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마찰 해소 약 1년 맞은 소회 한태수 한화공장장
한화 인천공장의 보은공장으로의 이전을 둘러싸고 공장이전을 반대했던 지역과 한화간의 마찰이 타결된 지 1년이 다 됐다.이는 보은군이 한화 보은공장 증설 허가를 했던 3월29일자를 타결시점으로 볼 때이다.
한화는 이후 공장 증설 공사에 착수해 지금 건축공사 및 내부 공사 등 50%정도 완료했고 라인별 시험 가동을 하고 안전을 확인하는 등 절차를 거쳐 2005년 정상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이 공사가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내북면 주민 및 한화 범대위의 투쟁으로 얻은 결과물로 보은군이 협상해 공장이전시 조건을 이행한다는 계약에 의한 것이다.
그동안 내북면과 가장 큰 조건이었던 사택의 지역내 건립과 면 발전기금 10억원 기증이 이미 완료되었다.
보은군과의 이행조건인 △본사 주소지 이전 △협력업체 유치 협조 △골프장 건설을 위한 태스크포스 팀 구성 △청소년 시설(20억원 상당) 기증 △지역민 우선 채용 △내북면민 요구사항 이행 중 청소년 시설 기증, 내북면민 요구사항 이행 등은 이미 이행되었다.
다만 본사 주소지 이전, 협력업체 유치 협조, 골프장 건설을 위한 태스크포스 팀 구성 등은 아직 결과물로 나타나지 않았다.
협력업체 유치 등은 대상 업체가 이전 부지를 물색해고 있고 본사 주소지 이전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문제는 골프장 건설이다.
이 문제를 짚기 이해 문제타결 시점을 1년으로 해서 지난 19일 한태수 한화보은공장 공장장을 만났다.
담배와 불면증 늘어
한태수 공장장(50)은 보은군과 한화간의 보은군과의 문제해결 전인 2월9일자로 발령을 받았다.
어느 정도 해결기미를 보일 때이지만 지역 주민들이 한화에 대해 갖는 감정이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을 때이고 회사 또한 지역에 대해 갖는 이미지가 우호적이지 않을 때여서 지역과 본사간, 본사와 지역간 대화의 창구역할 및 가교역할을 해야 할 때였다.
보은공장으로 오기 전 대전 중앙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역과 상대할 일이 없었고 오로지 업무에만 전념했었던 한태수 공장장이 보은으로 발령받고 와서 나타나는 현상은 너무 큰 무게로 다가왔던 것이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고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담배를 더 찾게 되었다. 지역상황을 본사에 전달하고 이해시켜야 했고 또 본사의 입장을 지역에 이해시켜야 하는 그야말로 조정자로서 갖는 위치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가닥을 잡고 지역과의 마찰도 해소되고 최종 보은군으로부터 건축허가가 떨어져 이제는 잠을 못이루는 현상은 없어졌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간 정서 차이로 갈등 불러
한태수 공장장은 현재 한화공장이 있는 위치가 모두 도시지역인데 보은군만 유일하게 농촌지역에 위치해 있다며 다른 지역이 도시화, 산업화를 겪고 있지만 보은군은 아직도 농경사회이기 때문에 주민의식도 다르고 이웃과의 관계도 다르다는 것을 인정했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간 문화· 정서 차이로 갈등을 겪은 것이라며 그동안 지역과 공장간 마찰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었다.
특히 한화공장이 지역사회에 문을 개방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았다.
방위산업에다 위험인자인 화약을 취급하기 때문에 근무기강이 곧 안전과 직결되고 자칫 자기피해뿐만 아니라 동료까지도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회사내 안전 유지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미처 외부에 눈을 돌리지 못한 것에 대해 지역에서 하는 비판인 것 같다고 이해했다.
즉 과거 공장 입주시 주민 기대가 컸는데 그게 없으니까 갈등이 생긴 것이라고 이해한 것.
