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도로 신호등 8대중 3대만 정주기 신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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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도로 신호등 8대중 3대만 정주기 신호 운영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7.07.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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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의 상당수가 점멸등 역할 ‘세금 펑펑’…‘애초부터 점멸등 달았더라면’
▲ 보청천 제방도로에 설치된 신호등 8대 중 3대만이 정주기 신호로 운영되고 있다.
▲ 보은대교 앞 오거리는 사고 위험이 높은 교차로임에도 신호등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유가 충돌 우려 때문이란다.
교통시설물 설치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기존 설치된 신호등 가운데 정상적으로 운영을 하지 않는 신호등이 상당수다. 회전교차로 또한 보은군 도로 여건에 부합하는지 물음표가 붙는 교차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민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것은 아닌지 곱지 않은 시각이다.
보은읍 보청천 4차로 제방도로(과거 국도19호)에는 이평교 사거리~보은대교 오거리까지 약1㎞에 걸쳐 3색 또는 4색 신호등 8기가 놓여 있다. 120m당 1대 꼴로 신호등이 설치된 셈이다. 하지만 5곳의 신호등은 점멸등 역할을 하고 있다. 나머지 3곳(이평사거리, 동다리사거리, 시외버스터미널삼거리)만이 정상 신호체계로 운영된다.
교사삼산길 삼거리(기아자동차와 거성아파트 앞)는 접촉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교차로이다. 실제 이 교차로에는 사고 흔적, 락카칠 자국을 발견하기가 어렵지 않다. 기아자동차 영업소 직원은 “한 달에 한번 꼴로 좌우회전 차량 접촉사고가 잦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신호등은 늘 점멸등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조차 ‘거기 신호등이 맞나’ 직원에게 물어볼 정도로 신호등으로써 존립감이 미미하다. 인근 주민은 “차량이 많이 다니는 시간 때에 맞춰 신호등을 작동시킨다면 접촉사고는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동광2길 삼거리(장미아파트 앞)와 교사1길 삼거리(금강목재 앞) 그리고 시외버스가 드나드는 시외버스 삼거리 직전 교차로도 신호등은 설치가 되어 있으나 항상 점멸등이 켜져 있다.
금강목재 앞 교차로의 경우는 도로변에 늘 주차된 차량으로 운전자 시야가 가려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 교차로를 통해 출퇴근한다는 인근 아파트의 한 주민은 “제방도로가 삼산교사지역보다 높은데다 교차로에 바짝 붙여 주차를 하다 보니 시야확보가 전혀 안 된다. 특히 좌회전할 때 이평사거리에서 동다리사거리로 질주하는 차량과 충돌할 뻔 했던 아슬아슬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언젠가는 인명사고가 나겠다싶기도 한 교차로라 여기니 교차로를 통과할 때 식은땀이 날정도”라고 설명했다. 제방도로변은 동다리사거리에 주정차단속카메라가 설치됐기 때문에 주정차 차량들이 조심(20분 허용)하지만 교사1길 삼거리까지는 카메라가 미치지 못해 조치가 요구되는 교차로다.
이평리와 삼산리를 연결하는 보은대교 앞 오거리도 신호등은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호등을 점멸등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신호등을 정상 작동시킬 시 보은대교 맞은편에서 나오는 차량(둑방 도로와 둑방 하단도로)끼리 충돌할 우려가 있다. 또 앞으로 보은교 다리 건설(4차로 확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소계삼거리, 누청삼거리, 오창삼거리, 금굴삼거리(탄부 연결), 금굴2리삼거리, 보은교차로, 펀파크 앞 등 다수의 지역에도 신호등이 설치돼 있으나 점멸등으로 작동되고 있다. 교통 흐름이나 통행량 미달 때문인 것으로 추정이 된다. 후평사거리~통일탑 삼거리 확포장 중인 도로에도 많은 수의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주민들은 “정작 필요에 의해 정지선을 그어달라거나 과속방지턱을 만들어 달라, 낮춰 달라, 점멸등이나 신호등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면 돈 타령하고 이 핑계, 저 핑계되며 잘도 빠져나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마구잡이식으로 신호등을 설치하고 있다.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꼬집는다.

‘회전교차로’도 타당성에 물음표
신설된 회전교차를 바라보는 주민들 시선도 차다. 다수의 주민들은 왜 설치를 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교통경찰도 회전교차로를 설치한 것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눈치다.
보은군에는 2011부터 회전교차로가 유행처럼 번졌다. 정부 권장에 과하게 부응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삼승면 달산사거리(군도)를 시작으로 산외면 구티사거리(지방도), 봉계삼거리(지방도), 수한면 성리사거리(군도), 평각사거리(군도)에 회전교차로가 설치됐다.
2010년 행정안전부에서 사고발생률, 통행량 등을 수요조사한 후 교통공단에서 시군별 우선순위를 부여해 우선적으로 신호등 없는 교차로 등에 회전교차로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예산은 해당 지자체와 정부지원예산이 반반인 매칭 펀드다. 군도의 경우 군비 50%, 국비 50%, 지방도의 경우 도비 50%, 국비 50%가 투입된다. 설치비는 평균 2억8000만원 들어갔다.
교차로 중앙에 원형 교통섬을 두고 교통섬을 돌아가도록 하는 회전교차로는 2010년부터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및 녹색교통 활성화 방안으로 도입돼 전국에 설치 운영 중이다. 회전차로에서는 주행하는 차량이 우선이다. 교차로에 진입하는 자동차가 후순위로 양보해야 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회전교차로 설치로 인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평균 44%가 감소되었고 통행시간도 평균 30.4%가 단축되었다고 한다.
보은군도 회전교차로가 설치되면 운전자의 피로를 줄이고 사고 빈도를 낮추어 안전한 교통질서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회전교차를 확대했다. 특히 감속운행으로 사고율이 낮아지고 사고 발생 시 사고의 심각도를 현저히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를 들었다. 하지만 설치된 회전교차로를 지나는 주민들은 예산낭비라고들 한마디씩 거든다. 한 마디로 있을 때와 없을 때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에도 예산 들여 설치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교통경찰도 “보은군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한다면 통행량과 도로 여건 상 이평리 뱃들공원 사거리가 제격이다”라며 “보은군에 기존에 설치된 회전교차로는 사실 별 쓸모없는 곳”이라고 토로했다.
탄부면 평각리 회전교차로의 경우 유도봉이 우회전하는 차량의 도로를 가로막는가 하면 회전공간이 좁아 유도봉이 부러져 있기 일쑤다. 성리 사거리의 경우도 교통섬 안쪽 관리가 제때 안 되는가 하면 오히려 겨울철엔 미끄럼을 더 우려해야 하는 등 이래저래 머리 아프다. 봉계삼거리도 과속턱이 지나치게 많거나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들은 “도로 여건이나 상황이 있는데 예산이 보조된다고 덥석 받아 채는 것은 차제에는 지양되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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