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사는 외속 구인 이계규·이석순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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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사는 외속 구인 이계규·이석순씨 부부
  • 곽주희
  • 승인 2005.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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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츄니아 꽃 만발 소득 2천만원 기대
꽃을 키우며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는 부부가 있어 주위에 부러움을 사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외속리면 구인리 이계규(55)·이석순(51)씨 부부.

이들 부부는 한겨울의 찬바람을 이겨내고 송이송이 붉거나 노랗게 형형색색으로 물든 꽃들을 바라보며 즐거워하고 꽃향기에 취해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25살에 내 땅이라고는 500평 정도의 논 밖에 없는 가난한 집안으로 시집와서 먹고살기 위해 남의 땅도 부치고 내땅인 500평의 하우스 안에 오이, 봄배추, 꽈리고추, 열무 등 채소를 재배하고 한 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장날마다 채소를 가지고 나가 소매 장사를 하면서도 재미를 보지 못하는등 2002년도까지 채소장사만 30년 하면서 외길 인생을 살아온 이석순씨에게는 더욱 더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씨는 서울에서 하우스 꽃 재배를 하는 시누이가 소득이 높을 것이라며 재배를 권유해 2002년 10월 농가에서 하지 않는 꽃 재배를 하기로 마음먹고 시작, 시누이 남편이 내려와서 꽃묘 이식 및 거름, 물주기, 하우스 환경 조건 등 재배기술도 가르쳐 줬지만 경험 부족으로 첫 해에는 30% 이상 얼어죽었다.

또 유지비가 많이 드는 기름 대신 난방은 연탄으로 했는데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가스 피해도 나타났다.

설상가상이라고 지난해에는 하늘도 무심한 탓인지 100년만의 폭설로 인해 하우스는 폭삭 주저앉고 꽃들도 전부 못쓰게 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처럼 실의에 빠져 있는 이씨에게 이웃 농가에서 하우스를 철거해주고 면내 기관 및 단체에서 꽃을 사주어 그나마 인건비 정도는 건질 수 있었다.

2003년과 2004년 피해를 딛고 재기의 꿈을 키워 성공해야만 된다는 신념으로 이씨는 오뚝이처럼 300평의 하우스를 다시 신축했고, 페츄니아, 팬지, 쥬리안, 시네나리아, 데이지, 프리뮬러 등 서양화 품종을 선정, 온갖 정성을 다해 키워 이제는 3만개의 포트에서 아름다운 꽃들이 활짝피어 그 향기가 온 마을에 가득하다.

10월말 꽃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 포트에 이식하고 이를 화분에 옮겨 심어 꽃을 피워 3월이면 모두 출하해 2개월의 노력으로 보자면 매우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그동안 이것 저것 다 해도 크게 돈도 못벌고 힘만 들었던 것에 비하면 꽃 재배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수백 번도 더 든다고 이씨는 말하고 있다.

특히 구인리 심부름꾼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우직 이장의 도움으로 인터넷을 통해 꽃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서울 꽃 도매상에 납품도 하며 보은 시장에서 소매도 하는 이석순씨는 “이번 재배로 2000만원의 소득은 나오지 않겠냐”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어린 꽃묘를 키우던 하우스에서 기르고 있는 고추씨 25봉지 분량의 고추묘와 토마토, 가지 묘도 재배해 시중에 팔고 꽃 출하가 끝난 하우스에는 못자리가 들어가고 모내기를 하고나면 다시 채소를 갈고 채소를 팔고 난 다음 다시 꽃을 재배하는 등 1년내내 이씨의 하우스는 노는 날이 없다.

앞으로 면적을 확대, 분화 및 화단용 화훼를 대량생산해 군내 화단조성용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으며, 평생을 아름다운 꽃을 보며 살고 싶다고 말하는 이씨는 남편 이계규씨와의 사이에 1남 4녀를 두고 있다.

한편 농업기술센터는 이씨 농가를 돕기 위해 올해 시설 화훼 에너지 절감 시범포로 선정, 12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이중부직포, 화목보일러, 중앙집권식 보온터널 등의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도와 에너지 절감과 생산비 절감으로 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토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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