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미래가 있는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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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미래가 있는 농업
  • 보은신문
  • 승인 2005.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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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왜 애기들이 없고 모두 할머니, 할아버지 뿐이에요?”얼마전 손녀를 데리고 옛 외가가 있었던 시골마을을 갔을 때 손녀가 나에게 한 질문이었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맺어질 때만 해도 농촌인구는 대략 530만명이 넘었었고, 농가소득 역시 도시근로자 소득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또한 농가부채도 평균 750여만원으로 천재지변이 없고 열심히 땀흘려 노력하면 농가부채를 갚고 복지농촌을 이룩할 수 있는 희망이 보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후 10여년이 넘게 지난 지금 농촌의 모습은 어떠한가? 한·칠레 FTA협상이 맺어지고 2004년 WTO에 의한 쌀 협상이 타결됐다. 중국산 사과와 배를 신속 통관시켜주고, 의무수입한 쌀은 수입 당해연도부터 국내시판을 허용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통상 원안대로 수입이 허용된다면 과연 우리 농업 농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중국산 배·사과는 생산비가 낮아 관세를 다 부담하고 수입해도 국내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중국은 한국시장 진출을 겨냥해 우리 배·사과와 맛도 당도도 비슷한 품종을 재배하고 있는 실정이며, 거리도 가까워 그 맛의 변질도 엄청 줄일 수가 있는 지리적으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30여년을 농민과 함께 해 온 저는 우리 농민의 저력을 믿는다. 중국 보따리상들이 고춧가루·참깨·참기름 등을 반입해 순수 국내 재배농가들은 소득기반이 붕괴되어 가고 있고, 절임배추에 이어 완제품 김치까지 우리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다 길러놓은 무·배추가 유통비용도 못 미쳐 그냥 밭에서 갈아엎고 있는 심정이라도 우리 농민은 당장의 이런 어려운 현실에 좌절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6,70년대의 어려운 보릿고개 시절 우리 모두는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농업을 천직으로 여겼고 지금의 풍족한 생활을 이루는 밑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넘쳐나는 식량자원으로 농사짓는 일은 늙어서 하는 하챦은 일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리고 국제적인 여건도 지금의 농민에게 암흑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초심으로 되돌아 가라”라는 말이 있다. 지금 농민들이 그들의 자리에서 손을 놓게 되면 미래의 우리 후손은 식량자원을 수입하게 되고 우리땅의 음식이 어떠한 맛인지도 모르는 불운을 겪게 될지도 모르고 아니 그것도 불운이라는 것 자체도 느끼지 못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농민이라는 고객이 없으면 무의미한 존재이고, 더 나아가 농민이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기관이 가는길이다. 지금 중국 등의 커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먹이감으로 노리고 있다해도 우리만의 경쟁력 및 차별화로 꿋꿋히 이겨 나가야 할 것이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농산물 생산과 생산 이력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하는 판매전략도 중요하며 공동선별하여 공동브랜드화한 농산물을 공동계산하는 단체 등을 결성하는 것 또한 경쟁력을 갖추는데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친환경농업으로 변화되는 소비자의 추세를 발 빠르게 따라가는 것, 지역의 특산물을 개발하여 충분한 홍보와 품질로 소비자에게 신뢰성을 인정받는 전략 등등이 우리 농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말은 쉽게 나오지만 실천에 옴ㄹ기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 여겨지며 농업관련기관과 농민단체 및 소비자단체 등이 한데 어우러져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 농관원 보은출장소도 우리 농가를 위해 농산물 밀수업자, 원산지 위반업자를 가려 사법처리 및 벌칙금을 부과하여 중국으로부터 한푼 관세없이 들여오는 휴대 농산물 반입등을 차단시킬 것입니다.

또한 친환경인증 농가 육성을 위해 많은 홍보와 정보를 제공할 것이고, 포장재 및 공동선별비 등을 지원하여 농가의 부담을 줄이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 대두되고 있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증대로 폭넓은 안전성 검사를 실시할 것이며 다양한 농업통계조사로 국제농업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서울 광화문 외교통상부 앞에서,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민들이 끓어오르는 울분을 토해내는 집회 장면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왜 일손이 열개라도 모자랄 농번기철에 저렇게 나와 있는지,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이런 힘없는 농민을 위해 우리국민 모두는 농업정책들이 관심을 가지고, 정부는 농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라 여겨집니다. 지칠대로 지쳐있는 우리농민에게 우리 농업의 희망과 미래를 심어주기 위해 다같이 힘을 모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희망과 미래가 있는 농업·농촌을 만들어갈 때 농촌을 이어 지킬 후계 젊은 농업인도 생길 것이고, 마을마다 아기 울음소리도 되살아날 것입니다.
/김연구 (농산물품질관리원 보은출장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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