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는 아무나 하는 것인가 - 지방선거일 1년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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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는 아무나 하는 것인가 - 지방선거일 1년을 앞두고
  • 송진선
  • 승인 2005.05.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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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31일이 지방선거일이니까 지방 선거가 앞으로 1년을 앞두고 있다.
민선4기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자천하거나 타천이거나 아니면 출마하지 않겠는가 하는 사람까지 많은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선거일이 가까워 오고 후보자 등록 즈음에 가면 어느 정도 정리되겠지만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너도나도 해볼만한 선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후보예정자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출마를 표명하고, 예비선거전에 뛰어들어 행사장마다 서로 얼굴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벌써부터 선거전이 시작되면 사전선거운동이라는 불법 시비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생업에 최선을 다해야할 주민들이 선거 판에 휩쓸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물론 군수가 되려는 사람이 지역에서 주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접촉하며 주민들의 애로가 무엇이며 보은의 미래를 위해서 어떤 대안을 찾을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후보예정자들은 대부분 각자의 지연과 혈연 그리고 학연 등을 이용하여 자기 사람 만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피선거권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어떤 선출직도 출마할 수 있기 때문에 학력과 능력 그리고 인품과 관계없이 당락이 결정되고, 때로는 객관적인 눈으로 보았을 때 최악의 선택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군수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군민들의 입에서“아무개가 군수에 출마한다는데 너는 군수 출마 안하느냐?”고 할 정도로 권위와 도덕성을 잃은 사람이나 “군수는 아무나 하나”라고 비아냥거리는 말을 듣는 사람마저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 도대체 그런 사람이 군수가 되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다.

하기야 우리 속담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으니 그 자리에 앉혀 놓으면 죽이 되든지, 밥이 되든지 행정이 마비되고 당장 보은이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 주민은 “어차피 희망이 없는 농촌에 어떤 사람이 군수가 되든지 망하기는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한다.

하지만 절망 속에 희망이 있고, 위기에서 오히려 기회가 오기 마련이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위기를 헤쳐갈 수 있는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가 절실한 것이다.

농촌의 위기는 보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농촌이 겪고 있는 문제라고 치부해 버리거나 재정자립도가 10%도 되지 않는 지역에서 군수가 할일이 도대체 뭐가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보은군민과 그 자신을 위해서 제발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

보은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있는가를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면 이 또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보은과 보은군민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깊이 고민하고 그 해답을 얻었다면 다음에는 내가 그들을 이끌어갈 도덕적 리더십이 있는가? 자신을 냉정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보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도덕적 리더십도 없이 지도자가 되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보은을 망치고, 자신을 망치겠다고 결심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보은군수는 종친회장을 뽑는 것도 아니고, 동창회장을 뽑는 것도 아니며 계모임의 대표를 뽑는 것도 아니다.

아니 종친회장도 문중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동창회장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군수는 보은의 미래를 좌우할 매우 중요한 책무를 지닌 사람이다. 보은의 미래를 위해 주민들의 올바른 선택도 중요하지만 군수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과연 자신이 그럴 자격이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면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절차탁마(切磋琢磨)에 더욱 더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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