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애창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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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애창곡
  • 보은신문
  • 승인 2004.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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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나이가 불혹을 훨씬 지나 환갑을 내일 모레로 바라보고 있다. 그 옛날 학창시절 아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가기 전 백수시절, 밤 낮 없이 고향 뒷동산에 올라 가수의 꿈을 꾸고 고성방가를 하며 지내던 한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이 친구는 나보다도 한 단계 위로 놀던 친구다. 우리 충청도 말 표현으로 촌구석을 찾아다니며 가요 콩쿠르 대회를 열어 양은솥 단지 등 부상을 걸고 노래 희망자로부터 소정의 출연료를 받으며, 그때 이미 연예 흥행사업을 하였다. 자기 자신 또한 유명가수라고는 못하고 모 지방 방송국 전속가수라고 허세하며 한 곡조 뽑고 들러리들의 앙코르 신청을 받으며 인기를 독차지한 모양이다.

그러면 또래의 촌 아가씨들 마음 설레며 친구의 데이트 신청을 무조건 OK라고 하였다던가?
그러던 이 친구가 얼마 전 추억의 애창곡이라고 학창시절 교복과 교모 차림의 사진을 넣어 회갑기념 가요앨범을 만들어 그것도 레이저디스크를 만들어 보내왔다.

그래서 내가 고향 보은에서 곧 개최하는 속리가요제에 출연해 보라고 권유했더니 이 친구의 답변이 재미있다.

자기는 이미 앨범을 3집 째 출간했고 연예인 등록도 되어있는 기성가수라나. 나 참, 그런데 이 친구의 노래는 전부 이미 유명가수가 불러 히트한 울고 넘는 박달재, 사나이 눈물 등 트로트 가요를 반주만 넣고 자기가 다시 부른 것이란다.

그래도 녹음은 국내 유명 작곡가인 안지행 Studio에서 녹음을 하여 CD로 판을 내고, 이러다 혹시 저작권 협회에서 도용했다고 고발하여 이 친구 입건 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나는 이 친구에게 집에 CD Player가 없어서 아직 친구 노래를 못 들어봐 미안하다고 하니까 그저께 동창회 모임에서는 특별 편집한 카세트 녹음 테이프를 또 건네주는 것이었다. 마침 어제 직장을 조퇴하고 집 식구와 퇴촌에 있는 주말농장을 가면서 승용차 안에서 이 친구의 노래를 들어보았다. 그리고 식구들에게 노래실력을 물어 보았더니 동승한 집 식구와 처형이 친구의 노래실력이 ‘오빠 짱’이라고 좋아한다.

농장과 집을 오고가는 3시간 길을 이 친구의 노래를 들으며 지루하지 않게 다녀왔다. 내 평가로는 노래방 점수 95점 이상은 되는 것 같다.

음색이 좋아 자기 노래를 갖고 호흡과 음정만 잘 맞춰 노래하면 좋은 가수가 될 것도 같다. 우리 고향에서 배출한 60대의 늦깎이 가수.

그는 외속리면 장안이 고향이고 안동 권씨에 홍식이라는 이름의 친구다. 더구나 이 친구는 오랜 시간 심장질환의 투병생활을 의지로 극복하고 지금은 서울 강남의 유명건물 관리팀장으로 근무하며 틈틈이 가요를 부르고 녹음하는 것을 취미 생활로 사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내 주변에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에 나 자신 행복하며 보은신문 독자 여러분도 저와 같이 이 친구 용기에 격려 박수를 보내주면 고맙겠다.
/이준표(보은 장속, 재경보은군민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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