그러면서 이제는 회사에서도 선별적으로 개방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해 보은회나 경제인협의회, 내북면 기관단체장회의 등을 초청해 공장을 소개하고 또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증설 공장의 모습도 보여주며 안전성을 홍보, 이제는 어느 정도 친화력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보은공장 증설 따른 조건이행 아직 진행 중
이번에 보은공정 증설을 허용하면서 주민들이 한화에 거는 기대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골프장 건설이었다.
하지만 한화그룹내 한화국토개발 신규사업 개발 팀에서 보은군내 골프장 건설에 대한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사업성이 없다는 최종결론을 내리고 신규사업 개발 팀이 철수한 상태다.
한태수 공장장은 신규사업 개발 팀이 보은군내 어디든 골프장을 건설해도 된다는 합격통보를 했다면 마음이 좋을텐데 불가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사실은 마음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골프장 건설 타당성 검토시 제일먼저 고려한 교통 접근성, 토지매수 및 건설비, 내장객수, 주변에 골프장이 몇 개이며 또 몇 개가 건설중이고 건설을 위해 검토하고 있는가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했는데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
이번 결과를 놓고 지역에서도 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 3자에게 용역을 맡겨 다시 검토를 해보자고 하면 본사에 건의, 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골프장 건설을 위해 한화국토개발이 검토한 조건 중 교통접근성은 나쁘지 않은 편이고 토지매수 및 건설비도 수용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수익성이없다고 경영적인 판단을 한 것은 레이크힐스 호텔에서 골프장 건설을 위해 몇 년간 토지매수를 추진해도 잘 진행이 되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되었다.
한화에서 골프장 건설을 포기하는데 가장 큰 악영향을 준 것 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의욕과 기대만 갖고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외지든 지역에서든 투자를 하게 하려면 지역에서 희생을 감수하며 토지 매입 가격에 지역 여론이 모아지는 등 밑밥을 잘 놓아야 하는데 이런 조건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은군 같은 상황에서는 희생을 감수한 조건을 제시한다고 해도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이 지역이 나은가, 저 지역이 나은가 수익성을 따져보고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해도 현재 회사가 처한 경영상황에서 해도 되는가하는 경영적 판단에서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이 나오는데 보은군은 이런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은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이같은 밑밥을 제공해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한 번 유치하는 사례를 경험하게 해 주민들에게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는 실천적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사원아파트 늦어도 5월 착공 계획
인천공장 직원 500명 중 350명 가량이 보은공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개인으로 보면 삶의 터전이 바뀌는 것이므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세심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한 공장장은 말했다.
또한 인천공장은 노조가 있고 보은공장은 노조가 없기 때문에 문화차이에 따른 직원간 갈등이 있을 수 있어 서로 친화력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내북면 창리에 건축할 사원 아파트 50세대는 늦어도 5월 착공할 계획이라며 청원군에도 44세대가 있는데 보은에 거주하는 사원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인천공장은 민수용으로 1000억규모의 매출이지만 방위산업용인 보은공장은 500억 규모로
다른 공장에서 수익을 내서 보은공장을 유지시켜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인천공장이 이전하면 1500억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2008년 2000억을 계획, 수지 균형을 맞출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보은공장 120만평 중 개발을 하지 못하는 산지가 70만평, 나머지 50만평을 이용해야 하는데 화약공장 특성상 단층밖에 안되고 건물의 방호벽 설지, 건물과 건물간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법적 조건이 있어 사실상 부지를 활용하는데 제한을 받는다.
그래서 한화그룹내 화약공장 전부를 통합하지는 못하고 아마 향후 여수공장 하나 정도는 이전할 수 있을 것이나 현재 여수공장 위치로 볼 때 개발 차익이 거의 없어 자칫 공장 이전에 따른 비용이 더 들 수도 있어 아마 이전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개인적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사랑의 집짓기, 집수리 봉사, 공부방 사업, 결식아동 돕기, 독거노인 돕기, 장애인 지원사업 등 지역봉사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화는 그동안 그들만의 세계라고 비판을 받았던 빗장을 열고 지역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더 크게 한 발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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