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자존심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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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자존심도 없나
  • 송진선
  • 승인 199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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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확정돼 국회를 통과한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을 놓고 인근의 영동군에서는 3당총무 및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준병의원에 대한 화형식을 하는등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항의단이 국회를 방문하고 상가에서는 철시를 하고, 현서시위를 벌이는등 영동군 단일선거구를 쟁취하기 위해 전 군민이 똘똘 뭉쳤다. 단일 선거구로 확정된 옥천에서는 지역발전을 기할수 있는 커다란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며 환영하고 있다.

영동 주민들이 적극적인 항의시위를 하고 있을때, 옥천 주민들이 크게 환영하고 있을 때 보은 주민들은 보은군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단 하나의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정치인들이 어느 쪽을 선택해야 당선이 쉬울지 저울질하며 보은을 옥천에 붙였다 영동에 붙였다 해도 항의 한번 하지 않았다. 그래도 일부 뜻있는 주민들이 이번 일을 지켜보고는 '보은 사람들은 배알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가시가 박힌 말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선거구 조정에서 제천과 한 선거구를 이룬 단양군과 한 선거구를 만들어 달라. 그럴바에는 차라리 청원군과 한 선거구를 만들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기도 했다.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한명 배출한다는 것은 곧 지역발전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옥천군은 더욱 환영하고 있고 영동군은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동안 보은군 단독 선거구로 국회의원을 배출했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은·옥천 선거구, 보은·옥천·영동선거구로 묶여 국회의원을 뽑을 경우 단 한 번도 보은으로는 국회의원 자리를 내주지 않은 그들이다.

보은군 단독 선거구였던 제5대 민의원(박기종씨)이후로 63년 제6대 국회의원부터 이니까 32년이 넘었다. 32년간 보은은 옥천이나 영동의 들러리 역할을 해왔떤 것을 자조(自嘲)하는 군민이 아닌 오히려 지역발전의 방관자 내지는 자존심조차 없어져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을 놓고 보은주민들이 보인 행동에서 느낀 솔직한 감정이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금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하는 줏대없는 행동이 아닌 지역발전을 위해 보은인의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라고 본다.


<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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