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달 북실전투 기림굿 "영령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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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달 북실전투 기림굿 "영령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 송진선
  • 승인 2005.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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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년전 갑오동학농민혁명 북실전투에서 최후를 맞은 농민전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기림굿이 집단매장지로 알려진 보은읍 종곡리 가마실에서 열렸다.

지난 22일 삶결두레 아사달 주관으로 개최한 기림 굿에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남 곡성에서도 참석해 동학 농민혁명의 뜻을 되새기며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특히 이날 기림굿에는 할머니 시인으로 더 잘 알려진 이흥섭 시인이 동학 혁명 희생자들에게 고하는 시문을 적어와 낭독, 찬서리, 눈보라치는 겨울날 집단 매장되는 등 구천을 떠도는 원혼들의 넋을 달래줬다.

해월 최시형 선생의 말씀대로 재물은 청수하나만으로도 족하다고 했지만 우리의 생명인 쌀과 청수(淸水), 막걸리로 조촐한 상차림이었지만 참석자들은 숙연하게 사람이 하늘이니, 내몸이 곧 하늘이므로 내 몸에 모셔져 있는 하늘님께 고하고 막걸리고 음복을 한 후 풍물로 가마실 골을 울렸다.

다음은 이흥섭 할머니 시인이 쓴 추도문이다.

- 갑오동학농민혁명군 가마실에서 최후를 맞다

가마실 동학 혁명군
마지막 잎새로 전사한 곳 111주년 만에 북실전투지에서 기림 굿이 열린다니 농민의 감정 솟구쳐 박동이 뜁니다.
전설만이 남아있던 골짜기여 혁명군의 불은 피어 당신들의 보혈이 이 북실 가마실 골짜기에 큰 역사로 살아 숨쉬리라.
이 골짝 저 골짝 뿌린 붉은 피는 진달래 고운 물감으로 꽃 물 쓰고
여름이면 푸르름으로, 가을이면 황금 물결 겨울이면 설화가 만발하는 사계절 색색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자연 속에 고귀한 영령들이여!수 천, 수 만 후예들의 가슴속에 길이길이 남아 숨쉬리라
아름다운 꿈속에서 고이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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