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북면 오동리 이은근씨 가계부 기록, 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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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북면 오동리 이은근씨 가계부 기록, 우수상 수상
  • 곽주희
  • 승인 200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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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기와 컴퓨터 사준 자식들도 가계부 쓰는 일 한 몫
무학(無學)의 칠순 노인이 농가용 가계부 기록 전국평가에서 우수상을 차지, 전국에서 가계부를 가장 잘 쓰는 농촌주부로 뽑혀 화제가 되고 있다.

보은군 회북면 오동리 이은근(여, 71)씨는 농촌진흥청에서 2003년도에 보급·지도한 농가용 가계부 기록 평가에서 경진에 공모된 26권의 가계부를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돼 농촌진흥청장상과 50만원의 시상금을 수상받게 됐다.

이씨는 전국을 대상으로 공모한 이번 평가에서 기록의 지속성, 예결산, 정확성, 계획성 등 모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청주 봉명동에서 태어나 학교 공부를 하지 못한 이씨는 지난 51년도 회북면 오동리 윤규훈(73)씨와 결혼, 부녀회장(25년), 생활개선회 임원(15년), 가족계획요원(10년)으로 활동했으며, 회인농협 주부대학을 91년 1기로 마쳤다.

가계부 수상만도 농촌진흥청장외 3회, 향토요리대회와 주부솜씨자랑대회 요리부문 입상, 충북 장한여성 대상, 저축상을 수상한 이씨는 가계부 기록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자식들(2남2녀)에게 모든 공을 돌린다고 했다.

글을 잘 모르면서 가계부를 쓰던 33년전 이씨는 자식들의 도움으로 한글을 깨우치고 그 후 주판 및 계산기는 물론 컴퓨터를 사다주며 사용법까지 가르쳐 주는 등 컴퓨터를 이용해 가계부를 쓰도록 뒷받침해 준 자식들의 덕이 컸다고 회고했다.

지난 66년부터 뽕나무를 2200평에 심어 연 15장의 누에를 사육하는 이씨는 남편 윤씨와 함께 아직도 7000평의 논과 밭을 지경하고 있으며 2남2녀를 모두 출가시켰다.

이씨는 “가계부 덕분에 목돈을 마련해 앞으로 사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남은 여생은 꽃을 키우고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이씨는 “30년 넘게 가계부 쓰는 습관을 갖다 보니 잠자리에 들기 전 빼놓을 수 없는 일과가 됐다” 며 “가계부를 쓰면 매일 일과가 기록으로 남고 쓸데없는 지출도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고 돈은 쓰기보다는 쓰기 전에 저축하는 습관을 어려서부터 길러주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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