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대상자의 '환원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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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대상자의 '환원장학금'
  • 송진선
  • 승인 1990.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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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덕중학교에 장학금 지급하는 국가보훈대상자 어기선씨
6·25때 오른쪽 무릎에 관통상을 입고 국가 보훈대상 5급 판정을 받아 그동안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을 자녀들의 모교인 보덕중학교 학생들에게 돌려주는데 정열을 쏟고 있는 어기선씨-

“별 뜻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지금까지 받은 국가로부터의 보상을, 자라나는 학생들을 돌려하기 위해 적으나마 돌려줌으로써 내마음을 표하고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어기선씨(64)는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는 이즈음 살림이 그리 넉넉지 않으면서도 장학사업을 벌이게 된 것은 진작 사회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깨달음 때문이라고.

사실 자녀들이 학교를 다녔던 88년까지만 해도 자식들 키울 욕심 때문에 그같은 생각을 하지 못했고, 2남4녀의 자녀들이 국가에서 주는 보훈장학금을 받고 무사히 졸업을 했을 때야 비로서 '아, 이제는 내가 사회에 봉사해야 될 차례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환원장학금' 이라는 것이 마련되었고 89년 보덕중학교 졸업식장에서 처음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을 때, 어기선씨는 할 '몫'을 찾았다는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는 것이다.

“장학금이라고해서 몇푼 됩니까. 각 학교에서 제일 우수한 학생 한명에게 10만원씩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집안 식구와 한여름동안 땀흘려 일하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지요. 그러면 그들도 더 열심히 공부할테고”

부인 김옥씨(63)의 내조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하는 어기선씨는 폭력과 소비풍조에 물들어 정서장애가 심한 요즘 일부 청소년들을 볼 때 정말 안타깝다며 배우는 시기에는 공부에 충실해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간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 청소년들의 역할이고 이같은 청소년들의 스승이 되기 위해 우리 기성세대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때문에 어기선씨는 '환원장학금'이란 것을 통해 사회의 스승으로 서고자 한 것은 아닐는지.

“자꾸 나이들어 가는 늙은이가 언제까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능력이 닿는 한 남은 정열을 모두 쏟아 정신이 올곧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 계속 장학금 혜택을 줄 계획”이라는 어기선씨는 그같은 의지를 갖고 순수한 열정으로 일관된 보람의 일생을 자서전에 담고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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