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지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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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지팡이
  • 보은신문
  • 승인 2004.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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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고령이 되면 황량한 들처럼 허전하고 쓸쓸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심신의 허약함에 따라 기동력이 약해지고 활보하던 다리마저 허약해지면서 무엇인가 의지하고 싶은 것이 지팡이다.

언제부터인가 부모의 지팡이는 자식이 만들어드리는 것이 아니라고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온 것이 현실이다.

이런 중에도 친구들의 건강을 생각하고 지팡이 30개를 만들어 친구의 손에 들려주는 고마운 사람이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주인공은 산외면 신정리 서재원씨. 다같은 노령이지만 험준한 산속에서 재료를 채취해 말리고 깎고 다듬어 한 개의 지팡이를 만드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중량이 무거울까봐 이를 염려해 야무지고 가벼운 피나무만을 수집했고 손잡이는 자신이 정성들여 수십년 가꿔기른 주목 또는 대추나무를 이용해 조화를 이뤘으니그 누가 보아도 걸작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해주는 지팡이를 받아 든 친구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감탄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사례를 하려고 해도 천부당 만부당이라며 사양하고 여생을 우정으로 간직하자고 말하는 순박한 인정.

요즘같은 각박한 인심속에서 훈훈한 인정을 베푸는 그 정성이 싸늘한 세상속에 깊이 뿌리내리기를 바란다.
강직한 성격, 섬세한 솜씨, 저무는 황혼따라 쇠하지 말고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며 미담을 소개한다.
/권 영 관(6·25참전유공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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