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누구의 잘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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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누구의 잘못인가?
  • 곽주희
  • 승인 2005.03.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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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보은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각종 언론매체에 보은군이 대서특필됐다.

보은읍내 모 여중에서 학생들이 집단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 4일 교육부와 경찰청에서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을 운영한다는 담화문을 발표한 것과 맞물려 전국적으로 보은군을 크게 홍보(?)하게 됐다.

3학년 상급생들은 2학년 하급생들이 선배를 봐도 인사를 하지 않는 등 건방지다는 이유에서 집단폭행을 했다는 것에 지역주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것도 학교에서는 교사에게 들킬까봐 친구네 집으로 데리고 가 무릎을 꿇린 채 2시간 동안 방에 가두고 주먹과 발로 인정사정 없이 폭행을 가했다.

폭행을 당한 학생들 중에는 고막이나 각막 손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단순한 학교폭력으로 말하기에는 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폭행이 끝나고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들이 귀가하기 위해 읍내로 이동하던 중 또다시 선배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일 같은 시간에 다시 집합하라는 지시에 피해 학생들이 용기를 내서 경찰서에 신고해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게 된 것이라고 하니 재삼 놀라게 된다.

피해학생 학부모들도 분한 마음을 삭이지 못하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학부모들은 사건당일 일부 교사가 이같은 폭력행위가 일어날 것을 감지하고도 무책임하게 그냥 퇴근을 했고, 전에도 교내에서 대물림으로 후배 구타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교측에서도 학생들의 이번 폭력 건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고 일부 학부모는 핀잔까지 들었다고 한다.

더욱이 해당학교에는 24명의 교사가 근무하고 있으나 이중 교사 3명을 제외하고 21명이 청주와 대전 등 외지에 거주, 야간에는 학교 폭력이 일어나도 연락이 닿지 않는 등 학생들의 지도 관리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중학생들의 집단 폭행 사건을 보고 지역 주민들은 교사들이 외지에서 다니니까 방과 후 교외생활지도는 이뤄질 수 없는 형편이고 방과후 지도의 허점을 여시ㅎ히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출퇴근에 바빠 좀더 세밀하게 아이들을 관찰할 수 있는 시간적 여력도 없다며 외지 출퇴근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다행히도 지역의 선후배, 직장 동료인 가해 및 피해학생 학부모들이 만나 모든 병원비 지불, 재발 방지 확약 등으로 합의를 하고 대부분의 피해 학생들이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등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 가고 있다.

그러나 학교 폭력이 일어날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중학교까지 그리고 대물림된다는 것을 보면 어른들의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

보은읍의 경우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대부분이 그대로 중학교에 진학하기 때문에 한 번 찍히면 영원히 찍히는 것이 되어 전학을 가지 않는 한 그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매도 때려 본 사람이 때리고 맞아 본 사람이 그대로 후배나 동생들에게 앙갚음을 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어린 철부지 학생들을 잘못이라고 탓하기 보다 인성교육에 소홀한 학교와 가정, 청소년들의 건전한 문화 육성에 등한시 한 지역사회 모두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다시는 이같은 학교폭력이 보은지역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사회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군민 모두가 내 자녀, 우리 지역의 일이라는 한마음으로 청소년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제거해 나가야 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 학생들이 학교폭력이나 불량서클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안전하면서도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것이 지역사회의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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