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시대 유적과 국민체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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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 시대 유적과 국민체육센터
  • 보은신문
  • 승인 200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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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규 인(삼년산향토사연구회장)
지난 1월말 국민체육센터 부지로 결정되었던 장신리 국도유지건설사무소옆 산에서 청동기 시대 유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발견은 일정 규모이상의 토목공사를 하기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인 매장문화재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시굴조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군민들에게도 많은 놀라움과 호기심을 제공하였다.
 
일반적으로 청동기 시대는 기원전 10세기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학계의 통서이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기 시대 유적의 정확한 연대와 학술적 가치는 추후 이루어질 전문가들의 정밀조사에거 밝혀지겠지만 우리들이 살고 있는 보은의 역사가 그렇게까지 먼 거리로 소급될 수 있다는 사실에 우선 우리 군민들은 압도되는 느낌이다.

흔히 인생의 덧없음을 풀잎에 맺힌 이슬에 비유하곤 한다. 물론 요즘은 인간의 평균수명이 점차 연장되는 추세에 있으며 생명공학의 발달은 머지않아 인간 100세를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다. 하지만 3000년전 혹은 그 보다 500년이 더 적은 2500년전이라 해도 그 시간은 현재 살아있는 우리들로서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시간이며 그래서 오래된 유물이나 유적앞에 서면 겸허해지는 것이다. 이번에 청동기 시대 유적이 하필이면 많은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국민체육센터 예정부지에서 발견됨으로서 이일은 세간에 많은 이야기 꺼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이 일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지혜와 협력을 모으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게는 보은군의 문화재 보호정책에서부터 크게는 보은군 발전방향의 설정에 이르기까지 보은군정 전반에 걸쳐서 항상 폭넓은 군민의 참여와 투명한 행정절차의 집행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보은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써 감히 한걸음 더 나아가 보은을 아끼고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써 보은군의 문화재 보호정책에 대하여 이 기회에 한가지만 부탁을 하고 싶다.
 
다름아닌 서두르지 말고, 전문성을 심화시키며, 제발 원형보존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한 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우리 보은군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지방자치 시대에서는 축복받은 지방민들의 소중한 보물이 될 수 있는 삼년산성을 어마어마한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어 오히려 그 가치를 훼손한 천추만대에 후회할 어리석은 행정을 또 다시 되풀이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 군민들에게도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지방 자치시대에서는 주민이 주인이다. 주인이 제 집의 보물을 간수하지 않으면 누가 한단 말인가? 현재는 나날이 위축되는 보은군이지만 역사유적과 문화재에 관한 한 어느 시·군보다 뛰어나다.
 
그러니 이 귀중한 자원을 가꾸고 다듬는 일에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길은 침체된 보은군을 되살릴 수 있는 가장 현명하고 경쟁력있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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