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식물 들일 땐 신중에 또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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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식물 들일 땐 신중에 또 ‘신중’해야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5.09.11 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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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이 지난 4일 운전자 시야를 가린다는 민원에 따라 교사리 도로변에 심은 외래종 버들마편초 상단부 절반을 싹둑 잘랐다.
보은군이 지난 4일 운전자 시야를 가린다는 민원에 따라 교사리 도로변에 심은 외래종 버들마편초 상단부 절반을 싹둑 잘랐다.

보은군이 녹지용 조경식물로 외래종 ‘버들마편초’를 심어 욕을 사는 화를 자초했다. 버들마편초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다년생 식물로 번식력이 강해 하천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생태계교란 생물 후보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보은군은 올봄 사업비 3300만 원을 들여 도로변에 꽃을 심거나 화단 꽃묘 지원 및 가로 화단을 조성해 도심 속 녹지 공간을 확충했다. 이 사업에는 보은지방행정동우회, 보은로타리클럽, 보은부녀적십자봉사회 등 6개 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여해 생활형 테마화단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게 부각됐다.
그런데 대대적으로 심은 ‘버들마편초’가 80~90㎝ 자라며 교통 시야를 가려 운전자들로부터 민원이 제기됐다. 지난 4일 보은군은 시야 확보를 위해 교사리 4차로 변의 심은 버들마편초의 상층부 절반을 잘라내는 가지치기를 해 키 높이를 대폭 낮추었다. 
정부는 외래 유입 식물에 위협받는 토종 생태계 보호를 위해 예산을 들여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보은군도 외래식물인 가시박 등을 제거하기 위해 매년 예산을 세워 생태계 교란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버들마편초 식재는 한편에선 외래식물 퇴치에 나서고 다른 편에선 외래종을 식재하는 누를 범한 것과 다름이 없다.
버들마편초는 가로수나 조경용으로 심었을 때 생길 수 있는 폐단이 꽤 많다. 생태계 번식력이 매우 강하고 땅속줄기로 빠르게 퍼져 토착식물을 밀어낸다. 특히 습지나 하천면에서 군락을 이루며 원래 자생하던 수생.습지 시굴의 다양성이 줄어든다. 외래종이므로 곤충과의 상호작용이 약해 생태계 먹이그물에 단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넓은 지역을 단일 군락으로 덮으면서 단조로운 녹지 경관을 만들고 계절별로 다양한 기계적 꽃이나 초지경관을 즐길 수 없게 한다. 토양 수분을 많이 흡수하거나 뿌리 덩어리로 공간을 독점해 주변 식생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버들마편초는 우리나라에서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 후보종으로 언급된 바 있어 향후 법적, 행정적 제약이 생길 가능성도 있는 종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인터넷만 뒤져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이런저런 검증 없이 생태계 교란 위험을 안고 있는 버들마편초란 종을 보기 좋다고, 누군가 권한다고 턱 하니 선택한 것 아닌가?
보은군은 국립공원 속리산을 품고 있는 곳이다. 외래식물을 들일 땐 우리 내 환경에 부합하는지 신중에 신중이 요구된다. 아무 생각 없이 들여온 외래어종이 우리나라 토종 어종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저수지에 토종 물고기들의 씨를 말리고 있는 실수를 다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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