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삶결두레 아사달 주관으로 개최한 기림 굿에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남 곡성에서도 참석해 동학 농민혁명의 뜻을 되새기며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특히 이날 기림굿에는 할머니 시인으로 더 잘 알려진 이흥섭 시인이 동학 혁명 희생자들에게 고하는 시문을 적어와 낭독, 찬서리, 눈보라치는 겨울날 집단 매장되는 등 구천을 떠도는 원혼들의 넋을 달래줬다.
해월 최시형 선생의 말씀대로 재물은 청수하나만으로도 족하다고 했지만 우리의 생명인 쌀과 청수(淸水), 막걸리로 조촐한 상차림이었지만 참석자들은 숙연하게 사람이 하늘이니, 내몸이 곧 하늘이므로 내 몸에 모셔져 있는 하늘님께 고하고 막걸리고 음복을 한 후 풍물로 가마실 골을 울렸다.
다음은 이흥섭 할머니 시인이 쓴 추도문이다.
- 갑오동학농민혁명군 가마실에서 최후를 맞다
가마실 동학 혁명군
마지막 잎새로 전사한 곳 111주년 만에 북실전투지에서 기림 굿이 열린다니 농민의 감정 솟구쳐 박동이 뜁니다.
전설만이 남아있던 골짜기여 혁명군의 불은 피어 당신들의 보혈이 이 북실 가마실 골짜기에 큰 역사로 살아 숨쉬리라.
이 골짝 저 골짝 뿌린 붉은 피는 진달래 고운 물감으로 꽃 물 쓰고
여름이면 푸르름으로, 가을이면 황금 물결 겨울이면 설화가 만발하는 사계절 색색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자연 속에 고귀한 영령들이여!수 천, 수 만 후예들의 가슴속에 길이길이 남아 숨쉬리라
아름다운 꿈속에서 고이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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