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 RPC 통합 추진을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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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 RPC 통합 추진을 환영하며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1.03.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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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이 RPC(미곡종합처리장) 통합을 추진한다. 남보은농협에 이어 그동안 신중 모드였던 보은농협도 미곡처리장 통합안을 승인했다. 지난달 말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보은농협 투표 참가 대의원 104명 중 56%인 7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2017년 통합안이 정식 상정된 후 세 번째, 거론 4년 만에 총회 의결을 받아내 양 농협의 미곡처리장 통합이 본격 추진된다. 두 농협이 시설의 노후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지역 쌀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선 일단 통합 체제 외에 달리 방법이 없어 보였다. 성과가 어찌 돌출되건 시대의 흐름에, 또 지역 사정에 부합한 결정이라는 판단이다.
통합에 따른 지분 및 출자금 윤곽도 잡혔다. 양 농협은 통합 RPC 시설에 필요한 115억8900만원(현물.현금)을 50대 50으로 출자하기로 했다. 농협별 RPC 시설에 대한 감정평가에 따라 부족한 금액만큼 현금 출자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농협이 57억9460만원씩 투자하기로 사전 논의가 됐다. 보은농협 출자금은 토지와 건물, 기계장치 등 현물투자 30억9000만원과 현금출자 26억9500만원, 남보은농협은 현물투자 24억8900만원에 현금출자 33억여원으로 정해졌다. 남은 큰 고비 중 하나를 꼽으라면 통합RPC가 들어설 입지와 규모를 정하는 일이게다.
미곡종합처리장 통합은 낙후된 시설의 현대화 및 확충을 비롯해 쌀 브랜드 단일화, 시장 교섭력 강화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통합 후 보은지역 쌀 생산량 중 1.1만톤 이상 수매 시 보은군을 대표하는 단일브랜드 육성이 가능하다. 전문인력 확보와 시설 현대화로 체계적인 마케팅도 발휘할 수 있다. 또 계약재배를 통한 보은군 쌀 인지도 제고로 판매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 고품질 명품 쌀에 따른 고가 판매 전략을 통한 농가수취가격 제고 또한 가능하다. 특히 현대화 시설에 따른 GAP, HACCP 인증 획득이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매리트라 할 수 있는 정부 및 지자체 지원도 따라붙는다. RPC 통합 시 가공시설 및 벼 건조 시설에 국고 40%와 지방비 20%가 지원된다. 아울러 광고비와 포장비, 운송비 등 지자체 지원도 수월하다. 올해 5개년 식량산업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보은군은 RPC 통합 사항을 반영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승인을 득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통합이 마무리되면 고품질쌀 유통 활성화 사업을 바로 신청하고 국비와 지방비를 지원받아 신축될 최첨단 도정 가공시설에서 보은군 대표브랜드 결초보은 속리산쌀의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보은농협 대의원의 44%가 반대를 표명했듯 통합에 장밋빛 요소만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쌀 전업농가의 근심이 적지 않다. 농가 이익 감소 걱정, 계약재배 활성화, 우선 이익금 지급, 선제적 가격 결정, 농가 경영 참여 보장, 대표이사 경영실적 반영, 수취가격 제고, 정부수매와 가격 차액 보전, 통합 RPC 부지 최적지 선정 등 만만치 않은 여러 과제가 쏟아진다. 한 대의원은 “제한수매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통합하면 조합의 경제물량이 사라지고 기존의 기계장치도 폐기처분 되는 것 아니냐”며 자산을 걱정한다. 한 쌀 전업농가는 “통합되면 쌀 수매가 하락이 뻔하다. 앞으로 농협 수매보다 벼 값을 더 쳐주는 상인에게 넘길 것”이라며 통합 소식에 버럭했다. 요약컨대 시장 가격 하락 시 수매 물량 통합에 따른 손실 가중과 독립법인에 따른 책임경영 미흡 시 손실 확대 등을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 주변을 보면 통합 후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예산군농협쌀조합 공동사업법인은 RPC시설의 노후화로 고품질 쌀 가공에 대한 한계를 통합으로 경쟁력을 갖추고자 했지만 법인설립 후 5개월 동안 회원 조합간의 기득권 주장과 의견충돌로 일부 조합이 탈퇴선언을 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사업적자에 따른 손실보전과 수매값 때문인데 판매실적은 늘었으나 이득은 내지 못했다. 농협RPC는 적자를 예측하고 추곡수매가격을 낮게 책정해 농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적자분은 출자농협이 지분율에 따라 손실을 메꿔 결국 농민조합원의 손해로 돌아갔다.
영암통합RPC도 통합초 적자누적과 경영난에 눈총을 받았다. 계속된 적자에 회원조합들의 손실부담금과 출자가 이어졌다. 2008년 통합 후 청원생명쌀 단일브랜드 출시로 명성을 얻은 청주통합미곡처리장은 초창기 재고량 증가와 판매 부진에 따른 적자에 힘입어 내수농협과 미원농협은 채 3년이 안 돼 통합대열에서 이탈했다.
부여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대형 유통업체와 결탁해 농민들로부터 수매한 수억 원 상당의 벼를 빼돌리거나 단가 조작수법으로 수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직원과 뇌물을 받은 대형 유통업체 바이어가 구속되기도 했다.
위 사례는 수년전 일이지만 통합 RPC에게는 타산지석의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조만간 신설될 가칭 보은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조합과 완전 별개인 독립법인체가 아니다. 지역농협의 법인이다. 때문에 이익 또는 손해가 발생해도 출자농협과 공유해야 한다. 쌀값이 상승추세였던 지난해 남보은농협은 가공사업에서 57.88억원의 실적을 보였다. 전년 실적보다 17억원이 상승했지만 목표대비 76%에 그쳤다. 보은농협 가공사업은 지난해 103억 실적을 올렸다. 전년대비 1% 성장했다. 미곡처리장에서의 당기순손익이 1.18억원으로 결산됐다.
어렵게 보은RPC통합이 추진된다. 지역경제 한 축인 지역농협과 조합원들이 이해관계를 내세워 다투지 않고 존중과 타협속에 좋은 시설에서 명품쌀 대접을 받으며 농가소득향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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