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산천도 보고 옛친구 만나 정 쌓는 기회 유적지 둘러보며 자녀에게 역사공부 시간돼
장마가 끝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풍경 좋은 곳을 찾아서, 한적한 곳을 찾아서 길을 떠난다. 가는 길에 차량정체로 짜증이 나고, 휴가지에서는 사람에 치이고 쓰레기에 치이고 바가지 상혼에 멍들어 쉬는 것인지 피로를 쌓아가지고 오는 것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피서지로 이름난 곳을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다.이런 후유증을 피해 최근에는 아예 휴가를 고향에서 부모, 형제와 함께 보내는 이도 점차 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마다 도회지에 나가있는 출향인들이 피서를 고향에서 보내도록 하기 위한 캠페인도 전개되고 있다.
일부 지역은 군수명의로 출향인 수 천명에게 휴가때 고향을 찾아와 고향의 유명관광지에서 기억에 남는 휴가를 보내고 고향발전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해줄 것을 호소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한다. 주요 관광지에는 해설요원을 배치하고, 단체방문객들에게는 전속 안내원을 붙여줄 정도다.
특히 출향 1세대와는 달리 2세대는 고향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는 현실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자녀 동반을 당부, 이들에게 고향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애향심을 갖게하는 기회도 만들고 있다. 또 휴가를 고향에서 보내고 있는 출향인들을 위해 토요일마다 풍물공연을 펼치고, 콘서트도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출향인 피서객을 유치하고 있다.
인구 4만명도 안되는 보은군도 지역발전에 출향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고, 미래 출향인이 될 출향 2세대들에게 고향사랑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보은에도 피서를 즐길만한 곳이 많다. 특히 역사 문화 유적지가 많아 자녀들에게는 현장 체험을 하는 생생한 역사 학습이 될 수 있다. 피서와 함께 사적지를 찾아보며 역사를 더듬어보는 것은 몸과 마음 전체를 시원하게 하는 현명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보은군의 최고 피서지는 그래도 내속리면 만수리의 만수계곡이 으뜸일 것이다. 하늘아래 첫 동네, 때묻지 않은 자연으로 오염된 몸과 마음을 씻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여름철 찾아볼 만한 곳으로도 소개된 바 있을 정도이다. 지금은 외지에도 크게 알려져 전국에서 피서객들이 몰리는 곳이 되었다. 계곡 양쪽으로 나무가 울창해 이 나무그늘이 하루 종일 계속돼 자외선 신경 쓰지않고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취사와 야영을 할 수 있고, 계곡 주변에 민박집이 위치하고 있으며 식당까지 있어 토종닭, 멧돼지 요리 등도 맛볼 수 있다. 발길을 돌려 구병산으로 들어가 보자. 내속리면 구병리는 만수계곡과는 산을 사이에 둔 이웃이다. 해발 400미터 고지에 있어 한여름에도 선풍기가 필요없을 정도로 서늘하고 파리와 모기 걱정 없이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돌담, 쓰러질 듯 버티고 있는 시골집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한 이곳은 아름마을이라는 농촌관광마을로 다듬어지고 있다.
충북알프스인 구병산을 등반하며 극기심도 기르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기회도 가져보자. 내려오는 길에는 시골 어머니가 만든 두부에 김치을 얹어 누룩으로 빚은 술 한잔도 맛보고 몸 보양에는 그만인 염소고기에 충북도 무형문화재인 송로주 곁들이면 그야말로 세상사 잊은 일상탈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만수계곡과 이어진 서원계곡 또한 여름철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산은 높지만 상류지역에 위치해 물이 적은 곳이 흠인 보은군에 서원계곡은 그래도 물이 풍부하고 자연의 손길로 다듬어진 기암괴석이 즐비한 것이 또한 이곳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물이 더 많다면 급류타기 등 제한적으로 규모가 적은 레프팅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서원계곡 줄기에는 서원리 안도리 마을에 정부인 소나무가 위풍당당하게 서있다.
마을의 서낭나무이기도 했던 정부인소나무는 지난해 정이품송 숫 송화가루를 정부인소나무의 암 송화가루에 묻히는 합방의례를 치러 현재 솔방울을 맺은 것도 볼 수 있다. 또 민란으로 왜곡해 끄집어내는 것 조차 터부시했던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외속 장안은 보은에서 꼭 찾아봐야할 곳이다. 지금 역사학자들로부터 근대 민주화 운동의 효시라고 평가받는 동학 농민혁명군의 취회소가 설치됐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이곳이구나 할 정도는 아니지만 장승2기와 솟대가 설치돼 있으며 문헌에 나오는 돌성도 찾아볼 수 있다. 외속리면 하개리의 중요민속자료 선병국 가옥은 울창한 송림을 울타리삼아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1919년과 1921년 사이에 지은 구한말의 건축물로 새로운 한옥의 완성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풍당당한 양문가문의 모습을 담기 위한 드라마 촬영의 세트장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고가를 배경으로 한 사진 촬영장으로 각광을 받는다. 몇 년전에는 피아니스트이면서 우리음악을 하는 임동창씨가 주관한 음악회가 열려 전국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다. 서원리에 있는 청솔가든에서 주인네가 솜씨를 뽐낸 맞춤요리를 맛볼 수 있고, 직접 장작으로 군불을 때주는 황토방갈로도 있어 이곳에서 여장을 풀며 신체리듬을 찾을 수 있다.
