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은 반건달, 활용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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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은 반건달, 활용하기 나름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1.04.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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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원 재선거 결과 원갑희 전 보은군의원이 당선됐다. 원 당선인은 1만3519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46.5%를 얻어 민주당 김기준, 무소속 박경숙 후보를 제치고 충북도의회 11대 의원 명단에 군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원 의원은 “의정 공백으로 소외되었던 보은의 몫을 확실하게 찾아오겠다”고 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약속드렸던 공약들 1년 3개월 동안 바쁘게 움직여 만들겠다”고도 했다. 도의원 재선거를 치른 것에 대해 군민에게 송구함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정치권을 대신해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한다”며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농특산물 명품화 및 유통지원 △보은옥천영동축협 우시장 이전 예산확보 △전통시장 활성화 △비룡저수지 둘레길 조성 △문화.예술.생활체육 동호인단체 지원 △테마키즈놀이터 설립 △자연장지조성사업 지원 △육아종합지원 마더센터 설립지원 등을 공약했었다. 원 의원은 “농업과 관련된 공약을 많이 했다”며 “당장은 우시장 이전을 위한 예산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원 의원이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도와 보은군 가교역할에도, 또한 선거공약과 군이 계획하는 사업 추진을 위한 도비 확보에 집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으로 원 의원이 1년여의 짧은 임기 동안 자신이 내놓은 공약들을 다 이행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사심 없이 소신껏 직무 수행을 바란다. 그러다 보면 보람과 찬사는 자동으로 따라붙는다. 유권자 또한 이해하고 그 노고를 잊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원 의원은 지역의 바닥 민심을 가장 잘 알고 주민들을 직접 대하는 군의원 과정을 거쳤다. 그 험난한 선거 경험(5번)도 풍부해 보은군 대표로 의정 활동을 무난히 잘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신임 원갑희 도의원은 앞선 보은군 대표 도의원들에 이어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으로 배정됐다. 산업경제위는 경제통상국, 농정국, 농업기술원, 경제자유구역청, 방사광가속기추진지원단, 신성장산업국,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진흥원, 신용보증재단, 과학기술혁신원에 대한 의안 심사와 청원, 진정서 처리 등의 직무를 수행하는 상임위원회다. 산경위 소속 6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 5명이 속해 있다. 원 의원은 “보은군이 농업군인데다 보은군이 추진하는 사업과 지역 현안들을 원활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산업경제위원회를 택했다”고 했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보은군도 원 의원의 의정 활동에 협조, 더 나아가 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주민의 심부름꾼으로, 대리인으로 뽑아놓고 지금처럼 ‘스스로 알아서 잘 하시겠지’하고 소 닭쳐다보듯 하면 무늬만 도의원되기 십상이다. 전 도의원의 전언으로 유추컨대 군이 도의원과 얼마나 소통하고 있는가를 묻고 싶은 것이다.
우선 군에 도의원과 소통할 공간 마련을 주문한다. 도의원과 자주는 못 만나더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얼굴을 맞대고 지역 실정과 군의 사정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논의해야 한다. 단 한 명뿐인 도의원이다. 그가 지역의 면면들을 훤하게 꿰뚫고 있어야 충북도에 작업(?)을 해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도의원에게 공간을 마련해주는 게 실상 어려울 수 있다. 군 청사가 넉넉지 않은 데다 자칫 상전으로 모셔야 할 수도 있다. 또 청사 시설 무상 대여는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기부제한에 저촉될 소지도 있다고 한다. 특혜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소통할 사무실이 있는 편이 지역발전에 훨씬 이득이다. 인색할 필요가 없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왕 할 거라면 빨리하는 게 좋다. 조례를 제정해서라도 그에게 작은 공간을 지원할 수 있다. 직접적 지원이 어려우면 도의원 자신이 사무실 유지비를 감당하면 된다.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자원한 선출직 공직인 만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의원은 반건달이란 말이 있다. 부적절한 표현일 수 있으나 판을 깔아주고 부려먹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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