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함정단속 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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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함정단속 要주의
  • 보은신문
  • 승인 2004.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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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발언대
교통경찰관의 교활한 단속 방법

날이 갈수록 교통단속의 방법이 교활해진다. 네거리 모퉁이나 급커브 길, 또는 가로수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통단속 경찰관이 고개를 삐죽이 내밀고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운전자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단속을 하는 것이 아니고 무전기로 차의 진행방향에 미리 대기하고 있는 동료 경찰관에게 연락을 한다.

앞에서 연락을 받은 단속 경찰관이 차를 세우고 “안전벨트 미착용 하셨습니다. 면허증 제시해 주십시오.” 하는 경찰관의 인상이 흡사 인정머리 없는 저승사자의 싸늘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며칠 전 보은읍 사거리 근처에서 차에 시동을 걸고 왼손으로 안전벨트를 하며 오른손으로는 기어를 넣고 막 출발하려는데, 건물모퉁이에서 몰래 지켜보던 교통경찰관이 어디론가 무전교신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 지나쳐 약 100여m 진행을 하던 중, 또 다른 교통경찰 3명이 차를 세우고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면허증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함정단속이라고 강력히 항의하였더니, 지구대에 무전연락을 하고 약 1∼2분이 경과하니 지구대소속 경찰관 2명이 순찰차를 타고 도착했다.

면허증을 제시한뒤 잠시 볼일을 보고 지구대 사무실을 찾았다. 지구대 소속 경찰관의 해명인즉, “우리 경찰에서는 -함정단속- 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단지 주민의 편의를 위한 수사기법상 그러한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이해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설명을 하였다.

대전에 사는 후배는 속리산 방향으로 주행하던 중, 앞차가 서행을 하기에 추월을 하면서 힐끗 쳐다보니 운전자가 이쑤시개로 이빨을 쑤시며 운전을 하더란다.

얼마쯤 가다보니 파출소가 나오고 바리케이드 앞에서 경찰이 무전기를 들고 교신을하며 차를 세웠다. 교통위반을 하였다며 면허증제시를 요구했고, 뒤이어 좀 전에 이빨을 쑤시며 운전을 하던 사람이 차에서 내렸는데 그 사람이 바로 이 파출소의 직원이었다.

자기차를 추월하는 것을 목격하고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무전으로 연락을 하여 차를 세우게 했던 것이다. 이러한 교통단속 기법이 과연 주민편의를 위한 수사상의 기법이란 변명으로 치부될 수 있단 말인가?
일반적인 상식으론 시내에서는 현장에서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외곽지역에서는 단속장소 전방 일정거리에 교통단속 표지판을 설치하고 안전운전을 유도하며, 이후 위반사항이 적발될시 교통위반 스티커를 발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요즈음엔 단속을 위한 단속차원에서 교묘한 방법을 개발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단속기법이 단속경찰관의 개인적인 아이디어인지? 아니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고 단속에 임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만약 후자에 속하는 경우라면 민생을 담보로 한 경찰행정의 무분별한 처사가 아닐런지,,,

민생치안 발생시에도 과연 이렇게 일사불란하고 신속,정확하게 처리되고 있는지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교통단속의 방법이 이렇듯 뻔뻔함에도, 단속하는 경찰인지 의경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무표정한 얼굴이 철면피해보이는 것은 각박한 사회의 인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선거정국으로 인한 민심의 흉흉함, 경기침체로 인한 서민들의 주름살, 예년 같으면 벚꽃이 개화하는 이맘때쯤이면 관광객들이 서서히 들어오는 계절이건만, 속리산 대형주차장에는 한 두대의 관광버스만이 덩그라니 주차되어있는 모습이 어쩐지 을씨년스러움마저 느껴지는 게 우리지역의 현실이다.

그나마 우리지역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교활한 방법의 교통단속에 적발되어 스티커를 발부 받고, 두 번 다시 찾아올 곳이 못된다는 투덜거림을 듣지 않도록 배려함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작은 도움이 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최석주 (내속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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