공휴일이면 10여대 가량의 외지 차량이 몰릴 정도로 등산가들이 찾고 있는 마로면 구병산은 내속리면쪽보다 더 알려진 곳이다. 바로 그곳에 전세계로 우리의 소식을 전하고 세계의 소식을 받아 우리에게 전하는 위성지구국이 있다. 지난해 개최된 월드컵 경기도 태평양, 인도양 등에 중계, 전세계인들이 월드컵 생중계 경기를 볼 수 있게 한 바로 그 시설이다.
아이들에게 시설을 견학, 송출 및 수신방법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산 교육이 될 수 있다. 보은의 또하나의 명소가 되고 있는 임곡리 서당골 관광농원은 숙박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방갈로에서는 직접 요리도 해먹을 수 있고 농원내 식당에서 자랑하는 음식도 맛볼 수 있다. 보은은 몰라도 속리산은 알 정도로 보은에서 속리산을 빼놓을 수 없다.
이젠 발길을 돌려 말티고개를 넘어 속리산으로 들어간다. 열두구비 고개를 넘어 속리산에 이르는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정이품송은 언제나 그 곳에서 기운이 쇠해도 결코 야합하지 않고 절개를 지키는 독야청청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600살에서 최고 800살까지 추정하고 있는 소나무의 나이만해도 흥미를 끌만한데 그 모양이 범상치 않게 수려하다.
문화재의 보고로 1500년고찰인 법주사가 있고 법주사에 이르는 오리숲길에서 맞는 청량한 바람도 속리산이 주는 선물이다. 최근 발견된 법주사 위 사내 저수지에서 볼 수 있는 황금 소나무는 보는 이들의 눈을 확 뜨이게 해준다. 호텔앞 개울에는 수심이 깊지 않은 물놀이장도 있어 안심하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얼마전 개관한 정보센터에 들러 무료로 인터넷도 할 수 있고 대형 버스 주차장 옆 잔디광장에서는 축구, 족구, 배구 등 운동경기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속리산 유스타운 안쪽에는 극기훈련장이 있어 방학때 일부러 해병대 체험 등과 같은 극기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처럼 각종 장애물시설을 이용해 자녀들에게 극기훈련을 시킬 수도 있다. 속리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따라 산외면에 이르는 달천 주변은 피서지로 이름나 있다.
그중 으뜸이 바로 산외면 원평리 원평 유원지이다. 하천이 넓고 물이 풍부해 보트놀이도 할 수 있고 백사장까지 갖춰져 있어 물놀이엔 제격이다. 또 족구 경기 등을 할 수 있도록 세트를 갖추고 있어 단체나 2, 3 가족이 한데 어우러져 운동경기를 하면 가족간 화합과 단합심도 키울 수 있다.
원평 하류 쪽인 중티리앞 달천은 청소년들의 극기훈련 프로그램의 하나인 레프팅 장소로 이름나 있다. 물은 풍부한 대신 물살이 세지않고 깊지 않아 안전상의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북면 봉황리 앞 봉황보는 사철 유원지로 이름나 있다. 청주와 가까워 보안에서는 낚시를 하고 보 아래에서 올갱이를 잡으며 피서를 할 수 있다.
인근에 봉황 휴게소가 있어 일반 잡화 구입도 쉽고 화장실 이용도 용이할 뿐만 아니라 식사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인근에는 조각작품을 청동, 유리 등으로 제작하는 한국 예술과학원이 최근에 개관해 예술가들의 작품제작 과정을 볼 수 있다. 적음리 케어라인 인근에서 시작돼 한국 예술 과학원을 아우르며 조성된 임도의 산열매 나무 조성길은 산책코스로서 안성맞춤이다.
내북면에서 회북면으로 연결되는 지방도변 회북면 쌍암리는 고석리와 함께 녹색 체험 관광마을로 감 주산단지이다. 석회암 동굴인 장수굴이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이 쌓아놓은 동굴 입구의 돌탑은 이미 이 지역의 관광상품이 됐다. 국내 문단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월북작가 오장환 시인의 생가가 회북면 소재지인 중앙리에 있다. 우물과 서까래, 벽체 등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생가터를 둘러보며 시인 정신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조선말기 성리학자인 호산 박문호 선생이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가르쳤던 회북면 눌곡리의 풍림정사는 자녀들에게 역사공부를 할 수 있는 자료가 돼 준다. 회남면은 상수원 특별대책 지역이지만 대청호가 그림같이 펼쳐져 있어 면 전체가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특히 최근 청남대 개방으로 인해 군내에서 청남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장 기대를 거는 곳이기도 하다.
청남대 관광객의 보은 유치의 일환으로 우선 거교리와 남대문리 회북면 용곡리 경계에 있는 호점산성 등산로를 개발할 예정이다.
보은읍에 들러 국내 가장 오래된 성인 삼년산성에 대해 배우고 천연기념물인 어암리 백송을 보면서 백송의 생태적 특징도 살펴보고 군청 앞에 있는 향토자료전시관에는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성 북문 쪽에 있는 삼림욕장에서 삼림욕을 하며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조헌선생을 기리기 위해 후학들이 세운 후율사가 수한면 차정리에 있고 조선시대 말기 건축 양식을 익힐 수 있는 중요민속자료로 자녀들에게 학습의 장이 될 삼승면 선곡리에 있는 최태하 가옥도 꼭 둘러봐야 할 명승지이다. 이렇게 주마간산 식으로 소개된 것 외에도 꼭 봐야할 명소가 많다.
올해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유명한 피서지를 찾는 것 보다 고향을 찾아 부모와 친지, 옛 친구들을 찾아보며 자녀들과 고향의 유적지를 둘러본 후 쉴만한 곳을 찾아 피서를 하면 의미도 크고 실속있는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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