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외 오대, 무연고 묘 5년째 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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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외 오대, 무연고 묘 5년째 금초
  • 보은신문
  • 승인 200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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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묘 관리 후 1명의 노환 사망 외에 돌연사 없어
산외면 오대리 주민들이 매년 금초를 실시하고 있는 무연고 묘이다. 김기원이장과 함께 무연고 묘를 찾았다 아무 연고도 없지만 오대리 주민들의 고생이느껴졌다. 추석 전 조상의 묘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금초는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는 미풍양속이다.

그러나 현대화 서양화 추구로 인해 요즘은 아예 금초가 필요없는 납골묘를 하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남의 손에 금초를 맡기는 대행사업이 유행하고 있다.

그래서 금초 때나 겨우 조상의 묘를 찾았던 후손들은 부모의 묘 외에는 할아버지나 증조할아버지 묘는 아예 한 번도 찾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가 하면 이도 저도 하지 않아 조상의 묘가 풀밭으로 자라고 나중에는 나무가 자라 산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무연고 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연고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편리성을 추구하는 요즘 세태에 따라 대행 금초 마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태가 이럴진대 산외면 오대리 주민들은 무연고 묘를 5년간 그것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묘를 한 곳으로 이장해 금초를 해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오대리(이장 김기원) 주민들은 마을 회의를 거쳐 무연고 묘가 방치되어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마을에서 보살펴주자고 합의, 2000년 3월 고 황학봉씨의 묘를 비롯해 총 7기의 묘를 군유림으로 이장한 후 매년 금초를 실시하고 있다.

동네에 지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무식씨가 방향을 잡고 택일을 해서 이장을 한 것이다.

총 3개반이 매년 1개반씩 돌아가며 금초를 한다. 올해는 3반(반장 문재근)에서 했으니까 내년에는 1반(반장 김용운)에서 하고 후년에는 2반(반장 김홍표)에서 하게된다.

금초 때에는 연세가 높다고 해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반원들이 모여 고인의 명복을 빌며 마을의 안녕과 풍년농사도 기원한다.

그 때문인지 5년간 단 한 번도 초상이 없다가 올해 처음 노환으로 돌아가신 어른이 있을 뿐이다.

요즘 암으로 젊은이들도 세상을 등지고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많은데 오대리는 이같은 불상사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그만큼 동네 주민들이 복을 받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옛말에 조상을 잘 모셔야 후손도 잘 된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김기원 이장은 “찾아보면 무연고 묘가 훨씬 많겠지만 동네 어르신들이 기억하고 있는 방치된 묘를 이장해서 관리한 것인데 앞으로도 마을에서 관리하고 있는 무연고 묘는 주민들의 성심 성의껏 관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보 : 유춘자 산외면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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