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보은사랑 모임 돌탑에 고향사랑 실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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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보은사랑 모임 돌탑에 고향사랑 실은 사연
  • 송진선
  • 승인 2004.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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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판리 도로변 … 속리산 찾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제공
“저것은 꼭 옛날 밤을 밝히기 위해 켜둔 호롱 모양이다”
 그냥 나무가 서 있는 산 끝자락 도로와 맞닿은 곳에 하나, 둘 돌탑이 쌓여졌다.
 맘먹고 돌탑을 쌓자고 나선 사람들이 가족들의 건강을 빌고, 자녀들 공부 잘하고, 부모님 만수무강을 빌며 돌 하나하나를 척척 얹었다.
 돌탑 쌓는데 무슨 기술이 필요할까. 그냥 쌓는 것이라고 작은 돌, 큰 돌, 중간 돌 등 돌이라고 생긴 것은 다 얹었다.
 정교하지는 않았지만 순수한 마음을 담아 쌓여진 돌탑은 아침 10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5시30분까지 하루를 투자해 3개를 완성했다.
 첫 작품치고는 그런대로 모양이 나왔고 모두의 마음이 담겨져 있어 성취감이 컸다.
 모두들 다음에는 더 잘 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졌고 자기 자신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아마 이곳을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도 그 탑 주변으로 자신들만의 성을 구축하듯이 탑을 쌓을 것이고 그렇게 한 두 개로 시작된 것이 돌탑이 무더기를 이뤄 돌탑 명소가 되는 것이다.
 4월25일 내속리면 중판리 누청-신정간 도로에 돌탑을 쌓은 대전 보은사랑회(회장 이동표, 51, 전문 건설업)도 이를 기대하며 돌탑쌓기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누청-신정간 도로가 뚫리면 앞으로는 중판리 길이 속리산 관문이 될 것이라는 보은사랑 모임 회원 윤종준(내속리면 중판리 산채순대 운영)씨가 돌탑을 쌓을 부지를 선정했다.
 지난해 결성된 대전 보은사랑모임은 보은중학교 19회부터 34회까지 마음맞는 사람 25명이 모인 친목모임이다.
 이들은 첫 사업으로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돌탑을 생각해냈고 돌탑을 쌓기 위해 화양동 등 3군데나 견학을 다녀올 정도였다.
 전문가가 없으니 여러 곳에서 본 것을 기억하고 어떻게 하면 될 것 같다는 느낌만으로 2개 팀으로 나뉘어 돌탑을 쌓았다.
 잘 쌓았다 싶었는데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던 한 쪽 돌탑이 무너졌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회원들은 고사를 지내지 않아서 산신이 노하신 것 같다며 막걸리 대신 소주로 돼지 머리 대신 맥주 안주로 가져온 오징어포로 잔을 부었다.
 이렇게 다시 시작한 돌탑이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추고 있는 사이 거의 완성 단계에 있던 다른 돌탑 마저 무너졌다.
 점심도 걸렀고 오락가락하던 비까지 맞아가면서 돌탑 쌓기에 여념이 없었던 회원들은 허탈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새로 돌탑을 쌓았다. 돌탑 쌓는 중에 무너진 것을 오히려 다행스럽게 여긴 회원들은 돌탑 쌓는 요령을 터득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당초 것보다는 작게 시작해 기초를 다지고 또다시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정성을 다했다.
그렇게 탄생한 돌탑 3개가 서있는 부지는 내속리면 중판리 김태수씨가 출향인들이 고향을 위해 좋은 일 한다고 선 듯 사용을 허락해서 이뤄졌다.
 이날 대전 보은사랑모임을 격려하기 위해 이동락 관광협의회장과 박철웅 속리산 음식업 조합장, 황교연 본사 명예기자도 찾아 회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동표 회장은 “우리 모임을 시작으로 다른 출향인들도 이같은 사업을 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데 만족하고 있다”며 “8월경 또 와서 돌탑을 쌓고 연산홍도 심어 돌탑 공원이 될 수 있도록 가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족까지 동반해 고향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돌탑을 쌓은 보은사랑 모임회는 회장 이동표(보은중 19회), 부회장 송근수(21회, 세무사), 총무는 박상규(22회, 보성출판 대표)씨가 맡고 있다.
 그 외에 보은중학교 기수별로 19회는 김진원, 김명호, 양태수, 최민규씨, 20회 이봉식, 최태식씨, 22회 이광훈, 백상권, 인순억, 윤종준씨, 23회 김태수, 김재환, 조윤래씨, 27회 최우하, 김영하씨, 28회 정진항, 신의식씨 33회 김창식, 이동제, 박봉희, 김홍봉씨, 34회 김홍걸씨가 회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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