 대해 이해를 할 수는 없었지만 유소장의 뛰어난 현장경영능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 역외유출 걱정하지말고 외부 유입 노력해야
보은의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낙후도는 대단하다, 인근 옥천지역과 비교해도 낙후도는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아마도 교통여건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단정지었다.

유소장은 충북에서 고속도로가 지나가지 않는 유일한 곳이라는 것을 보은 현장에 부임하고 나서 처음 알았다며 도로가 지역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청주, 대전 등지와 시간적으로 가까워지기 때문에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을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이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속도로를 이용해 청주나 대전시민들을 보은으로 유치할 수 있는 전략을 지금부터라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하나가 관광이라며 우선 당장 관광활성화를 위해서 서비스, 먹거리가 좋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기 식당 앞에는 차도 세우지 못하게 하거나 맛도 월등하지 않으면 속리산을 찾고 보은을 올 이유가 없다는 것.

능월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보은중학교, 대전 보ㄴ문고등학교 충남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 기술사까지 획득한 유소장은 등산을 무척 좋아한다. 로공사 보은사업소와 함께 안전기원제를 지내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 속리산 문장대를 등반하고 올해 자사직원 및 6공구 협력업체 직원들과 구병산을 등반한 것이 산행의 전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현장 바로 뒤 구병산 단풍의 절경을 매일 눈으로라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요즘의 행복이라면 행복이란다.

인자요산(仁者樂山). 어진 자는 의리에 밝고 산과 같이 중후하여 변하지 않으므로 산을 좋아한다. 굳이 그가 등산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더라도 취재를 위해 사무실에 머문 몇 시간 되지 않는 동안 덤프연대의 파업으로 인해 공사에 차질을 빚는 등 민감한 부분에서도 그가 직원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인자함이 묻어났다.

사실 첫인상은 ‘인자’와 거리가 있었다고 고백한다. 외모만으로는 무척 날카롭게 느껴지는 인상이었다. 러나 취재 내내 버섯찌게를 먹으면서 보여준 인간 ‘유수봉’은 날카롭기 보다 오히려 소탈, 푸근하게 다가왔고 그렇게 취재후기에 적혀있었다.

<나의살던 고향은 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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