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안원인… 보청천 백색앙금
주민들은 수도물을 믿지 않는다. 때문에 가정마다 지하수를 파거나, 생수를 구입해 먹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양질의 물을 식수로 이용하려는 주민욕구와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것과는 달리 보은의 젖줄인 보청천의 수질오염은 날로 심화되어 가고 있고, 그외의 하천까지 오염이 심화, 주민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군내 하천 실태를 점검, 문제제기와 아울러 대책을 촉구해 보고자 군내 하천오염 실태를 연재하여 게제한다. 지난 80년부터 내북면 이원리 앞 보청천 바닥에 황갈색 침전물과 백색앙금이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 88년부터는 하류지역 5㎞지점까지 급속히 확산되어 보은읍 상수도 취수장까지는 불과 4㎞ 남짓 남겨놓은 상태로 보은읍 상수도 취수장을 위협하고 있다.
때문에 보은읍 상수도 취수장, 이전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오기도 했으나 마땅한 적임지가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취수장 이전만으로 보청천의 오염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보청천의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제거, 깨끗한 수질보전을 하는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보은읍 상수원의 상류인 보청천 바닥에 흰색 앙금이 발생, 이를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이 인체에 유해할 것이라는 불안에 빠지자 군 당국은 "수차례에 걸친 수질검사와 흰색앙금수거 분석, 보청천 수질오염원인 및 방지대책에 대한 연구를 의뢰한 결과 현재까지는 수질이 1급수 수준으로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보청천을 오염시키고 있는 흰색침전물은 상류지역인 이원리 구봉산 일대 6개 채석장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구봉산 일대에서 캐내는 토석은 황화철(FeS2)이 많은 편마암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암석에 함유된 황화철이 공기중의 산소와 물과 접촉, 산화작용을 일으키면서 P-H(수소이온농도) 2∼5의 강한 황산(H2SO4)을 생성한다고 한다. 이와같이 생선된 황산은 암석속의 철, 황, 알루미늄, 칼슘, 마그네슘 등 금속성분을 용해시켜 이원국교 앞에서 상궁저수지쪽의 물과 토석 채취장 부근의 물이 만나면서 중성으로 되고, 산성물에 녹아 흐르던 금속물질이 융해도가 낮아 응고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흰색앙금을 분석해 보면 알루미늄(Al) 23.7∼16.5%, 규소(Si) 17.7∼19.9%, 철(Fe) 5.17%와 칼슘(Ca), 티타늄(Ti), 마그네슘(Mg), 망간(Mu), 인(P), 황(S) 등도 소량 검출된 것으로 지난 89년말 대전지방 환경청이 한국 화학연구소에 의뢰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렇게 하여 발생된 알미늄 응집물, 즉 흰색앙금은 물고기에의 직접적인 독성은 없으나 하천바닥을 덮어 어류의 먹이를 고갈시킴으로서 물고기가 서식치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난 90년 8월 보청천 수질오염 방지대책을 연구 의뢰받은 충북대학교 환경공학과 이상일 박사는 밝혔다.
또한 상수원에 미치는 영향은 알미늄 침전시 각종 부유물질을 같이 응집시키므로 먹이사슬에 영향을 주며 흰색앙금이 하상을 덮어 토양으로부터의 물질순환을 방해하는 등 생태계를 파괴시킨다고 말했다. 이상일 박사는 흰색앙금이 산성수와 접촉하지 않는 이상 중성수에는 용해되지 않으며 고등생물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아서, 현재의 보은읍 상수도 상수원은 영향을 받지 않지만, 산성수의 용출이 증가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 수질이 오염될 수 있다고 연구결과를 보고해왔다.
군에서는 국립보건연구원에 보청천 수질오염으로 인한 인체 유해여부의 검사를 의뢰, '보은읍 상수도의 수도물에 영향은 없으나 0.2㎎/ 초과시는 정수할 때 소석회로 중화처리하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군에서는 "보청천 수질오염 방지 사업비 5억원을 국비로 지원해달라"고 환경처에 요구했지만 환경처에서는 "원인행위자 부담원칙에 의거, 보청천 수질 오염 방지 사업비의 국고지원은 불가하다"고 통보해와, 이에 군비 1천7백만원을 들여 90년 12월부터 91년 1월까지 하상정리 3천30m 퇴적 오니 준설(오염물질 제거작업) 1만2천7백51㎥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제거한 오염물질이 2개월도 안돼 또다시 발생, 근복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흰색앙금이 상수도 취수장이 잇는 하류로 접근해 가자, 군에서는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을 근절시키고 보청천의 수질을 1급수로 계속 유지시켜 맑은 물을 공급, 환경오염으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사업비 9억3천5백만원을 투입하여 보청천 하천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보청천 하천정화사업에 대한 설계용역을 의뢰하여 현재 설계가 완료된 상태로, 오는 3월 사업게 착공, 9월 말경에는 깨끗한 보청천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주민들은 불안감을 덜게 되었다.
이번에 실시되는 보청천 정화사업은 보은읍에서 내북면 두평리까지 먼저 퇴적오니준설 및 하상정리(퇴적 오염물 제거작업)를 9.64㎞에 6만8천2백80㎥를 실시, 외관상 느끼는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고, 호안블럭 5.65㎞에 1만6백49㎡, 옹벽 20m, 배수로 30개소를 설치, 호안 및 고수부지 줄떼, 고수부지 정비를 병행 실시하여 주민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마련해줄 계획이다. 또한, 퇴적오염물을 제거한 뒤 또다시 발생할 것에 대비하여 앙금 침전용 보를 대바위가든 앞 기존의 학림보를 이용 설치하고 갈수기 때 이를 제거하여 보청천 오염방지 시책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설계상 사업비인 총 공사비는 10억4천5백만원이 들 것으로 계상하고 있는데, 완벽한 방지시설을 하기 위해서는 방지시설비 6억원과 연간 운영비 8천만원이 소요돼, 빈약한 군 재정형편으로는 이를 충당하기에 어려움이 크다. 이에 군에서는 방지시설비와 연간 운영비 보조요청을 도 및 중앙에 계속 건의중에 있다고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문제시 되어왔던 퇴적오염물은 이번 공사로 제거될 수 있지만 보청천의 가장 큰 오염원은 생활 오·폐수와 농약살포로 오염된 농수가 하천에 유입되는 문제일 것이다.
주민들이 무심코 쓰고있는 삼퓨나 퐁퐁 등의 함성세제는 분해되지 않아 하천의 자정능력을 상실케 하고, 정화조 청소의 무관심은 곧바로 주민들에게 냄새나는 물로 되돌아온다. 보청천은 보은의 젖줄임과 동시에 주민들의 식수원이다. 우리의 젖줄은 우리가 살려야 한다. 생활 오·폐수를 줄여나가려는 너나 없는 주민들의 동참의식만이 맑고 깨끗한 보청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