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선거-유권자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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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선거-유권자가 먼저
  • 보은신문
  • 승인 199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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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는 '돈안쓰는 깨끗한 선거로 치뤄야 한다'는 책임감이 유권자들의 의식속에 더 지배적인듯 하다. 일본 동경도지사선거에서 단돈 1백80여만원의 선거비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아오시마스크'와 같은 금권선거 없는 지역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지방선거출마를 준비하는 한 후보자에게 전화가 왔다고 한다. "여기 20여명이 모여있는데 우리는 후보자인 당신을 지지하고 돕고싶지만 얼굴을 모르니 나와줄 수 있느냐?"는 내용의 전화였다.

고맙고 기쁜마음에 한 식당으로 달려가 그들과 식사도 하고 정담을 나누면서도 머릿속에서 "이 자리의 식대를 계산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몰라 고심을 했다"고 한다. 예전의 선거관행 같으면 식대는 물론, 봉투까지 얹어놓고 나가야할 판이라는 생각이 문득 스치더라는 것. 그런데 그 모임의 장인듯 한 사람이 "후보님 이자리 식대를 낼 생각은 아예 마십시오. 이 모임은 계원들이고 식대는 계비에서 계산이 되니 혹여라도 식대계산으로 인해 말썽의 소지라도 발생하면 안됩니다. 우리가 모시고 싶은 자리에 모신것인데 오히려 누를 끼치는 결과를 낳는다"며 "이자리에서도 먼저 나가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하더라는 것.

오히려 잠시라도 고심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자리였다고 한다. 또 이런일도 있었다. 어느 마을의 비석을 옮기는 자리에 갔다가 노인 몇몇을 인근마을까지 태워다 주게 되었다는 것. 굳이 노인어른들이 권해 구판장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게 되었다는데 값은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부득불 노인들이 값을 지불하며 하는 말이 "우리나라도 일본의 동경 도지사선거처럼 돈안쓰는 깨끗한 선거를 치뤄야 한다"며 "우리같은 촌노들이 공명선거 실천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냐"며 "이런 작은자리라도 후보자를 욕되게 할 수는 없다"라는 얘기라는 것.

어찌보면 금권선거와 타락선거에 익숙해져 있을 세대이고 아직까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 세대로 비춰질 그들이 오히려 '이번선거만큼은 금권선거등의 부패타락선거 풍토에서 벗어나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로 치뤄야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더라는 것이다. 이러한 얘기를 들으며 얼마전 모후보가 읍면장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이 문제가 되었던 불미스런 일이 생각났다.

모후보자의 태도를 탓하기에 앞서 선도적인 입장에 있다는 읍면장들이 비록 후보가 30여년간 공직생활의 희노애락을 함께한 정리로 보아 식사를 제공한다고 생각없이 참석했느냐는 핀잔이 앞섰다. 설사 식사를 제공한다고 했더라도 기왕에 출사표를 던진 입장이니 식대를 못내게 하던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자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주민을 선도하고 누구보다 공명선거를 주도해야 할 그들이 오해려 이러한 불미스런일에 거론되는 것은 촌로를 비롯한 우리주민들에게 참으로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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