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보은군의 문화재 보유현황이 가치 면으로 볼 때 적을 수 있지만 충북도에서는 최고이다. 그렇지만 현재 문화재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수는 단 1명이다. 그것도 건축직.
이는 문화재 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보은군 관리자의 문화재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보은군에 학예 연구직이 필요하다고 누차 지적해 왔다. 그래도 반영되지 않았다. 학예 연구직을 향토민속자료관과 연관지어 보은군의 향토민속자료관 규모로 볼 때 학예 연구직이 있을 정도가 아니라는 식이다.
그러나 학예 연구직이 단순히 향토 민속 자료관 규모가 크다고 해서 있는 것은 아니다. 학예 연구직이 할 일이 보은군은 특히 무궁하다. 비지정 문화재의 발굴 조사로 지정문화재로 등록시키는 일, 지정 문화재를 수시로 점검하는 일, 수선하는 일 등등 얼마든지 일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건축직 단 한명이 이 업무를 전담하다 보니까 사실상 삼년산성과 법주사, 정이품송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3개의 일이 많았고 주민 뿐만 아니라 관리자의 관심도 제일 컸고 담당자 혼자 이외의 업무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결국 보은읍 어암리 천연기념물 104호인 백송이 죽어가고 있는 것 조차 뒤늦게 확인하는 우를 범했다. 이 나무의 생육 진단 결과 몸통 부근의 뿌리가 썩었고 몸통에서 1.5m 바깥 부분의 잔뿌리도 말라죽었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82년 나무 보호를 위해 밑둥 주면을 둘러싼 석축이 물빠짐을 방해해 비가 내릴 경우 물이 고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군은 이 나무를 회생시키기 위해 배수로를 정비해 물빠짐을 좋게 하고 긴급 병충해 방제와 영양제를 투입했다. 다행이 이런 처방으로 백송이 살아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담당자 혼자 담당할 사무가 포화됐기 때문에 만약 백송이 아니었다면 아마 다른 것이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능력이 있더라도 혼자 감당하는 것은 무리. 그래서 문화재 업무는 모두가 기피했던 업무였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번 기회에 문화재 업무를 바라보는 관리자의 시각이 전향적으로 바뀌길 기대한다.
<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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