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농촌을 만들며, 흙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 보은군 4-H회
'나는 새마을 청소년회와 사회와 우리나라를 위하여, 나의 머리(智)는 더욱 명석하게 생각하며, 나의 마음(德)은 더욱 크게 충성하며, 나의 손(勞)은 더욱 위대하게 봉사하며, 나의 건강(體)은 더욱 좋은 생활을 하기로 맹세한다.'이 서약은 낙후된 농촌을 풍요롭게 건설하고자 흙의 진실을 믿는 네잎 크로바 회원들의 한결같은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농촌을 녹색혁명으로 일으키게 했고 농촌을 이끌어나가는 일꾼들을 길러왔다. 지금도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써 배우자'는 슬로건으로 4-H회원들은 새시대 복지농촌의 기수로서 농촌을 가꾸고 있다.
4-H운동은 20세기 초엽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어 각 나라로 확산되었다. 오하이오주의 그램 교육장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실천교육을 과외로 가르치게 되었다. 농사시험장으로부터 받은 개량종과 재래종의 옥수수 종자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개량종과 재래종의 수확을 실증적으로 알게 하는 교육방법을 강구했다. 이와 같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옥수수 구락부 등 학교 구락부가 처음 조직되어 4-H회의 근간을 이루게 되었다.
또한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총장인 버드쉐워씨는 1902년 당시 교육의 지표를 3R, 즉 읽기, 쓰기, 셈하기보다는 3H, 즉 머리(Head)와 마음(Heart), 손(Hand)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고, 1907년에는 세잎 크로바에 'H'를 넣어서 구락부의 상징적 마크로 쓰기 시작했다.
그후 1920년경 그동안 옥수수 구락부 등으로 이름을 붙여오던 구락부(俱落部)의 명칭을 정식으로 4-H구락부라 부르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4-H회는 1947년 3월에 처음 조직되었다.
해방직후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등 모든 면에서 혼란을 거듭하였으며 그중에서도 낙후된 농촌의 부흥과 청소년 선도등은 국가적인 큰 관심사로 대두되었는데 서울시를 중심으로 경기도지방의 이와같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였다.
따라서 경기도지사 구자옥씨와 군정관이었던 앤더슨 중령과 지역주민들의 발의로 4-H회의 사업을 농촌 청소년 지도사업으로 시책화하면서 4-H조직은 활기를 띠어 전국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4-H조직이 전국적으로 활기를 띤 1950년 6월에 보은에서 처음으로 조직되어 정체된 보은을 일깨우기 시작했다. 자연보호 활동, 우물소독, 조기청소, 꽃길 조성, 마을진입로 보수 등 하나 하나 보은건설에 흔적을 새겨놓았다.
이와같은 4-H회의 조직활동은 이동단위 4-H회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읍면단위, 학교단위 등의 4-H회가 각각 조직되어 보은군 4-H연합회(회장 박범출)로 엮어졌다. 이밖에 4-H동문회, 4-H후원회가 있어 농촌 청소년들을 후원하면서 각 이동 4-H회 회원들도 감소하고 있다.
지도소 청소년계 안재환계장은 “처음 보은에 4-H회가 조직되었을 때에는 회원들이 많아 사업도 활발했었는데 요즘은 진학 때문에 학교4-H회는 거의 사라졌고 회원들도 별로 안된다”며 “학교 4-H회 회원들에게는 학생들의 진로지도 교육, 바람직한 직업관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같은 농촌 청소년의 부족 때문에 4-H회원이 감소하고는 있으나 4-H회원 모두는 삶의 뿌리를 흙에서 찾으며 착실히 땅을 일구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벌이는 사업은 알찰 수밖에 없는 것이다. 80년에 처음 발간해 올해로 7호를 맞이하는 회보 '푸른 잎 푸른 가지'는 그들이 그동안 흘린 땀의 결과를 전 4-H회원들에 소개하며 더불어서 회원들의 글솜씨도 자랑하고 있다.
또한 4-H회가 자랑하는 사업은 독서교실의 운영이다. 배우면서 일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우수 영농법을 배우기 위해서 4-H회는 독서교실을 운영한다. 각 마을 4-H회마다 운영하고 있는 마을문고에는 비교적 적지않은 책들이 꽂혀있고 독후감 발표 및 글짓기로 4-H회원들은 나름대로의 마음의 양식을 쌓는데 노력하고 있다.
보은읍 중초리 초원 4-H회와 회남면 조곡리 무궁화 4-H회는 그런면에서 유관기관이 운영하는 문고보다 훨씬 견실하다. 학생들의 공부방으로, 주민들의 토론장으로, 영농교육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마을문고에 대해 박범출 4-H연합회장은 “4-H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많지만 그중 독서교실 운영은 자랑거리이며 운영 또한 매우 잘된다”며 “농촌 청소년들에게 책을 통해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올해 도서모으기 운동을 전개했는데 많은 분들의 협조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한뒤 계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한편 4-H회는 조직에 참여한 모든 회원들이 1년동안 한가지 이상의 과제를 선택, 이수토록 장려하고 이러한 실천적 방법을 통하여 지식과 능력을 배양, 협동 봉사하는 생활을 익히고 이수한 과제는 매년 실시하는 4-H경진대회때 개인별 단체별로 서로 겨뤄 훌륭한 과제에 대해서는 시상도 하고 있다.
4-H회 회원들끼리 결혼한 크로바 부부는 군내에만 2백여쌍이 넘는다. 그들은, 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믿음직스럽고 건전하며 성실해서, 서로의 믿음이 준 4-H회의 선물이라고 자랑한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4-H회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10월말이면 보은군 4-H 경진대회가 열린다. 각 회원들은 4-H회의 축제를 위해 오이과제, 사과과제, 식생활 과제 등 작품을 완성키 위해 열심이다. 그래서인지 이 가을 그들의 손길은 유난히 바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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