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투·개표장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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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투·개표장 이모저모
  • 송진선
  • 승인 2004.04.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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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을 보여준 날 하늘에는 무지개가 뜨고
마른 하늘의 무지개
정치개혁 열망 민심에 대한 하늘의 보답?
투표일 아침 일찍 마른하늘에 무지개가 뜬 것은 열린우리당이 1당이 될 것이라는 하늘의 징조였을까?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군내 곳곳에서 무지개를 보았느냐며 확인하는 전화가 많았고 이를 디지털 카메라 등에 담은 주민도 있었다.
무지개는 비가 그친 뒤 물방울이 많은 대기에 햇빛이 비칠 때 나타나는데 이날은 비가 그친 뒤도 아니다. 다만 이른 아침이었기 때문에 대기에 습기가 남아있었을 수는 있다.
주민들은 이날 뜬 무지개를 두고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민심에 대한 하늘의 예언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할 정도로 크게 의미를 부여했다.

최고령자 정기술 할아버지
소증한 한 표 행사
1906년 1월11일 생으로 실제나이로 군내 최고령자인 내속리면 사내리의 정기술 옹은 가족들을 동반하지 않은 채 혼자 투표소에 나와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4대가 함께 사는 가정으로 지금은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복조리를 매는 할아버지로도 유명하다.
정기술 옹은 매 번 선거 때마다 오전 10시경 투표를 하는데 이번 선거는 마음이 조급했는지 9시 30분경 투표를 했다.
걷는데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정기술 옹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을 할 사람에게 표를 줬지”라며 이번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들이 당리당략이 아닌 민생을 먼저 챙길 것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표에 실었다.

내북 성암 안식원 요양 노인
주민등록 안돼 있어 되돌아가
내북면 성암리 노인 요양원인 성암안식원 노인들도 이날 귀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오전 11시경 안식원 민석기(66)원장과 함께 입소 노인 6명이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소가 마련된 내북면사무소를 찾았다.그러나 이중 여송죽(83) 할머니 등 2명의 주소가 보은군으로 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알고 아쉽게 투표소까지 갔다가 되돌아가야 했다.

여송죽 할머니는 앞으로 내가 투표를 몇 번 더 할지는 몰라도 본의 아니게 투표를 못했다며 보은에서 요양 중이니까 당연히 보은군으로 주소가 되어있는 줄 알았는데 서울로 되어있어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투표 하고 못자리 설치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농민들은 투표소 문을 열자마자 일찌감치 투표를 마치고 바쁘게 일손을 움직였다. 아직 못자리를 설치하지 않은 농가는 준비한 상토를 모판에 담고 볍씨를 뿌려 못자리를 설치하는가 하면 곧 이식할 고추밭을 만들고, 봄배추를 밭에 정식하는 등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자외선까지 강해 아무리 모자로 얼굴을 감추고 장갑으로 손을 감춘다 해도 봄볕에 얼굴을 까맣게 그을렸다. 이날 후보자들의 속도 타들어 갔을 것이다.

수정초교 대추차 제공
본교와 법주분교, 삼가분교까지 투표소로 내준 수정초등학교는 대추차까지 제공해 주민들로부터 고마움을 샀다. 수정초등학교는 하루동안 대추차를 달여 대추차 본래의 진한 맛을 우려내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에게 훈훈함을 줬다.

조철호 교장은 학부모가 아니면 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없는데 투표때문이지만 학교를 방문한 주민들에게 차도 대접하고 학교도 홍보하고 얼마나 좋으냐며 투표를 하러 온 주민들에게 손수 차대접을 했다.

조철호 교장은 “시간이 허락되시면 학교 내외를 둘러보며 학교의 변해가는모습을 보시고 좋은 의견을 주시면 전국 제일의 수정학교를 만드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학교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등이 소개된 속리산 수정초등학교 방문을 환영합니다 라는 홍보물을 주민들에게 배부, 고장학교 사랑정신을 심어줬다.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
내속리면 하판리 정연준(35)씨는 부인 최명이(35)씨, 어머니, 보람(8살), 진교(5살) 민교(2살)와 함께 투표소가 설치된 법주분교를 찾았다. 보람이는 어른들이 투표를 하는 동안 동생들을 보살피며 놀았다.

중·고등학생 투표 도우미로 한 몫
중고등학생들은 투표 도우미 역할을 하며 17대 총선의 차질없는 진행에 한 몫했다.

보은중, 보은여중, 원남중, 회인중, 내북중, 속리중학교와 보은고, 보은여고, 보은 자영고, 보은 정보고 등 총 10개 학교 94명의 학생들이 해당 학교가 소재한 지역의 각 투표소에 배치돼 투표소 안내 및 노인들을 투표소까지 안내해는 등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치인하면 싸우는 사람이라며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은 미래 유권자인 학생들은 이번 선거로 진자 국민을 위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표 참관인으로 나선 파란 눈의 외국인들
보은군청 별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장은 파란 눈의 미국인들도 투·개표를 참관했다. 국제로타리 3740지구(충북지구)의 초청으로 한달간 충북을 방문 중인 GSE 국제 문화 교류단 단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넨시 팔머씨(여, 66) 등 5명은 읍사무소를 방문해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모습과 개표상황을 관람하며 선거문화를 간접 체험했다.
이번 투·개표관람은 미국 선관위에서 일을 한 넨시 팔머 캘리포니아주 시에라 대학 교수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장성기씨 통역사로 활약
벽안의 미국인들에게 보은군의 구석구석을 관람하는 외국인들에게 이것저것 설명하는 통역사가 바로 외속리면 서원리의 장성기씨였다. 작고하신 장진권씨와 김현분(60, 외속상회 운영)씨의 5녀1남 중 다섯째인 장성기씨는 속리초등학교에서 투표까지 마치고 보은군 로타리클럽 회원들과 함께 이들에게 선씨가옥 등 군내 이곳저곳을 소개했다.

현재 청주에서 학습지 교사로 일하는 장성기씨는 속리초교와 보덕중, 보은여중 보은여고를 나와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심이 커 영어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번 미국인들에게 손색없는 통역으로 보은군을 잘 알리는 사절단으로서 활약이 돋보였다고 함께 한 로타리안들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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