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프다 못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화가 치밀어 오는 것을 참을 길이 없었다. 어찌하여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가? 참으로 안타깝고 통탄할 일이 아닌가? 농민단체와 농협이 힘을 합치고 똘똘 뭉쳐서 대 정부 투쟁을 해도 시원찮을 이 시점에 비림이 자루 찢는 모습이 아닌가?
나는 4-H시절부터 지금까지 농민운동을 해오면서 마로 농협 조합장 6년을 봉직한 것이 가장 자랑스럽고 보람이 있었다는 긍지를 갖고 생활하면서 꿈을 키워왔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꼴인가? 내가 속해 있는 농민단체가 조합장은 ○○놈이다라고 소리쳐 외치지 않는가? 농민 단체 중에서도 농업경영인이 주도적인데 초대회장인 나는 어쩌란 말인가?
농협 재직 당시의 고생했든 일들이 영화의 필름처럼 머리에 스쳐간다. 군사 정부가 무소불위의 칼을 휘둘렀던 81년 전국에서 최연소(당시 31세)의 조합장에 당선되었으나 야당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임명을 받지 못해 울부짖던 처절한 내 모습.
84년 또 다시 당선 되어 농협과 농민을 위하여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모른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지역에 낙농단지를 육성하고자 온 힘을 기울이다 보니 젖소에 미친 사람이란 소리를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는 소리쳐 외치고 싶다. 지금의 농협 임직원이여 !
여러분의 선배이자 농협 인들은 초창기 무보수 또는 박봉으로 고생하면서 지금의 농협을 일구어 놓았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또한 농민단체와 조합원은 머리가 터지고 코피가 나는 한이 있더라도 내부에서 해결점을 찾고 이다음 보은 사거리에서는 농협과 농민단체가 한 덩어리가 되어 대 정부를 향해서 투쟁하면서 농민의 몫을 찾고 권익을 찾는 시위가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
/이 향 래(전 마로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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