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도 안하고 건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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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도 안하고 건방지다’
  • 곽주희
  • 승인 2005.03.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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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중, 상급생이 하급생 집단 폭행
모 여중 3학년 학생들이 후배들이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배들을 방에 가두고 집단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보은경찰서는 지난 4일 선배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배들을 방에 가둔 채 집단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15)양 등 모 여중학교 3학년 14명을 소환,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모양 등 3학년 14명은 지난 3일 오후 4시30분경 같은 학교 2학년 윤모(14)양 등 후배 15명이 ‘선배를 봐도 인사를 하지 않는 등 건방지다’는 이유로 학교 옆에 있는 친구 신모(15)양 집으로 끌고가 2시간여 동안 방에 가둔 채 집단으로 폭행한 혐의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 간 2학년 학생들은 무릎을 꿇고 반항도 하지 못한 채 3학년 선배들로부터 마구 폭행을 당해 일부는 고막이나 각막이 손상되는 등 상처를 입어 보은읍내 모병원과 청주 모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모양 등이 작년 8월과 12월에도 학교 뒷산 등에서 수시로 폭력을 휘둘렀다는 피해학생들의 말에 따라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피해학생들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학교 3층 화장실로 집합하라는 지시를 내려 집합했으나 2층에 교무실이 있어 선생님한테 들킬 것을 염려한 나머지, 학교 인근 친구 집으로 데려가 집단 폭행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는 것.

피해 학생들은 “언니들이 폭행을 일삼는 것은 일상 생활이고 전교생을 상대로 금품갈취를 하고 있으며, 생일이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는 상납을 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등 어른 조폭 저리가라”라며 “선생님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단지 언니들을 야단치는 수준에서 그쳐 아무도 믿을 수 없어 애들하고 상의해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피해학생 학부모들은 해마다 대물림 집단 폭력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학교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노, 지난 5일 오전 보은교육청을 항의 방문, 교육장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 달라고 주문했으며, 지난 7∼8일 학교측과 가해학생 학부모들과 만나 병원비 전액 보상,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확약을 받는 등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피해학생들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대부분 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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